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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부장에 고함] '나의 해방일지' 염미정에게 배우는 '내가 죽지 않고 사는 법'

딱히 큰 문제 없는 지리한 나날들의 반복…하루 5분만 숨통 틔어주는 설렘 느껴보기

2022.06.14(Tue) 09:35:01

[비즈한국] “날 추앙해요~!” 와 같은 독특한 명대사, 그리고 만인의 연민을 자극했던 ‘구씨’ 손석구로 이슈몰이를 했던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가 종영됐다. 인생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쓴 박해영 작가의 신작이기에 더 관심이 갔던 드라마여서 벼르고 벼르다 얼마 전 넷플릭스를 통해 정주행 완주를 했다.

 

‘해방’, ‘추앙’과 같은 문어체적 단어가 출몰하는 책 같은 드라마, 맛으로 따지자면 슴슴한 평양냉면 같아서 처음 먹으면 ‘이게 뭐야?’ 싶은 맛이지만, 계속 먹다 보면 중독되는 맛.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딱 그런 드라마였다.

 

사진=JTBC ‘나의 해방일지’​ 화면 캡처

 

드라마는 경기도 남쪽 산포시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와 함께 살며 서울로 출퇴근하는 세 남매의 이야기다. 하루 하루 고단한 삶을 사는 이들은 한 시간 반의 퇴근길 내내 얄미운 동료 직원, 상사의 폭언, 위태로운 통장 잔고 따위를 곱씹다 보니 언제나 삶에 지쳐 있다. 이런 그들에게 자신의 이름조차 밝히지 않은 ‘구씨’가 나타나면서 삶에 잔잔한 파동이 생긴다. 

 

‘나의 해방일지’를 보다 보면 지리한 나날들의 반복, 딱히 큰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내 삶도 저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들처럼 지리하고 답답한 나날들로부터 나도 해방되고 싶고, 그 행복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드라마틱한 사건보다 주인공들의 평범한 일상과 내면의 말에 관심을 두는 이 드라마는 살아간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인생에서 해방이란 무엇인가 등, 다양한 화두로 우리에게 생각의 거리를 건넨다.

 

사진=JTBC ‘나의 해방일지’​ 화면 캡처

 

꺼내두기 싫은 내 마음과 상황들을 스리슬쩍 긁어 꺼내주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보다가 심산한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주인공의 대사 한 마디가 마음에 다가온 날이 있었다. 설렘의 순간을 안겨준 순간은 드라마 15회차, 3년이라는 헤어짐의 시간 뒤 구씨를 다시 만난 염미정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회차였다. 염미정과 구씨는 만남의 기쁨도 잠시, 알콜중독 증상 때문에 오늘 일해야 한다는 걸 깜빡한 구씨는 다시 클럽으로 알하러 간다. 클럽에서 수금을 하던 도중 칼부림 난동을 하는 여자 때문에 얼굴에 생채기까지 나는 사건을 당한 구씨. 그는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염미정에게 돌아와 “인생이 늘 이렇게, 하루도 온전히 좋은 적이 없다”는 말을 한다. 그런 그에게 염미정은 왜 다쳤는지 이유조차 묻지 않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루에 5분. 5분만 숨통 트여도 살만하잖아. 편의점에 갔을 때, 내가 문을 열어주면 ‘고맙습니다’ 하는 학생 때문에 7초 설레고! 아침에 눈 떴을 때 ‘아, 오늘 토요일이지?’ 10초 설레고! 그렇게 하루에 5분만 채워요. 그게 내가 죽지 않고 사는 법.”

 

담담하게 구씨에게 건네는, 죽지 않고 하루를 버티는 법을 설명하는 염미정의 말에 마음이 말캉하게 따듯해졌다. 너무나도 사소한 이런 일상의 순간들은 참으로 감사한 순간들이다. 조금만 더 마음을 열어보면 염미정처럼 설레일 수 있는 작은 행복의 순간들 말이다. 가끔은 숨 막히고, 때론 큰 한숨처럼 답답하게 느껴지는 일상 속에서 숨통을 틔어주는 저런 설렘이 있어서 우리는 삶을 버틸 힘을 얻는다. 

 

사진=JTBC ‘나의 해방일지’​ 화면 캡처

 

행복은 커녕 가슴이 무겁고, 긴 한 숨이 나오는 답답한 일상 때문에 요즘 힘든가? 그렇다면 ‘나의 해방일지’ 속 염미정처럼 당신만의 설레는 하루 5분을 카운팅 해봐라. 염미정의 죽지 않고 사는 하루 5분의 설렘은 그 누구나 가져볼 수 있는 일상 속의 작은 발견이다. 누가 가르쳐 줄 수 없는, 내가 발견하고 의미부여 해야 생기는 설렘의 순간. 삶을 버티게 만들어 주는 그 마법같은 순간은 그 누구도 아닌, 당신이 직접 만들어야 설레는 의미가 생긴다. 설레는 하루의 5분. 적어도 그 순간의 시간만큼은 당신이 주인공이다.

 

필자 김수연은?

영화전문지, 패션지, 라이프스타일지 등, 다양한 매거진에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글밥 먹고 살았다. 지금은 친환경 코스메틱&세제 브랜드 ‘베베스킨’ ‘뷰가닉’ ‘바즐’의 홍보 마케팅을 하며 생전 생각도 못했던 ‘에코 클린 라이프’ 마케팅을 하며 산다.

김수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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