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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단독] 한화에어로, 유럽 재도전 대비한 '차륜형 K9 자주포' 최초 공개

기존 궤도식보다 유지비용 저렴하고 정비 용이…영국 자주포 사업서 패배한 'RCH 155'와 비슷한 성능

2024.07.23(Tue) 13:06:41

[비즈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새로운 차륜형 자주포를 공개했다. 지난 4월 영국 자주포사업(MPF)에서 차륜형 자주포인 독일 KNDS사의 RCH 155에 패배한 이후 석달 만에 경쟁 모델의 초기 설계를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 주력 수출상품인 K9 자주포는 우수한 성능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에 더해 궤도형 중장갑 차체를 갖춰 저렴하고 기민한 자주포를 요구하는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돼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7월 19일 창원에서 열린 '2024 국방품질 종합학술대회'에서 새로운 차륜형 자주포를 공개했다. 사진=김민석 제공​


K9 자주포는 한화에어로의 가장 성공한 수출상품이다. 지난해 기준 1700여대 이상이 생산된 K9 자주포는 9개국 이상에 수출돼 155mm 자주포 시장의 3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7월 10일에는 루마니아에 54문이 수출되는 쾌거를 올린 바 있다. K9은 향후 무인 자동장전 기능을 갖춘 A2, 유무인 복합운영이 가능한 A3로 개량 진행될 계획이다.

한화가 차륜형 자주포 개발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K9 자주포는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영국 자주포사업(MPF)에서 KNDS의 RCH155 차륜형 자주포에게 패배한 점이 도화선이 됐다.

K9 자주포는 마치 전차(Tank)같은 궤도식 자주포다. 바퀴보다 튼튼하고 접지력이 높은 무한궤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험준한 산지나 야지 기동성도 우수하고, 자주포가 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몇 발 쏘고 바로 다음 진지로 이동하는 사후이속(shoot and scoot) 전술에 적합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 포 발사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스페이드(Spade)를 땅에 설치하지 않아도 바로 발사가 가능하여, 포 발사에 필요한 시간이 매우 짧기 때문이다. 

다만 무한궤도를 사용하는 장갑차와 전차와 같이, 궤도형 자주포는 차륜형 자주포에 비해서 운용유지비용이 비싸고 정비에 필요한 인력도 많다는 문제가 있다. 평상시 작전지역을 이동할 때에도 궤도형 자주포는 별도의 수송 트레일러로 이동해야 하는 반면, 차륜형 자주포는 스스로 수 백km의 도로를 주행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K9과 경쟁에서 승리한 RCH 155는 155mm 자주포 중 최초로 이동식 사격이 가능해 적의 포격이나 드론 공격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었다. 물론 차륜형 자주포의 가장 큰 장점인 경제성 측면에서 궤도형 K9보다 오히려 모자란 점이 있다. 또한 다른 차륜형 자주포와 달리 중량도 무겁지만 K9 자주포와 앞으로도 치열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화에어로는 향후 펼쳐질 수주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자체 예산으로 수출형 차륜형 자주포를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7월 19일 창원에서 열린 ‘2024 국방품질 종합학술대회’에서 한화시스템이 공개한 차륜형 장갑차는 개발중인 KTSSM 발사차량에 K9A2 차기자주포의 포탑을 개조해서 장착한 것이다. 완전 자동화돼 장전에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은 K9A2의 기능을 그대로 계승한 차륜형 자주포는 2인 혹은 3인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더우이 K9A2의 우수한 분당 사격능력을 그대로 사용 가능하다. 여기다가 KTSSM 발사차량은 방탄기능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및 중동지역에 수출되어 사막 및 산지 환경에서도 우수한 기동성을 이미 검증받은 바 있어 차륜형 자주포에 요구되는 기동성을 100%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형 차륜형 자주포의 사거리는 RCH 155보다 뛰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출형 차륜형 자주포는 K9A2와 동일한 52구경장 포를 장착하고 있지만, 향후 K9A2에 장착될 포신이 더 긴 58구경장 포도 차륜형 자주포에 동일하게 장착 가능하다. 이 경우 차륜형 자주포는 유도포탄 적용 시 70km 이상 떨어진 적 표적을 정밀타격하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차륜형 자주포가 독일 RCH 155와 다른 한 가지 점은 발사에 스페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지 후 초탄 사격 시간은 RCH 155보다 약간 느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방식은 또 다른 독일 회사인 라인메탈(Rheinmetall)의 HX3 차륜형 자주포와 같은 방식으로, RCH 155보다 경제성 면에서 우수한 형식을 갖추고 있다. 

한화에어로에 따르면 신형 차륜형 자주포에 장착된 포탑은 모듈 방식으로 다양한 차량에 장착될 수 있다. 향후 수출국의 요구나 방위사업청의 필요가 있다면 KTSSM 차체가 아닌 타이곤(TAIGON) 장갑차에도 탑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경우 RCH 155와 사실상 같은 수준의 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출형 차륜형 자주포는 한화에어로의 자체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곧 공고될 수출형 무기체계 개발사업의 연구과제로 신청할 예정이다. 만약 선정된다면 AS21 레드백과 같이 수출시장에서 한화에어로의 제품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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