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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돌아온 창업주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판교'서 명예 회복할까

경영 복귀 후 업계 3위로 하락…최근 사옥 옮기고 '진심경영' 선포, 글로벌 신사업도 박차

2024.05.10(금) 12:00:33

[비즈한국] 업계 3위로 밀려난 교촌이 절치부심해 명예회복을 노리는 분위기다. 20년 만에 사옥을 이전해 경영 환경을 바꾸고, 브랜드 슬로건과 기업 비전도 새롭게 정비했다. 2022년 경영 복귀 후 계속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온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올해 달라진 경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교촌치킨의 창업주인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사진=교촌치킨 홈페이지

 

#Character(인물)

 

교촌 창업주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올해 만 73세로 1951년 8월 15일 대구에서 태어났다. 학교생활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부유한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지만, 군 복무 후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 생계를 위해 철물, 판촉물, 노점상, 과일 행상 등의 일을 전전했다. 서른 살에 박경숙 씨와 결혼해 딸 권유진 씨를 낳았다. 돈벌이를 위해 인도네시아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다가 갑상선항진증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로는 택시 기사로 5년간 일하다 1991년 개인택시 면허를 3300만 원에 팔았다. 그 돈으로 구미의 한 아파트 상가에 10평짜리 매장을 얻고 ‘교촌통닭’이라 간판을 달았다. 지금의 교촌치킨이 시작된 곳이다.

 

MBTI는 INFP다. INFP는 수줍음이 많고 말수가 적지만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가 넘치는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권원강​ 회장은 스스로를 이상주의적 성격이라고 설명한다. 취미로는 산악자전거 MTB와 골프를 즐긴다. 좌우명은 ‘간절하게 바라면 반드시 이뤄질 것’이다. 2020년 고향인 대구와 가까운 경상북도 청도군에 2층짜리 단독주택을 짓고 거주 중이다.

 

권원강 회장은 40세 때 구미의 한 아파트 상가에서 ‘교촌통닭’을 시작했다. 사진=교촌치킨 홈페이지

 

#Career(경력)

 

1991년 ‘교촌통닭’으로 치킨 장사를 시작한 권원강​ 회장은 치킨을 180도에서 10분과 2분 두 번 튀기는 비법으로 손님을 끌기 시작했다. 권 회장을 찾아와 기술을 알려 달라는 사람들이 늘면서 1994년 교촌통닭의 가맹 사업을 시작했다. 1999년 K&G 시스템을 설립했고, 2002년 교촌에프앤비로 사명을 변경한 후 사장을 역임했다. 2004년 회장으로 취임했고, 2007년 회사 창립 16년 만에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해외에 진출했다. 2014년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브랜드로 올라선 교촌치킨은 이후 8년간 1위 자리를 지켰다. 안정적 수익성을 바탕으로 교촌에프앤비는 2020년 11월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코스닥을 거치지 않고 코스피로 직상장했다.

 

2019년 3월 교촌에프앤비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권원강​ 회장은 퇴임 당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퇴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업공개를 위한 사전 작업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018년 ‘육촌 갑질’로 교촌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이다 보니 오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내세운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2018년 권 회장의 6촌 동생인 권순철 전 상무이사 본부장의 직원 폭행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공개 사과문을 작성해 교촌치킨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권원강​ 회장은 2022년 3월 교촌에프앤비 사내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같은 해 12월 교촌에프앤비 회장으로 재선임되며 경영에 복귀했다. 사단법인 한국치맥산업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가맹점주 사이에서 권원강 회장은 ‘용돈 주는 회장님’으로 불렸다. 2021년 가맹점주들에게 1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증여했기 때문이다. 사진=교촌치킨 홈페이지

 

#Capability(역량)

 

권원강​ 회장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손꼽히는 자주성가형 CEO다. 10평짜리 닭집에서 시작한 교촌을 가맹점 1300여 개의 프랜차이즈로 키워냈다. 권 회장은 정도경영, 책임경영을 강조해왔다.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가맹점을 늘려가며 매출 확대에 나서는 분위기 속에서도 가맹점 수익 보존을 위해 점포수를 크게 늘리지 않았다. 그 덕에 교촌치킨의 가맹점당 평균 매출은 경쟁사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2022년 기준 교촌치킨의 가맹점당 평균 매출액은 약 7억 4900만 원으로 bhc(약 5억 9700만 원), BBQ(약 4억 3200만 원)보다 훨씬 높다. 폐점률도 1%가 채 되지 않는다. 자영업자 사이에서 교촌은 ‘가맹점과의 상생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Critical(비판)

 

2018년 치킨업계에 배달비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후 경쟁사들이 줄줄이 배달비를 도입하면서 소비자 사이에서는 교촌이 치킨 배달비를 만들었다는 불만이 흘러나왔다. 2021년에도 치킨업계에서 가장 먼저 제품 평균 가격을 올려 ‘가격 인상 주도 브랜드’라는 낙인이 찍혔다. 2022년 권원강​ 회장이 경영 복귀를 한 후에도 가장 먼저 한 일은 제품 가격 인상이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교촌 불매 운동까지 벌였다.

 

권원강​ 회장이 받는 거액의 배당금도 수차례 논란이 됐다. 권 회장이 교촌에프앤비의 지분을 100% 확보한 2009년부터 교촌에프앤비의 고배당이 시작됐다. 2009년부터 5년간 회사의 순수익은 총 48억 원으로 집계됐으나 권 회장이 챙긴 배당금은 14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나 2010년 교촌에프앤비가 23억 원의 순손실을 냈을 때도 권 회장은 3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 논란이 됐다. 최근 교촌의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서도 권 회장의 고배당은 이어졌다. 2022년 교촌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8.2% 감소한 89억 원을 기록, 당기순이익은 49억 원으로 집계됐는데 권 회장은 34억 5751만 원의 배당금을 받아갔다.

 

권원강 회장은 2020년 5월 판교 부지를 매입해 사옥 건립을 추진했다. 최근 교촌은 신사옥으로 이전하고 기업의 새 비전을 발표했다. 사진=교촌치킨 홈페이지

 

#Challenges(도전)

 

2014년부터 8년간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던 교촌치킨은 2022년부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2022년 bhc에 1위 자리를 뺏긴 데 이어, 지난해에는 2위 자리마저 BBQ에 내주며 업계 3위로 밀려났다. 공교롭게도 2022년 권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로 실적 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권원강​ 회장은 글로벌과 신사업 부문에 집중해 실적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복귀 후 첫 해외 진출지로 대만을 낙점했고, 대만 1호점 오픈식에 직접 참석했다. 신사업은 ‘소스’와 ‘한식’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해외 소스 수출 사업을 전개하고, 한식사업도 확장 중이다. 지난 2월 서울 여의도에 ‘메밀단편’ 1호점을 열었다.

 

최근에는 판교에 신사옥을 마련하고 회사 분위기를 환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기도 오산에 위치하던 사옥을 20년 만에 옮긴 것이다. 권원강​ 회장은 신사옥 이전에 맞춰 ‘진심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철학을 담은 기업의 새 비전인 ‘진심경영’을 선포하고, ‘푸드와 행복이 잇닿다’는 교촌의 새 브랜드 슬로건도 발표했다. 권 회장은 진심경영을 통해 교촌을 글로벌 푸드컬처 브랜드 그룹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했는데, 그의 ‘진심’이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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