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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12
김도마-상식과 비상식의 모순 속에서

[비즈한국] 한국미술의 기름진 토양을 일구기 위한 작가 지원 프로그램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12를 시작한다. 본 기획은 이제 미술계로부터 작가를 발굴 육성하는 의미 있는 행사로 인정받았다. 작가들 사이에서는 참여하고 싶은 프로젝트로 정평이 나 있다.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가 처음부터 추구해온 기본 키워드는 ‘한국미술의 다양한 흐름의 수용과 발전적 변화의 모색’이었다. 이러한 원칙의 결실로 한국현대미술을 바라보는 하나의 시점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도마 작가는 오브제 개념으로 현대미술의 새로운 언어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기성품을 변형해 일상적인 생각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작업으로 주목받는다. 사진=박정훈 기자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미술가들에 의해 예술 작품으로 승격되는 물건을 전문 용어로 ‘오브제’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오브제가 될까.

이 개념을 처음 만들어낸 사람은 마르셀 뒤샹(1887-1968)이다. 그는 오브제 개념을 창안해 현대미술의 아버지로 불린다. 삶 대부분을 프로 체스 선수로 살았던 뒤샹은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로 현대미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 됐다. 사용 목적이 분명한 기성품에 새로운 의미를 붙여 예술품으로 만든다는 다소 황당해 보이는 생각이었다.

좀 더 풀어서 이야기하면 이렇다. 우리는 모두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름만 들어도 그 사람 모습이 떠오른다. 이름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꿀 수 있다. 연예인들이 예명을 만들어 이미지를 좋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육체는 바꿀 수가 없다.

작가 이력
전시회
개인전 7회, 단체전 다수 참여

학력 및 경력
서울대학교 조소과 졸업,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문화매개 졸업. 뉴욕 아트스튜던트리그 레지던시, 독일 라이프치히 HALLE 14 레지던시. 제28회 제주미술제 총감독, 2025 제주조각가협회전 기획
self penetration_가변 크기, 철제 자전거 2010년

여기서 이름이 개념을 만든다. 그러니까 육체에다 어떤 이름을 붙여주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생긴다. 이를테면 방금 태어난 아기에게는 이름이 없다. 3~5kg 정도의 살과 뼈로 이루어진 몸뚱이일 뿐이다. 이 상태를 ‘오브제’로 부를 수 있다. 아기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순간, 이미지가 생긴다. 이후로 아기는 그 이름으로 기억되고, 또 살아가게 될 것이다.

뒤샹은 기성품에다 이런 생각을 적용해 당시 미술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그는 리처드 뮤트라는 양변기 제조회사의 남자용 소변기를 사다가 전시장(1917년 뉴욕의 앙데팡당전)에 설치하고 ‘샘’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후 ‘샘’이라는 소변기는 현대미술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 됐다.

소변기가 공장에서 생산돼 화장실에 설치되기 전까지는 둥근 형태의 세라믹 물체일 뿐이다. 이름 붙여지기 전 상태인 ‘오브제’다. 뒤샹은 여기에 ‘샘’이라는 개념을 주입했다. 이로부터 엄숙하게 조명을 받고 전시된 소변기는 ‘샘’이라는 예술작품으로 태어날 수 있었다.

YouTube 동영상
세월호_41×42×59cm 석고에 아크릴 채색 2015

김도마 작가도 오브제 개념으로 현대미술의 새로운 언어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기성품을 변형해 일상적인 생각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작업으로 주목받는다. 자전거나 우유팩 혹은 도자기 같은 이미 일상적 용도를 가지고 있는 대상에서 쓰임을 없애고 새로운 물체로 바꿔버린다. 기성품을 오브제로 만드는 셈이다. 서로 다른 용도의 기성품을 결합해 새로운 이미지의 물체로 만들기도 한다. 이런 작업을 통해 작가는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그는 “상식이 지배하는 우리 시대에 비상식이 함께 있으며, 이러한 모순을 너무나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있는 세상을 환기하고 싶다”고 말한다.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12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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