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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의 기준
③ 15년째 14㎡ 못 벗어나…개정도 제자리걸음

주택 수급·인구구조 달라졌지만 기준은 제자리…2018년 연구 미공개, 새 연구용역도 기간 연장

편집자 주
우리나라 1인 가구의 최소 주거면적은 14㎡다. 2011년 개정된 이후 15년째 그대로다. 그 사이 1인 가구가 늘고 주거환경도 달라지면서 현행 기준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비즈한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대주택 공급현황과 일본 국토교통성의 공식 답변을 토대로 최저주거기준의 적정성과 국내 제도 개편 방향을 살펴봤다.

[비즈한국] 우리나라 주택 최소 면적을 규정하는 최저주거기준이 2011년 이후 15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그사이 국내 주택 수급과 인구·가구 구조는 크게 달라졌다. 일본은 주택난 해소와 중·고령 1인 가구 증가, 장기거주 확대 등 사회적 변화를 고려해 최저거주면적을 넓혔다. 반면 우리 정부는 2018년부터 개선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실제 개정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우리나라 주택 최소 면적을 규정하는 최저주거기준은 2011년 이후 15년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주택보급률 100% 넘고 1인 가구 두 배 늘어…15년간 주거환경 급변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10년 전보다 높아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일반가구수 대비 주택수는 2014년 101.9%에서 2024년 102.9%로 1.0%포인트 상승했다. 이 기간 비수도권은 105.8%에서 108.4%로 높아졌지만, 수도권은 97.7%에서 97.3%, 서울은 96.0%에서 93.9%로 떨어졌다. 전국 주택보급률은 2008년 신주택보급률 기준 100.7%를 기록하며 처음 100%를 넘어섰다.

일본은 주택 부족 해소를 최저거주면적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앞서 비즈한국에 보낸 서면답변에서 1973년 전국 모든 도도부현의 주택 수가 가구 수를 넘어서면서 주택정책의 중심이 양적 공급에서 질적 향상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중·고령 1인 가구와 장기거주 증가, 고령사회에서 주택의 질적 향상 필요성도 기준 확대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우리나라 인구·가구 구조도 크게 달라졌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10년 약 414만 가구에서 2025년 824만 가구로 두 배 가까이 늘어 전체 일반가구의 36.6%를 차지했다. 특히 60세 이상 1인 가구는 2010년 약 132만 가구에서 2024년 약 301만 가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2025년 60세 이상 추계인구는 약 1467만 명으로 전체 28%에 달했다.

국민 주거수준도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1인당 평균 주거면적은 2014년 33.5㎡에서 2024년 36.0㎡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31.3㎡에서 33.0㎡, 광역시 등은 34.5㎡에서 36.7㎡, 도지역은 36.2㎡에서 40.2㎡로 증가했다.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비율도 5.4%에서 3.8%로 낮아졌다.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행복주택 전경. LH가 최근 5년간 공급한 건설임대주택 1만 7000여 가구가 일본 1인 최저거주면적인 25㎡보다 작았다. 사진=박정훈 기자

최저기준 현실화 방안 연구 미공개…국토부 “정책에 영향 미칠 수 있어”

하지만 최저주거기준 개정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0월 국토교통부는 최소 주거면적 확대와 환경기준 개선 등을 골자로 한 개정 방침을 발표했다. 이듬해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개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발주한 ‘최저주거기준 현실화 방안 연구’ 결과보고서는 2022년 6월 공개 예정이었지만 아직 미공개 상태다.

그사이 제도 개편을 위한 법적 의무는 강화됐다. 2024년 12월 개정된 주거기본법은 최저주거기준 타당성을 5년마다 재검토하도록 하고, 재량사항이었던 유도주거기준의 설정·공고를 의무화했다. 유도주거기준은 국민 주거수준 향상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 지표로, 최소한의 주거수준을 정한 최저주거기준과 구분된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2027년 6월 4일까지 유도주거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현 정부 최저주거기준 개정도 여전히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3월 발주된 ‘최저주거기준 조정 및 유도주거기준 정립방안 연구’는 당초 계약일부터 1년간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한 차례 연장돼 오는 11월 30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사회적 변화를 고려해 최저주거기준 현실화 방향을 검토중”이라며 “용역기간은 추가 검토가 필요해 연장했다”고 전했다.

최저주거기준 개편에서는 적정 주거면적과 주거환경이 주요 쟁점이다. LH 토지주택연구원은 2021년 연구에서 침실·거실·화장실 등 공간별 필요 면적을 고려해 1인 가구 스튜디오형 주택의 적정면적을 약 32.6㎡로 제안했다. 현행 1인 가구 최저주거면적(14㎡)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국회입법조사처도 방음·환기·채광 등 주거환경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강훈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은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장기 거주 등 사회적 변화를 고려해 최저주거기준을 현실화하고, 인간다운 생활에 필요한 최소 주거면적 확대와 주택 성능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며 “비용 증가에 대한 사회적 결단과 함께 기존 노후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비즈한국은 국토부에 2018년 발주한 ‘최저주거기준 현실화 방안 연구’ 결과보고서의 제공을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국토부 주거복지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건설·부동산 시장과 재계 이슈를 취재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듣고 정확하게 쓰겠습니다.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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