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현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해 향후 전망을 Q&A로 정리해 보았다.
Q. 언제까지 현재의 불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가.
A. 불장으로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불장은 아니다. 거래량까지 폭발해야 불장으로 볼 수 있는데 현재는 단순히 신고가만 갱신되는 것이고, 신고가 갱신도 올라가는 지역과 단지들만 올라가고, 올라가지 않는 지역과 단지도 함께 있어서 지역별, 단지별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
Q. 상승하지 않거나 거래량이 많지 않은 것은 대출을 해 주지 않아서 못사는 것 아닌가? 총알만 장전되면 달려갈 준비가 되는 건데, 돈이 없어서 못사는 건지, 정부에서 판단하는 것처럼 대세 상승기가 꺾였기 때문인지 궁금하다.
A. 물론 대출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매수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 시세가 너무 올라 추격 매수를 못하기도 한다. 지금 시장이 과거와 다른 것은, 거래량이 줄면 가격이 빠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금 시장은 그렇지 않다. 가격이 빠지려면 매물이 쌓여야 한다. 그런데 시장에 쌓인 매물이 줄다 보니 매물보다 매수 대기자가 많아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거래될 때마다 신고가가 갱신되고 있다.
이사를 꼭 해야 하는 집들이 일정량 있고, 이런 경우 이전 거래가 대비 더 높은 가격에도 매수를 해야 하므로 거래량이 급감해도 신고가는 갱신되고 있다. 한동안 이런 상황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자가든 임대든 이사를 꼭 해야 하는 집들이 일정 시기에 일정량이 존재한다. 그 수요보다도 매물이 없다는 것이다. 그 정량이 해소될 때까지 매매든 전세든 신고가는 계속될 것이다.
Q.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계속되고 있다. 공급을 많이 하겠다는 확실한 사인을 줄 것인데, 왜 시장에서 가격이 떨어진다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가.
A. 가격이 빠지려면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아야 한다. 현재 시장에 매물이 적기 때문에, 당장 이사할 가구가 100만 가구라고 했을 때 매물의 숫자가 100만 가구가 안 되면 가격이 떨어지기 어렵다. 거래 가능 물량이 80만 가구라면 불가피하게 경쟁을 해야 한다. 결국 희망하는 지역 내 단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돈을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 최근 굉장한 인기를 끄는 오징어 게임에 빗대면, 이기는 세대는 원하는 세대로 이사를 할 수 있고, 지는 쪽은 다른 지역이나 단지를 선택해야 한다.
현재 거래 추세들을 보면, 서울의 거래량은 미미하다. 왜냐하면 경기, 인천으로 이사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에 사는 사람이 이사가고 싶어도 집을 파는 순간 그 집도 다시 선택하지 못하는 조건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복지부동을 하고 있고 시장에 나올 매물이 없다. 서울에 들어와야 할 가구는 기존에 서울에 있던 세대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고, 서울에 거주하던 가구도 추가적으로 돈을 지불할 수 없으면 경기도나 인천으로 (이런 표현이 좀 그렇지만) 밀려나고 있다. 최근 경기와 인천의 집값이 많이 올랐던 이유다.
Q. 시세 변화를 거의 뉴스에서 볼 수 없었던 경기 동두천, 이천, 인천 동구, 중구의 상승폭이 높아졌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A. 정상적인 시장이었다면 크게는 오르지 않았을 지역이다. 신규 입주 물량도 줄었고 기존 물량도 시장에 나오지 않다 보니 결국 조금 더 저렴한 곳 중에서 실제 매물이 있는 곳을 찾다 보니, 경기도나 인천의 외곽지역 물건까지 수요가 미치게 된 것이다. 인천에서 동구가 가장 저렴한 지역이고, 경기도에서 언급한 지역들을 보면, 서울 북쪽 지역의 시세 변화는 크지 않았는데, 가장 가까운 의정부는 이미 크게 상승했고, 의정부 북쪽 양주 역시 많이 올랐으며, 결국 양주 북쪽에 있는 동두천까지 오르고 있다. 경기 남동부 쪽으로는 이천, 여주까지 상승하고 있다. 과거에는 뉴스에 부동산 상승 지역으로 등장조차 하지 않던 지역까지 오르고 있다는 것은 현재 수도권 매물난, 이사난이 심각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Q. 매매 가격이 서울, 경기, 인천의 방사형으로 오름세가 나타났는데, 현재는 전세 시세도 유사하게 많이 올랐다. 전세는 왜 이렇게 오르나.
A. 같은 이유다. 더군다나 전세는 투자수요가 아니다. 매수하는 것은 자가 목적도 있고 투자목적도 있을 텐데 전세는 순수하게 거주목적이다. 전세는 통상 매매가보다는 덜 오른다. 상승률이 낮다는 의미다. 매매가가 상승률이 3%면 전세금은 1~2%수준으로 상승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2020~2021년도 시세 상승률을 보면 전세상승률과 매매상승률이 거의 같다. 현재 매매시장이 투자시장이라기보다는 실거주시장이라는 의미다. 전세 시세가 그만큼 많이 오르는 것은 이유는 딱 하나다. 전세매물이 없어서다.
Q. 결국 수급문제인가.
A. 전세 물량을 급격하게 축소시켰던 가장 큰 원인은 임대차 2법의 시행이었다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싶은 세입자들은 희망하는 지역의 전세 매물이 없어 살던 지역에 눌러 산다. 결국 계약갱신청구권을 쓰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시장 순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매매 시장과 같이 세입자도 이사 가지 못해 차선책으로 다시 그 지역에 살게 되는 경우가 증가했다. 매물이 나오지 않다 보니 추가적으로 전세 가구로 들어와야 되는 가구가 현재 가장 큰 곤란을 겪고 있고, 전세 매물이 극히 적다 보니 이전 전세자들보다 더 많은 전세금을 지불한 경우만 들어올 수 있게 됐다. 지불할 수 없는 가구는 같은 이유로 인천 경기도에서 거주할 전셋집을 찾을 수 밖에 없게 됐다.
Q. 이러한 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나.
A. 매매든 전세든 시장에 매물이 많아야 안정된다. 시장에 매물이 많아지려면 둘 중에 하나여야 한다. 신규 입주 물량이 많거나 기존 매물들이 시장에 많이 나와야 한다. 신규 입주 물량은 2020년을 단기 고점으로 향후 3년 동안은 무조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난 3년 동안 공급을 안 했다. 이 부분은 방법이 없다. 그래서 최근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을 서두르고 있고,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단기간 공급할 수 있는 주거형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당분간 방법이 없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시장 거래 가능 매물이라도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도 현재 정책을 변경하지 않는 이상 어렵다. 다주택자 양도세를 중과하지 않아야 매도를 할 텐데, 82.5%의 양도세를 내면서 매도할 다주택자는 없을 것이다. 양도세율을 변경하지 않는 이상 매매 물건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다.
전세 물량은 다주택자가 전세로 공급하는 매물이 많아야 하는데, 임대차 2법이나 세금, 대출 규제로 다주택자를 압박하다 보니 다주택자가 급감하고 있다. 결국 시장에 나올 전세 매물 공급자도 줄고 있다. 전세 매물이 추가적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높지 않다. 결국 매매 물량이든 전세 물량이든 특단의 정책적인 변화가 있지 않고서는 2022년 시장까지는 현재의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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