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총장후보 '빅2 소·문' 검찰 내부 "누가 돼도…"

전직 소병철, 현직 문무일 유력…오세인 ‘공안’ 약점, 여성 조희진 ‘아직은’

2017.07.03(Mon) 16:53:57

[비즈한국] 드디어 4명으로 추려졌다. 법무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늘(3일) 제42대 검찰총장 후보자를 발표했는데, 법조계 안팎에서는 ‘누가 되도 이상하지 않은 사람들만 추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검찰 내 인사 분야(기획·특수·공안) 별로 골고루 안배된 것은 물론, 여성 검사장도 후보에 포함시키며 이번 정부에서 중시하고 있는 여성 인사도 강조했다는 평이 나온다. 그럼에도 검찰 안팎에서는 ‘이미 유력 후보는 둘로 압축됐다’는 말이 돌고 있다.

 

소병철 농협대 교수의 2010년 대전지검장 취임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추천된 인사 중 사법연수원 기수가 가장 높은 이는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15기). 4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검찰을 떠난 인사다. 사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문재인이 되면 검찰총장은 소병철’이라는 얘기가 돌았을 정도인데, 검찰을 떠난 뒤로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았던 만큼 총장으로 낙점하기 ‘적합하다’는 말이 지배적이었다. 변호사가 되면 필연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죄 지은 사람들을 변호해야 하는데, 변호사 대신 농협대학교 석좌교수로 가 있었기 때문.

 

인사에 밀려 옷을 벗었지만 능력 면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기획통인 소 전 원장은 능력을 인정받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다. 하지만 앞선 검찰총장 인사 때 채동욱·김진태 전 검찰총장과 나란히 후보로 추천됐다가 낙마했다. 그럼에도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검찰 관계자는 “소 전 원장의 경우 원래는 전남 순천 출신인 것이 ‘프리미엄’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같은 호남 출신인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전남 무안)가 인사를 기다리고 있지 않느냐”며 “두 자리를 모두 호남에 주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대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지난 2015년 서울중앙지검의 농협 수사 때 농협 측에 조언을 해줬다는 ‘설’도 있는 상황. 앞선 관계자는 “농협 사건 때 소 전 원장 이름이 검찰 내에서 나오긴 했지만, 구체적인 정황이 없는 만큼 낙점되는 데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역 중에 가장 유력한 이로 손꼽히는 문무일 부산고검장(사법연수원 18기)은 ‘특수통’으로 이름을 떨쳤다.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서 추진력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검찰 개혁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이 나오는 인물. 

 

문무일 부산지검장이 2년여 전인 2015년 6월 경남기업 특별수사팀장으로서 ‘성완종 리스트’ 관련 중간수사결과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비즈한국DB


광주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문무일 고검장은 지난 2015년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장을 역임하면서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기소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예민했던 수사를 맡은 셈인데, 법원에서 둘 다 무죄가 나면서 ‘박근혜 정부의 억지 지시에 따른 정치적 수사였다’는 평과 함께 문재인 정부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도 ‘신정아 사건’, 김경준 전 BBK 대표 기획입국,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굵직한 사건 다수를 수사했던 이가 문무일 고검장이다.

 

앞서의 검찰 관계자는 “문무일, 소병철 두 후보자 모두 검찰 내에서 존경을 받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법무부 장관이 인사나 정책 면에서 강한 개혁 드라이브로 검찰 조직을 손보려 할 때 내부 조직원들을 잠재우기에 적합한 인사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이번 정부가 노무현 정부 때처럼 검찰을 상대로 강수만 두지 않고, 물러나는 수를 둬서 검찰의 반발을 잘 잠재우는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 두 후보가 가장 유력하다고 들었고, 둘 중에서 누가 될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만 남았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공안통으로 유명한 오세인 광주고검장(사법연수원 18기)은 강원 양양 출신인 덕에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호남)와 지역 안배를 고려할 때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다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검찰 개혁 일환으로 공안 수사 부분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공안통을 고검장이 앉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검찰 내 중론이다.

 

첫 여성 검사장인 조희진 의정부지검장(사법연수원 19기) 역시 충남 예산 출신으로 여성 첫 부장검사, 여성 첫 지청장 등 검찰 내 여성 대표로서 상징성을 가진 인물이지만, 이번 인사에 중용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사에 밝은 검찰 고위 관계자는 “검찰총장이라는 자리는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는 검사들을 설득하는 동시에 존경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앞서 있는 사람이 가야 소화할 수 있는 자리”라며 “우리를 대신해서 검찰 조직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반대로 문제가 있는 것은 명분과 절차를 거쳐 내부 조직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아무나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지금 거론되는 유력 후보들은 충분한 가능성을 우리 조직(검찰) 내에서 보여준 사람들이기에 임명된다면 반발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민준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문재인 정부, 거시경제 전문가 없어도 괜찮아?
· 이리저리 흩어져 2000점 오리무중…박정희 유품 추적기
· 뼈 깎는 자구안 시행 대우조선 노조 '생계 보장' 호소 논란
· 대형 금융사 빠진 3파전, SK증권 인수전 흥행의 조건
· "스치기만 해도 면직" 감찰 칼바람에 떠는 검찰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