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취임 후 서울시 공무원 출신 시립대 초빙교수 2배 늘었다

[비즈한국]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2019년까지 서울특별시 퇴임 공무원 19명이 서울시립대학교 초빙교수에 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첫 취임 이듬해인 2012년부터 따졌을 때 연평균 서울시 공무원​ 2.4명이 퇴임 후 시가 운영하는 공립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셈이다.

전임 오세훈 시장 재임기간 5년과 비교했을 때 연평균 임용 인원이 1명에서 2.4명으로, 서울시립대에 임용된 초빙교수 중 서울시 퇴임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12%에서 20%로 늘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립대가 서울시 공무원의 재취업 일자리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퇴임 공무원 19명 시립대 초빙교수 임용…17명은 3급 이상 고위직

비즈한국이 서울시립대에 정보공개 청구한 ‘서울시 및 유관기관 출신 서울시립대 교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 첫 취임일인 2011년 10월부터 지난 2019년까지 서울시 및 서울시의회 퇴임 공무원 총 19명이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됐다. 취임 이듬해인 2012년부터 따졌을 때(2011년 해당자 없음) 서울시립대에 임용된 총 초빙교수 97명 중 20%가량이 서울시 퇴임 공무원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상 지방의회 사무직원의 임명권한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기 때문에 서울시의회 공무원도 서울시 공무원으로 통칭할 수 있다.​

박 시장 취임 후 서울시립대 교수로 임용된 서울시 퇴임 공무원은 연도별로 2012년 4명(전 서울시 주택본부장, 전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전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2013년 1명(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2014년 0명, 2015년 3명(전 서울시 복지건강본부장,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전 서울시의회 전문위원), 2016년 3명(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전 서울시 도시안전본부장, 전 서울시 복지본부장), 2018년 4명(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전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전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2019년 4명(전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전 서울시 복지정책실장, 전 서울시 도시교통실장, 전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실장)이다.

 

박 시장 재임기간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서울시 퇴임 공무원 19명 중 17명은 3급 이상 고위공무원으로 나타났다. 직급별로 2019년까지 차관급(서울시 부시장) 6명, 1급 관리관급(서울시 실·본부장 및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공무원 11명이 퇴임 후 서울시립대 초빙교수가 됐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2015년과 2019년 각각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양 아무개 전 서울시의회 전문의원과 박 아무개 정책연구실장 등 나머지 둘의 직급은 4급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재임기간인 2006년 7월부터 2011년 8월까지는 서울시 퇴임 공무원 5명이 초빙교수로 임용됐다. 취임 이듬해인 2007년(2006년 해당자 없음)부터 따졌을 때 5년간 임용된 총 초빙교수 42명의 12% 수준이다. 연도별로 2008년 2명(서울시 감사관, 서울시 행정1부시장), 2009년 1명(서울시 물관리국장), 2010년 1명(서울시 행정2부시장), 2011년 2월 1명(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초빙교수에 임용됐다.

#간부인사 때 물러난 고위공무원에게 일자리 알선?

지난 20일 기준 서울시립대에 초빙교수로 재직 중인 서울시 퇴임 공무원은 8명이다. 학과별로 도시공학과 1명(이 아무개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행정학과 2명(김 아무개 전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박 아무개 전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교통공학과 1명(김 아무개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사회복지학과 2명(장 아무개 전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황 아무개 전 서울시 복지정책실장), 국제도시과학대학원 1명(고 아무개 전 서울시 도시교통실장), 도시과학연구원 도시의정발전연구센터 1명(박 아무개 전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실장)이다. 

이들의 서울시립대 초빙교수 임용 시점은 서울시 공무원 퇴임 시기와 맞닿아 있다. 8명 중 고위공무원 6명은 서울시 간부급 인사 즈음 공직에서 물러나 몇 달 뒤 초빙교수 자리에 올랐다. 서울시가 간부 인사를 앞두고 스스로 물러난 고위공무원에게 퇴임 후 일자리를 알선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각각 2018년 7월, 8월, 9월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김 아무개 전 기획조정실장과 김 아무개 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장 아무개 전 서울시의회 사무처장은 민선7기 첫 간부급 인사를 앞두고 2018년 6월 서울시 행정국에 사표를 제출했다. 2018년 6월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행정국으로부터 “(사표를)제출해달라”고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7월 같은날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박 아무개 서울시의회 사무처장과 황 아무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 고아무개 서울시도시교통실장도 같은날 공무직 사표를 제출했다. 서울시는 2019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위해 조기 사퇴한 윤아무개 전 행정1부시장 후임으로 강 아무개 기획조정실장을 청와대에 임용 제청했는데, 당시 윤 전 부시장과 함께 시정을 이끈 이들 1급공무원 세 사람은 박원순 시장과 면담 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보도됐다.

2019년 10월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로 임용된 박 아무개 서울시의회 정책연구실장은 고위공직자가 아니지만, 당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유추할 때 임용 최소 6개월 전까지 서울시의회에서 일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립대 “공정한 절차 거쳤다”…​서울시 “​현장경험자 초빙하는 추세”​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각 대학은 ‘조교수 이상의 자격기준을 갖춘 사람 또는 이에 준하는 해당 분야 경력을 보유한 사람으로서 특수한 교과를 교수하기 위한 사람‘을 초빙교수로 임용할 수 있다. ‘특수한 교과’는 대학별로 교육과정의 특성에 따라 학칙(정관)으로 정해 운영한다.

서울시립대는 신규 교원을 임용할 때 공개채용 절차를 거친다. 지원자는 기초심사-전공심사-면접심사를 받게 되는데, 단계별로 학교가 꾸린 심사위원회가 이들을 심사한다. 기초 및 전공심사를 진행하는 일반심사위원회는 학과 교수 4인과 교외 심사위원 2인이, 면접심사위원회는 총장과 학장, 교무처장, 학과장이 참여한다.

서울시립대 교무과장은 “학교 내부 규정에 따라 비전임교수 자격 기준에 맞는 지원자를 일반심사위원회, 면접심사위원회의 심사 등​ 절차를 거쳐 임용했다. 대부분 초빙교수 수요가 있는 단과대학에서 채용을 진행했고 학교 교무과는 이런 부분을 총괄했다. 초빙교수 임용 과정에서 절차적인 부분에서는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원 채용은 교육부 감사과정에서 많이 들여다보는 부분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다. ​특정 인사의 채용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전국 유일의 4년제 공립대학이다. ‘서울시립대학교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서울시 산하 ‘서울시립대학교운영위원회’는 서울시립대학교 운영과 관련한 중요한 사항을 심의·조정한다. 중요사항은 △교원 임용을 포함해 △대학교의 중·장기 발전방향 △교육기반시설의 확충을 위한 투자사업 △학사행정의 효율적 운영방안 △그 밖에 대학교 운영상 시장 또는 총장이 심의를 요구한 사항을 말한다.

2019년 5월 2년 임기로 꾸려진 서울시립대학교운영위원회에는 현재 박원순 서울시장(위원장), 진성준 서울시 정무부시장(부위원장), 강태웅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권오병 서울시립대 총동창회장, 남진 서울시립대학교 기획처장, 박인석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백은옥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서왕진 서울연구원장,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원윤희 서울시립대학교 총장, 이복실 미래여성연구소 대표, 이태성 서울시의원, 이호대 서울시의원 등 13명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위원장 1명을 포함해 시 관계공무원, 시의회 의원, 대학교 교원 및 각계 인사 중에서 15명 이내로 임명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 조직담당관은 “교원 임용은 시립대학교 고유 권한으로 서울시가 관여하지 않는다. 다만 전임 시장 재직 당시 초빙교수 운영 추세는 지금과 많이 다른 듯하다. 예전에는 내부 연구 교수 위주로 대학이 운영됐다면 최근의 추세는 현장 경험이 많은 분을 초빙교수로 임용하는 추세다. 서울시립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이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초빙교수 숫자가 1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고 하는데 사실은 더 느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서울시 출신을 떠나서 다른 대학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있어서 언급할 부분이 아닌 거 같다”며 “서울시 인사는 예측가능성을 고려해 매년 상하반기 총 두 번 정기 인사를 한다. 퇴직과 정년퇴직 기준일도 정하기 때문에 퇴직 일자가 같을 순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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