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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저가 커피에 밀려 위기감…커피빈 '50% 할인' 나섰다

일부 점포서 반값 행사 "단골로 잡아두는 게 관건"

2024.07.25(Thu) 14:12:14

[비즈한국] 커피빈이 일부 점포에서 음료 50%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중 가장 고가 커피로 알려진 커피빈이 저가 커피 공세에 밀리자 결국 ‘반값 할인’까지 내걸며 생존 경쟁에 뛰어든 모양새다. 

 

커피빈이 일부 점포를 대상으로 음료 50% 할인 행사를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전 음료 반값” 내걸어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커피빈 경희대점은 오전 시간대부터 고객들로 북적였다. 2층 좌석은 이미 열 테이블 이상이 자리를 채웠고, 음료를 포장하기 위해 방문하는 손님도 많았다. 이날 커피빈에서 만난 한 고객은 “동네 친구들과 아침에 커피를 마시러 나온다. 이전에는 주로 스타벅스를 갔는데 요즘은 커피빈을 오고 있다. 할인 행사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커피빈 경희대점은 모든 제조 음료를 5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레귤러 사이즈 기준 아메리카노(정가 5500원) 1잔 가격은 2750원이고, 카페라테(6400원)는 3200원에 마실 수 있다. 커피빈의 인기 메뉴인 헤이즐넛 아메리카노(6000원)도 30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신메뉴로 출시된 고창 수박 주스(6500원)는 3250원, 화이트 초콜릿 블랙다이몬(7800원)은 3900원에 판매 중이다.

 

할인을 받기 위한 별도의 조건도 없다. 50% 할인을 받으면서 퍼플 스탬프 적립도 가능하고, 주말과 평일 모두 영업시간 내내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매장 직원은 “6월 중순부터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행사 종료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커피빈은 올 초부터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음료 반값 행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평택소사점부터 할인 이벤트를 시작해 현재 경희대점, 외대앞점, 상봉역점, 장안점, 분당서현점, 분당 플라자점, 응암동점, 동탄 타임테라스점, 대구228공원앞점, 송파헬리오시티점, 춘천온의점, 산본역점, 일산 동구청점, 일산 웨스턴돔점 등에서 행사가 진행 중이다.

 

행사 점포는 방학 중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대학가나 커피 브랜드가 밀집돼 경쟁이 치열한 상권에 위치해 있다. 최근 문을 연 신규 매장도 행사 대상 점포다. 반면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오피스 상권 매장은 제외됐다.

 

커피빈 관계자는 “특정 매장, 제조 음료에 한해 한시적으로 50% 할인해 제공하고 있다. 고객에게 새롭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진행되는 프로모션”이라며 “지역별로 다양한 상권 및 고객층에 따라 행사 진행 점포는 다르게 선정해 진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할인 행사 매장은 방문 고객이 늘어나는 효과를 톡톡히 보는 중이다. 커피빈 동탄 타임테라스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고객은 “4월부터 할인 행사를 진행했는데 3개월이 지나도록 행사 중이다. 처음 평일만 하던 행사를 이제는 주말까지 확대했다”며 “이전에는 커피빈 매장에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할인 행사를 한 뒤로 손님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커피빈 관계자도 “일부 매장의 경우 내방 객수 증가, 매출 상승 등의 성과가 있었다. 향후 할인 행사 계획은 미정”이라고 전했다.

 

커피빈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고객 확보에 나섰으나, 최근 저가 커피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위기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사진=커피빈 페이스북

 

#저가 커피로 떠난 고객, 돌아올까

 

커피빈은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고가 브랜드로 꼽힌다. 레귤러 사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5500원으로 스타벅스(4500원)보다 1000원 비싸다. 저가 커피 브랜드와 가격 차이는 더욱 크다. 메가커피와 컴포즈커피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으로 커피빈이 3배 이상 비싼 편이다.

 

커피빈은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며 충성고객을 확보해왔으나 2010년대 중반부터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수익성이 곤두박질치며 2020년부터 적자가 이어졌다. 2022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낮아져 위기감이 높아졌다. 커피빈코리아의 작년 매출액은 1580억 원으로 전년(1535억 원) 대비 2.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5억 원으로 2022년(25억 원)과 비교해 38%가량 줄었다.

 

최근 고물가 영향으로 저가 커피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커피빈의 위기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2019년 이후 커피빈의 매장 수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2019년 291개였던 점포 수는 2020년 278개, 2021년 256개, 2022년 241개로 감소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커피빈의 매장 수는 228개로 집계됐으나, 올해 상반기에도 점포 폐점이 이어지며 현재 225개까지 감소했다.

 

2019년 291개였던 커피빈 점포 수는 현재 225개까지 줄었다.


업계에서는 커피빈이 저가 커피 공세에 밀리자 공격적인 할인 행사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커피빈은 그간 멤버십 대상으로 특정 음료 할인 쿠폰을 제공하거나 아침, 저녁 등 특정 시간대 할인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전 음료에 대한 50% 할인 행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할인 행사를 통해 커피빈은 가격 장벽으로 인해 저가 커피 시장으로 이탈했던 고객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저가 커피를 찾던 고객들도 반값 할인이라면 커피빈을 이용할 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시적 할인 행사로 끌어온 고객을 커피빈 단골손님으로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은희 교수는 “최근 소비자들이 커피를 자주 마시면서 가격대가 낮은 커피를 찾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커피빈은 브랜드 이미지 상 가격을 무작정 낮출 수는 없을 것”이라며 “50% 할인으로 일단 저가 커피로 떠난 손님을 불러들이고, 이 고객들을 잡아두기 위해 추후 할인 폭을 조금씩 조정해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커피빈은 향후 신규 출점을 지속하고 프로모션 등을 기획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커피빈 관계자는 “하반기 중 신규 출점을 예정하고 있다. 계속해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프로모션 등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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