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커머스 업계 유료 멤버십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컬리는 회원제를 개편하며 유료 회원 모객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보기 드물었던 VIP 제도를 마련한 점도 눈길을 끈다. 다만 업계에서는 컬리가 충성고객 혜택에 집중하느라 일반 고객의 혜택을 줄일 경우, 자칫 고객 이탈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회원 혜택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충성고객 확보에 사활, 유료 멤버십 확대·VIP 집중관리 나서
컬리가 유료 멤버십 확대에 나섰다. 7월부터 기존에 운영하던 무료 회원제인 ‘컬리러버스’를 폐지하고, 유료 멤버십인 ‘컬리멤버스’만 운영한다. 유료 멤버십 혜택을 기존보다 확대하면서 무료로 멤버십을 이용하던 회원들을 유료 회원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컬리가 기존에 운영하던 컬리러버스는 월 이용 금액에 따라 회원 등급이 프렌즈, 화이트, 라벤더, 퍼플, 더퍼플 등으로 나뉘었다. 등급에 따라 구매 금액의 최대 7%까지의 적립 혜택을 제공한 것이 특징이다. 유료 멤버십인 컬리멤버스도 운영해왔다. 월회비 1900원의 컬리멤버스는 가입 회원에게 적립금과 쿠폰 혜택 등을 제공했다.
컬리는 무료 멤버십을 폐지하는 대신 유료 멤버십 강화에 들어갔다. 이달부터 컬리멤버스를 코어(무배형)와 플러스(할인형) 등 두 가지 유형으로 운영한다. 무료배송 혜택을 강화한 코어 이용자에게는 무료배송(2만 원 이상 구매 시) 쿠폰 31장이 제공되고, 플러스 이용자에게는 최대 3만 원의 할인 쿠폰이 제공된다.
컬리 관계자는 “아직 컬리멤버스 가입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회원 한정 일일 특가 상품도 있고, 무료배송 혜택 등도 크다 보니 회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등급제를 개편하며 VIP 제도도 신설됐다. 컬리는 구매 금액 기준 상위 9999명을 대상으로 VIP·VVIP 제도를 운영한다. 구매실적 1~999위는 VVIP 회원으로, 1000~9999위까지는 VIP 회원으로 선정하고 이들에게는 특별 혜택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VIP 회원은 6개월간 컬리의 유료 멤버십인 컬리멤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VVIP 고객에게는 스페셜 선물, 프리미엄 레스토랑 초청 이벤트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컬리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하던 무료 멤버십(컬리러버스)에서 구매 금액에 따라 회원 등급을 구분하던 것이 VIP 제도로 변경된 것”이라며 “5개 등급으로 나누던 것을 이제는 최상위 고객만 선정해 큰 혜택을 주기로 한 것이다. 나머지 회원에게는 컬리멤버스를 통해서도 충분한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본다. VIP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면서 이들의 고객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 VIP 제도의 취지”라고 전했다.
이커머스 업계가 유료 멤버십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지만, VIP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커머스 업계가 고객 확보를 위해 회원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VIP 제도가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컬리의 경우 팬덤을 갖고 있다 보니 이를 내부화해 백화점과 같은 VIP 제도를 운영해보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현재 컬리는 VIP 회원들이 실질 매출을 내고 있다. 컬리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과 달리 충성고객의 비중이 높아 VIP 제도를 잘 운영한다면 이커머스 업계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컬리가 VIP 고객 관리에서 더 큰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혜택 보완이 필요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서용구 교수는 “VIP 제도의 경우 지속가능한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백화점의 경우 VIP 회원에게 발렛파킹, 라운지 이용 등 상시 이용 가능한 혜택을 제공한다. 반면 컬리가 제공하는 파인다이닝 초대, 기프트 제공 등은 일회성 이벤트로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아쉽다. 회원 사이에서 큰 반향을 얻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 회원 혜택 줄었나 “IPO 상장 앞두고 회원 불만 관리 필요”
회원제 개편 후 일부 회원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VIP 회원에게만 혜택이 집중되고, 일반 회원 대상의 서비스 질은 떨어졌다는 불만이다. 컬리는 그간 회원들의 추가 주문에 합배송비 지원 제도를 운영해왔다. 고객이 상품 주문 후 당일에 추가 주문을 할 경우, 두 번째 주문 건의 배송비는 적립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다른 장보기 서비스의 경우 주문 과정에서 누락된 상품이 있으면 배송 전에는 배송비 추가 없이 주문이 가능한 데 비해 컬리는 추가 주문이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이에 대한 고객 불만이 커지자 컬리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합배송비 지원 제도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 회원제 개편 과정에서 합배송비 지원 제도는 폐지됐다. VIP 회원의 경우 상품 1개만 사도 무료배송이 가능한 반면, 일반 이용자는 한 번에 일괄 배송되는 상품이라도 추가 주문 시에는 별도의 배송비를 내야 한다.
한 고객은 “얼마 전 고객센터에 합배송비 지원을 요청했는데, 이제는 이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료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2만 원 이상 무료배송 쿠폰이 제공되니 쿠폰을 이용해달라고 하더라”며 “합배송비 지원 제도가 있어 상품을 부담 없이 추가 주문하곤 했는데, 사전 공지도 없이 갑자기 지원이 없어졌다니 당황스럽다. 고객 혜택이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다.
컬리 측은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무료배송 쿠폰을 받아 합배송 시에도 배송비를 줄일 수 있다”며 “고객 혜택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 이커머스 업계가 멤버십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혜택을 줄일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기존 회원들이 혜택이 줄었다고 느낄 경우 이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컬리가 회원제를 신중하게 운영해야 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내년 상반기 IPO 상장 재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회원 이탈 움직임이 생기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현재 컬리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실적 관리에 굉장히 신경 쓰고 있는 만큼 고객들의 불만이 나올 만한 것은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컬리는 2022년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계획했던 기업공개(IPO)를 포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컬리가 올 1분기 첫 흑자 달성에 성공한 만큼 내년 중 IPO를 재추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대해 컬리 관계자는 “아직 (IPO 관련해) 정확한 일자가 정해진 것은 없다.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며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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