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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급성장에 이마롯쿠도 긴장 "연말에 실체 드러날 것"

"저가공세 한계" 반응 속 "일단은 지켜볼 수밖에" 우려

2024.03.04(Mon) 10:24:00

[비즈한국]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온라인 커머스 기업들의 직구 앱 사용이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국 온라인서도 한국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불안감도 확대되고 있다. 이마롯쿠(이마트·롯데·쿠팡) 중 확실한 차별화에 성공한 쿠팡과 달리 이마트와 롯데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감이 나온다. 

 

“초반 시장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끝나고 나면 알리·테무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다만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 매출을 이미 초과한 상황에서 기존 유통업계는 일단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지배적인 반응이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온라인 커머스 기업들의 직구 앱 사용이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국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불안감도 확대되고 있다.

 

#쿠팡 매출 30조 등 성장에도 웃지 못하는 이커머스 기업들

 

국내 1위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30조 원을 돌파했지만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2024년에 큰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알리·테무의 국내 시장 진출 본격화로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쿠팡의 지난해 연 매출은 31조 8298억 원(243억 8300만 달러). 전년과 비교해 20% 올랐지만 그보다 유의미한 점은 연간 영업이익을 6174억 원(4억 7300만 달러)이나 기록했다는 것이다. 창립 이후 첫 연간흑자라는 점도, 신세계·이마트(5929억 원), 롯데쇼핑(5084억 원) 등을 앞지른 점도 모두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막대한 자금력과 초저가 상품을 내세운 알리·테무는 최근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관심사다. ‘당장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로켓배송’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한 쿠팡 외에는 위기감이 확대되는 대목이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도 우려감이 상당하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로켓배송이라는 장점을 확실하게 만들어 낸 쿠팡은 신선제품군에서 차별화가 되기 때문에 알리나 테무에게 뺏길 시장이 비교적 작을 수 있지만 나머지 기업들의 경우 알리나 테무와 판매 상품이 겹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연말쯤 되면 확실하게 누가 살아남을지 판가름이 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알리 1년 새 2배, 테무 4개월 새 4배 성장 

 

올해 초까지는 중국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의 성장세가 괄목할 만하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테무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주요 쇼핑 앱 가운데 가장 높은 신규 설치 수를 기록했다. 9월 129만 건에서 10월 140만 건, 11월 156만 건, 12월 208만 건, 올해 1월 222만 건까지 계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1월 기준 테무의 월간 사용자 수(MAU)는 약 460만 명이었다. 같은 기간 알리익프레스의 월간 활성자(MAU)는 약 717만 명으로 1년 사이 두 배가량 뛰었다.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이다. 테무는 저렴한 가격과 함께 특이한 상품·간편한 결제·무료 배송 지원 등을 내세웠다. 신규 가입자를 추천한 회원에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수십만 포인트도 지급했다. 알리는 최근 한국산 상품 판매 강화를 위해 입점 판매자를 공개 모집하며 입점·판매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1000억 원을 투자해 초이스와 같은 5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고 한국행 전용 물류창고 설립, 배우 마동석 모델 기용 등 마케팅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가격 정상화되면 진짜 경쟁력 드러날 것”

 

하지만 ‘진짜 경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는 비판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이마롯쿠 기업의 한 관계자는 “최근 알리·테무의 사용자 수가 1000만 명을 넘었다고 하고 주변에서도 ‘한 번 써보면 계속 쓰게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 회사에서도 알리·테무를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상황”이라며 “다만 초저가로 내세운 상품들이나 배송 관련해 드는 비용 등을 감안했을 때 아직은 공격적인 마케팅 차원의 일환으로 본다. 알리·테무의 진짜 경쟁력은 수익을 내기 위해 가격을 정상화했을 때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반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과정이기에 50% 이상 저렴한 가격 등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 물류창고 설립 등 투자비용이 늘어나면 그만큼 이를 회수하기 위해 ‘수익화’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품이나 가품(모조품) 등 품질 관리가 어렵거나 A/S 문제가 발생하는 것 역시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 관계자 역시 “지금 이뤄지는 소비는 ‘궁금함과 호기심’이 지배적이고, 중장기적으로 보면 비교적 가격대가 나가는 제품들의 경우 대응이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센터를 만들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하나하나가 다 돈이 들어가는 일인데, 온라인 시장은 고객 충성도가 낮아 가격이 오르면 금방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간다”고 내다봤다.

 

다만 ‘당장 내놓을 대응책’은 없다는 게 이들의 고민이다. 앞선 이마롯쿠 관계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초저가로 공세를 펼치다 보니 뭔가 대응을 한다는 것 자체가 더 비교될 여지가 있어 부담스럽다”면서도 “일단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의 성장세가 어디까지 계속될지,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어떻게 변화할지 지금은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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