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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최초 탄소중립 선언' 현대건설, 재생에너지 사업 전망은?

지열·태양광·풍력발전 시공 경험 바탕, 직접 판매 뛰어들어…석탄전기보다 비싼 단가가 걸림돌

2023.03.22(Wed) 16:03:16

[비즈한국] 우리나라 상장 건설사 최초로 탄소중립을 선언한 현대건설이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사업에 뛰어든다. 태양광발전소와 풍력발전소, 지열발전소 등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설비 시공 실적을 쌓아온 현대건설은 2017년 국내에 시공한 서산태양광발전소를 자체 운영하고 있다. 건설사로는 처음 추진하는 PPA 사업은 무엇일까.

 

서산태양광발전소(사진)는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운영과 유지보수까지 도맡고 있다.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17일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내면서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사업 추진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전기공급사업과 소규모전력 중개사업을 정관 사업 목적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민법에 따라 법인은 정관으로 정한 사업 범위에서만 권리와 의무를 행사할 수 있다. 이를 벗어난 행위는 법적으로 권리능력이 없어 무효가 된다. 이 때문에 법인의 사업 목적 추가는 가까운 미래에 해당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건설 변경 정관은 23일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전력구매계약(PPA)이란 전력판매자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전력시장을 통하지 않고 사용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계약 방식을 말한다. 당초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전기는 전력거래소가 조성한 전력시장을 통해 한국전력공사에 전량 판매됐다. 일종의 도매상 역할을 하는 한전은 이 전기를 모아 일반고객에게 수송·판매해왔다. 하지만 그간 판매 전력이 에너지원별로 구분되지 않아 탈석탄을 추진하는 기업이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선별해 쓸 수 없었다. 이에 정부는 2021년 6월 한전이 중개하는 ‘제3자 PPA’를, 2022년 8월 전력판매자와 사용자 간  ‘직접PPA’ 제도를 도입했다.

 

현대건설이 PPA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그간 쌓아온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와 무관치 않다. 회사는 2018년 세계 최대 규모 지열발전소인 ‘인도네시아 사룰라 지열발전소(330MW)’를 성공적으로 준공한 데 이어  2019년 국내 최초로 유틸리티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한 ‘서산태양광발전소(65MW), 2020년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 실증 발전단지인 서남해해상풍력 실증단지를 차례로 시공했다. 현재는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제주 한림해상풍력발전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서산태양광발전소는 현대건설이 시공하고 운영과 유지보수까지 도맡고 있다. 이 발전소는 2019년 6월 상업 운전이 개시돼 현재 전력거래소에 전력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력중개사업은 기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개념으로 사업 계획은 주주총회 이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사업 개발부터 설계·시공 및 운영 경험을 보유한 현대건설은 재생에너지 전력중개거래 사업자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재생에너지 PPA 사업을 적극 추진해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비싼 판매 단가다. 석탄에너지보다 발전단가가 높은 재생에너지 특성상 PPA로 판매되는 전기는 현재 전력시장에서 구매하는 전기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50년까지 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동참하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으로선 구매 유인이 적은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체결된 PPA가 5건 수준인 것도 이런 이유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마저도 한전이 중개하지 않는 직접 PPA는 GS EPS와 LG전자의 계약이 유일하다.

 

김성수 한국공학대학교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는 “PPA 전력 판매자의 경쟁자는 결국 한전인데, 재생에너지 전력 판매자가 한전보다 전력을 싸게 파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전이 원자력발전소처럼 발전단가가 낮은 전원으로부터 전기를 값싸게 구매하고 있을 뿐더러 적자를 이어가는데도 수년간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기 때문”이라며 “RE100 참여 등의 이유로 재생에너지를 반드시 써야겠다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다수 기업이 비용을 이유로 PPA 도입을 망설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경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략시장과장은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점점 높아지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자는 글로벌 RE100 캠페인이 보편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PPA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생에너지 전기가 비싸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는 것을 알고 있다. 정부도 여기에 맞춰 제도적 걸림돌을 살펴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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