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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디즈니+ 광고 도입…OTT 살릴 묘수일까 악수일까

성장세 둔화 속 꺼낸 새로운 수익 모델이지만 일반 방송처럼 PPL 등 규제 가능성 높아

2022.08.17(Wed) 13:26:59

[비즈한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대표주자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도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한다.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넷플릭스는 광고가 노출되는 저가형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고,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월 7.99달러(미국 기준)의 기존 가격으로 계속 구독하려면 광고를 봐야 한다. 광고를 원치 않는다면 38% 인상된 가격인 10.99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구독료가 주된 수익원이던 OTT 업계가 광고 비즈니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 기반 마련을 기대하고 있다. 가격 장벽이 낮아지면 복수 이용자가 많은 OTT 시장에서 이용자 확보와 유지에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광고 도입이 OTT 규제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아직 국내 업계에서 관련 구상을 내놓은 사례가 없는데도 이미 방송 업계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회의적인 반응이다. 광고 없는 스트리밍에 호응했던 이용자의 이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요금제 도입은 OTT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광고를 적용한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인다. 광고 있는 OTT도 이용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 사진=이종현 기자

 

#코로나19 특수 끝나고 수익성 개선에 골몰…광고 요금​ 도입

 

10일(현지시각) 월트디즈니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디즈니플러스의 세 번째 요금 개편 계획을 내놨다. 12월 8일부터 기존 월 7.99달러에서 10.99달러로 가격을 올리면서, 인상 전 가격 그대로 구독하는 옵션도 포함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계속 이용하려면 광고를 보면 된다. 실적 발표 본문에는 미국 기준으로 명시돼 있어 당장 국내에 광고 요금제가 적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처음 ​지난 1분기에 ​구독자가 감소한 넷플릭스는 올해 안에 광고 기반의 새로운 저가형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스트리밍에 광고를 전면 도입한다면 기존 이용자의 반발이 예상되고, ‘광고 시청 시 완전 무료’ 버전을 운영한다면 가입자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정액료 수익을 유지하면서도 광고 매출을 확대할 황금비율을 찾고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도입 방식을 구체화하는 중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2023년 상반기 중 광고 요금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가입자를 늘리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 광고가 가입자 및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도입 시점을 묻는 질문에 넷플릭스 측은 “​아직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이 정확하게 정해진 사항이 없다. 논의 초기 단계”라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OTT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마다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성장세가 꺾인 넷플릭스는 대규모 구조조정이나 가입자 계정 공유 제한 등 여러 카드를 꺼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기존에 있던 광고를 떼어낸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까지 시장에 자리 잡을 정도로 쏟아지는 광고에 지친 부정 여론이 많지만, 수익성 확보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요금제 도입 이후 OTT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디즈니플러스 제공


#넷플릭스 파급력 어디에 견줄까…현대차도 광고 계약 관심 

 

이 같은 저가형 요금제 도입은 광고 노출을 통해 광고주로부터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한다는 광고 비즈니스 전략에 해당한다. 하지만 OTT가 광고에 발을 들이는 순간 ‘구독서비스’라는 성격에 변화가 생겨 규제 적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통신의 범주로 구분되는 OTT는 최근 규제 압박을 받고 있다. 방통위가 제정을 추진하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에 따르면 OTT는 다른 방송과 함께 시청각미디어서비스로 묶이게 된다. 업계는 “OTT와 레거시 미디어는 다르다”며 반대해왔지만 선두에 선 글로벌 기업들이 광고 사업을 시작할 경우 그 근거가 흔들린다. 그렇지 않아도 방송 업계는 재원 경쟁 속에서 현행 규제 체계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넷플릭스, 유튜브만큼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글로벌 광고 시장은 벌써부터 반응하고 있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넷플릭스 일부 프로그램에 자동차를 간접광고(PPL) 하는 방식 등을 고려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2억 2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가 광고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면 글로벌 기업으로서는 거부하기 힘든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국내에서 광고를 본격화하고 국내 OTT 업계도 광고요금제를 시작한다면, 방송 광고에 적용됐던 사전 규제가 OTT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미디어에 광고가 접목될 때는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불법의 가능성, 과대광고의 요소 등을 따지는 것이다. OTT도 광고 모델을 도입한다면 기존 미디어에 적용되는 똑같은 규제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스스로 규제 산업에 들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만큼 광고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국내 업계로서는 규제만 강화되는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OTT가 광고 기반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면 방송 산업과 같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앞으로 국내 기업들도 (광고 도입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보급과 모바일 산업이 가장 앞서 있다. 이 위에 구축된 광고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도 광고를 접목한 OTT 구독 서비스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고에서 자유로웠던 넷플릭스가 광고를 입은 후에도 이용자 호응이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까지 광고를 도입한다는 사실이 공개된 후 온라인에서는 부정적 여론이 이어졌다. 하지만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광고 요금제를 먼저 도입한 이상 국내외 OTT 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서용구 교수는 “광고 없이 시작한 OTT가 광고를 도입하고, 광고 수익 모델을 기반으로 탄생한 유튜브가 광고 없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현상이다. 소비자 인지도와 선호도가 확보된 상태에 이르자 수익 모델을 다변화해 수익을 키우려는 전략”이라며 “국내 업계에도 곧 같은 흐름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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