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해외는 기업 유치 사활 거는데…국내 기업 투자는 해외 '러시'

2010년 대비 4.5배 증가…해외 기업의 국내 투자는 2.0배에 그쳐

2024.07.26(Fri) 14:22:13

[비즈한국]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전쟁, 미국과 유럽의 기후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지난 10여 년간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이러한 우리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다소 주춤한 듯 했으나 하반기에 제조업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이 보조금을 퍼주며 전기차와 반도체, 배터리 기업들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과 달리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직접 지원에 여전히 소극적인 때문이다. 자칫 우리나라 성장동력의 ABC(Auto(자동차)·Battery(배터리)·Chip(반도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7월 25일 ‘K칩스법’을 3년 연장하는 세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사진은 지난해 공사가 진행 중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7월 25일 발표한 세법 개정안을 통해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세제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 연구개발(R&D) 비용 세액공제,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등 이른바 ‘K칩스법’의 적용 기한을 올해 말에서 2027년 말까지 3년 연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이 반도체는 물론 전기차와 배터리 기업에 천문학적 비용을 지원하는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점도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와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ATD)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 투자하는 것을 뜻하는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주요 7개국(G7) 대비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2022년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2010년에 비해 4.5배 증가했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8배보다 2.5배 빠른 증가 속도다.

 



G7과 비교해도 그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편이다. 이웃 국가인 일본의 경우 같은 기간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2.3배 늘어나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었다. 캐나다는 2.0배, 미국은 1.7배, 독일은 1.4배, 영국과 프랑스는 각 1.3배, 이탈리아는 1.1배로 한국보다 크게 낮았다. 

 

이에 반해 해외기업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외국인직접투자는 2010년에서 2022년 사이 2.0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OECD 회원국 평균 증가폭인 2.2배보다 낮은 것이다. 또 같은 기간 G7 중 미국으로 유입된 외국인투자 규모 증가폭인 3.1배보다도 낮은 증가세였다. 해외에 빠져나가는 자금은 급속하게 늘어난 데 반해 우리나라로 투자되는 자금은 그다지 증가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투자와 외국 기업들의 국내 투자 규모는 2000년대 중반 역전된 뒤 그 차이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해외직접투자는 2001년~2005년 연평균 59억 달러에서 2006~2010년 연평균 212억 달러로 3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외국인직접투자는 2001~2005년 연평균 66억 달러로 해외직접투자보다 많았으나, 2006~2010년에는 75억 달러에 그쳐 해외직접투자보다 적었다.

 

이러한 추세는 갈수록 심해져 해외직접투자는 2011~2015년 연평균 300억 달러를 기록한 데 비해 외국인직접투자는 3분의 1 수준인 연평균 113억 달러였다. 2016~2020년 연평균 해외직접투자는 523억 달러로 외국인직접투자 135억 달러의 3.9배 수준이었다. 2021~2023년 연평균 해외직접투자 역시 739억 달러로 늘어나면서, 같은 기간 외국인직접투자 187억 달러의 3.9배를 기록했다.

 

그나마 2021~2023년 연평균 해외직접투자 금액이 800억 달러 선을 넘지 않은 것은 2023년 해외직접투자 금액이 고금리와 중국 경기 둔화에 634억 달러로 하락한 덕분이다. 해외직접투자 금액은 2021년 769억 달러, 2022년 815억 달러로 증가세를 이어오다 지난해 한풀 꺾였다. 문제는 미국과 유럽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전략에 따라 전기차와 반도체, 배터리 등에 지원금 투입을 늘리면서 이러한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가 하반기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제조업 분야 해외직접투자는 202억 5000만 달러로 2022년 252억 1000만 달러에 비해 19.7% 감소했다. 그러나 상반기와 하반기 흐름은 달랐다. 2003년 상반기 102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71억 500만 달러)에 비해 40.3% 감소한 반면 하반기에는 100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80억 6000만 달러)에 비해 24.3% 늘어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저축은행 '점포 폐쇄'에 속도…금융 취약층 보호할 방안은?
· [단독] 저가 커피에 밀려 위기감…커피빈 '50% 할인' 나섰다
· KB vs 토스 '증권사 WTS 표절 논란'에 쏠리는 눈
· 컬리 '유료 회원제'로 개편, IPO에 어떤 영향?
· [밀덕텔링] [단독] 한화에어로, 유럽 재도전 대비한 '차륜형 K9 자주포' 최초 공개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