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레이더] 하늘 높은 줄 모르던 세종시 아파트값, 26주째 하락세

[비즈한국] #1 세종시 다정동 전용면적 101.72㎡(30.77평) 규모 가온마을1단지 아파트 한 세대가 25일 8억 1500만 원에 팔렸다. 직전 신고가인 지난해 8월 실거래가보다 2억 7500만 원, 직전 거래가인 5일 실거래가보다는 3500만 원 내린 가격이다.

#2 세종시 도담동 전용면적 84.98㎡(25.71평) 규모 도램마을1단지 아파트는 21일 6억 8200만 원에 매매됐다. 직전 신고가인 2020년 8월 실거래가보다 1억 3800만 원, 직전 거래가인 지난해 12월 실거래가보다 98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최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오른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사례다. 행정수도 이전 논의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26주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장기간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공급 물량 증가가 집값 하락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한국부동산원이 27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월 넷째 주(24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19% 내리며 26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5월 셋째 주부터 부침을 거듭하다 같은 해 7월 넷째 주 하락 전환했다. 고점이었던 5월 둘째 주 대비 하락률은 4.66% 수준이다.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2019년 11월 둘째 주부터 지난해 5월 둘째 주까지 79주간 51.1% 올랐다. 이 기간 전국과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12.03%, 12.48%로 세종시는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20년 7월에는 국회에서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이어지면서 주간 상승률이 한때 3%가까이 치솟았다. 

외지인 매수세도 크게 줄었다. 비즈한국이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등재된 아파트 매매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세종시 아파트 외지인 매수 비중은 5.95%로 전년 동월 대비 41.56%p 줄었다. 앞서의 집값 상승 기간에 세종시 아파트를 매수한 1만 8104명 중 43.4%은 세종시에 살지 않는 외지인이었다. 

세종시 아파트가격 하락 요인으로는 집값 상승 피로감과 정부 대출 규제, 공급 물량 증가 등이 꼽힌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 입주물량은 7668가구로 2020년 5655가구 대비 35.6%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2·4 부동산대책’ 후속 조치로 세종 원도심에 총 1만 3000가구 규모 신규 공공택지를 추가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김동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지부장은 “집값이 크게 치솟던 2020년만 해도 전국에서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지금은 매물이 나와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가 실종된 상황”라며 “기본적으로 아파트값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가 수요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이 전면 폐지되면서 일반 분양 물량이 증가한 것도 한몫을 했다”고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 주택통계부 관계자도 “세종시는 작년까지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고점 인식이 확산된 상황”이라며 “입주 물량이나 분양 물량이 계속 예정되다 보니 기대심리가 꺾이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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