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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장' 찾는 국민은행·하나은행·현대해상 콜센터 직원들, 첫 공동파업 나선 까닭

'성과급 잔치' 소외된 콜센터 상담사 결집…휴게시간, 처우 개선 요구로 확대

2023.10.05(Thu) 17:46:05

[비즈한국] 국민은행·하나은행·현대해상 콜센터 상담사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한시적 파업에 돌입했다. 각기 다른 금융회사 소속 콜센터 상담사들이 집단 파업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초 금융권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동안 상담사들만 지급 대상에서 배제된 것이 불씨가 됐는데 실적 압박, 열악한 업무환경 등에 대한 반발로 이어지면서 회사와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금융권 콜센터 상담사들이 성과급 차별 철폐와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공동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사당대로에서 열린 결의대회. 사진=연합뉴스


#성과급 논란으로 불 붙은 상담사 차별…연휴 직후 사흘간 총파업

지난 4일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현대해상까지 금융기관 세 곳의 콜센터 상담사들이 성과급 차별 철폐,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파업은 긴 추석연휴 이후 맞는 첫 영업일부터 사흘간 진행된다.

은행의 하청업체와 현대해상 자회사 소속 콜센터 상담사 150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콜센터 상담사들도 다른 직무와 동일하게 성과급을 지급하라”며 총파업을 선언했다. 구호에서 알 수 있듯 상담사들의 공동파업은 성과급 논란에서 출발했다. 상담사들은 올해 초 은행과 보험사가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하청업체 및 자회사 소속 콜센터 직원들을 차별했다고 주장한다. 매해 반복된 문제였지만, 고액 성과급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 정도로 금융권이 막대한 영업이익을 거두고도 상담사들을 배제하자 함께 문제 제기에 나선 것이다.

올해 초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 지급 규모는 지난해(1조 3823억 원)보다 늘어 1조 4000억 원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직원 수는 줄었는데 성과급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5대 은행의 성과급 규모는 2017년 1조 원을 넘어선 후 늘고 있는 추세다. 집회를 주최한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는 “고객 상담의 내용과 환경은 각기 다를지라도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배제됐다는 사실이 같았다”며 공동 파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사 앞에서 진행된 사전집회. 사진=강은경 기자


실제로 국민은행은 직원 성과급 280%, 특별격려금 340만 원을 지급한 반면 콜센터 상담사들에게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고, 하나은행의 경우에도 상담 업무를 담당하는 무기계약직에게만 성과급을 적용했다. 현대해상은 상담 업무를 분리한 현대씨앤알, 현대하이카손해사정 등 자회사 사무직 직원(400%)과 모회사 직원(750%)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면서도 자회사 소속 상담사들은 제외했다.

#참여도 1위 현대해상은 상담 업무에 ‘공백’

상담사들의 문제제기는 전반적인 처우 문제로 옮겨갔다. 이날 상담사들은 검은색 복장을 맞춰 입고 “상담사가 최일선 직원이다”, “민원인의 전화를 끊을 권리를 보장하라”, “진짜 사장이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원청사(하나·​국민)와 모회사(현대해상)에 책임을 물었다.

현장에서 만난 상담사들은 금융 업무 중 상담 업무만을 분리해 따지는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사 이 아무개 씨는 “상담 시 국민은행 소속이라고 인사하도록 하는데, 일 시킬 때만 국민은행 직원이고 다른 모든 대우는 하청 직원”이라며 “콜센터 상담사 없이 정말 은행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영업점 직원들의 명함으로 전화를 하면 콜센터가 전화를 받게 되는데, 상담사 입장에서는 고객 요청에도 연결을 하는 것이 곤란하다. 요청에 따라 영업점 직원에게 연결하더라도 평가 점수가 깎이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현대해상 본사 앞에서 열린 사전집회. 사진=강은경 기자

서울 종로구 현대해상 본사 앞에서 열린 사전집회. 사진=강은경 기자


이날 오전 각 사 앞에서 진행된 사전 집회에서는 회사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소속 상담사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거론됐다. 공통적으로 낮은 기본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은행과 국민은행 콜센터 지회는 각각 월 20만 원, 27만 원의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과 이견이 큰 상황이다.

장기·일반·자동차 보험 상담, 설계사 대상 업무지원, 완전판매 모니터링 등을 담당하는 현대씨앤알과 자동차 사고 접수나 긴급 출동 업무를 하는 현대하이카손해사정의 상담사들의 반발도 거세다. 여름휴가 격인 체력단련 휴가, 자녀 학자금 지원, 병가 사용 기간 등의 복리후생이 타 직군과 격차가 있다는 주장이다.

휴게시간 문제도 풀어야 할 문제다. 현대씨앤알의 경우 8시간 근무 중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휴게시간을 1분도 보장하지 않고 있어 안전보건공단의 관리지침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것. 현재는 8시간 근무 중 최소 5시간 30분 이상을 통화해야 하는데 서류로 업무 처리를 하는 시간이나 ‘진상’ 고객을 길게 응대하는 것 등은 고려하지 않고 감점 처리되고 있다.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현대씨앤알에는 지난 4월 첫 노조가 생겼다. 현대씨앤알지회 관계자는 “감점 기준이 세세하게 나뉘어져 있고 하루에 받아야 할 ‘기준 콜’ 수도 매일 소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며 “성과급 지급, 휴게 시간 확보와 함께 평가 기준 완화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담사의 파업 참여율이 가장 높았던 현대해상은 콜센터 업무 일부가 중단됐다. 사진=노조 제공, 현대해상 홈페이지


파업 참여도가 달라 회사별 상담 업무 공백에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여러 용역업체에 콜센터 업무를 위탁하고 있어 파업 충격이 덜한 반면, 자회사 콜센터 인원이 대부분 파업에 동참한 현대해상은 콜센터 업무 일부가 멈췄다. 노조에 따르면 현대해상 자회사에서는 약 800명 중 700여 명이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해상은 홈페이지 공지와 통화를 통해 콜센터 상담 업무 축소를 안내하고 있지만 파업 하루 만에 포털 내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상담원 연결이 불가능하고 청구 진행도 안 된다”, “겨우 연결된 직원은 안내를 못한다며 다시 연락하라고 한다” 등의 볼멘소리가 나왔다.

김현주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휴게시간 측면에서 현대해상이 다른 원청사에 비해 진전이 없다”며 “원래 이틀로 계획했던 파업을 하루 늘린 것도 회사들이 콜백(예약 등록)으로 상담을 미뤄 복귀 시 업무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개선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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