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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아침 차려줘야 진짜 고급 아파트?

아파트 '질적 상품' 시대로 진입, 각종 서비스 포함 프리미엄 더해야 제대로 된 시장가치

2019.05.27(Mon) 14:19:05

[비즈한국] 아파트 시장도 질적인 시대로 진입했다. 2010년 전후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은 후부터 양적 공급을 넘어 질적 공급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서울의 아파트 시장은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찾기 시작했다. 이전에 없던 아파트 관련 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아파트는 비싸질 수밖에 없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3.3㎡(약 1평)당 2000만~3000만 원 대에서 5000만 원 이상의 시장으로 빠르게 넘어간 이유다. 

 

이전 칼럼에서 소개한 다양한 주차장 사례도 질적 요구의 일종이다(관련 기사 [부동산 인사이트] 구축 아파트는 '주차장'부터 체크하라). 기존 아파트 시설을 업그레이드한다 해도 한계는 있다. 지상 주차장을 지하 주차장으로 만들 수는 없듯 말이다. 이런 시설, 서비스의 차이는 가격 차별화를 끊임없이 가속화한다. 

 

조식 서비스, 카 셰어링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서울 성수동 트리마제 아파트. 사진=박정훈 기자

 

최근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식사가 제공되는 아파트는 많은 주부의 바람이었다. 2010년 이전까지 조식 서비스에 대한 시장 수요는 많지 않았다. 1인분 5000원 이상에 대한 가격 저항감도 있었고, 조식 수준에 대한 만족도도 높지 않았다. 조식 서비스를 제공했던 아파트 대부분이 중도 포기했다. 

 

하지만 최근 가격 수용도가 높아지고 맛과 품질에 대한 만족도도 올라가면서 조식 서비스 아파트는 호평과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정식 백반이 아니라 유명 브랜드의 전문 업체가 운영해 호텔 조식 수준의 퀄리티를 표방한다. 테이크아웃도 가능해 추가 금액을 내면 깔끔한 도시락 포장을 해주기도 한다.

 

최초의 조식 서비스는 아침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2인 맞벌이 세대를 타깃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 이용 고객층을 분석해 보면 2인 맞벌이 세대뿐 아니라 은퇴 가구, 학자녀가 있는 3~4인 가구 등 거의 모든 세대가 이용 중이다. 특히 등하교 하는 학생이 있는 세대에서 선호도가 높다. 

 

모든 지역이 아파트 시장에서 질적인 서비스를 요구하는 건 아니다. 새 아파트 공급에 만족하는 지역도 많다. 하지만 시세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지역에서는 조식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서울은 물론 부산, 대구에 이어 울산, 대전, 광주에서도 조식 서비스 아파트가 등장했다. 

 

조식 서비스의 가치가 얼마나 될까. 서울 반포동의 반포리체는 조식 서비스가 제공된 직후 아파트 시세가 주변 아파트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112㎡(약 34평) 기준, 조식 서비스 제공 이후 매매가는 2억 원이 올랐다. 조식 메뉴가 유명한 대구 수성구 SK리더스뷰는 3.3㎡(약 1평)당 3000만 원 전후로 ​대구에서 가장 시세가 높다. ​

 

대한민국 아파트 시장에는 다양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고급 카 셰어링 서비스가 제공되는 아파트도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성수동 트리마제는 벤츠, 랜드로버는 물론 전기차 테슬라까지 셰어링 서비스로 제공한다. 거주민이라면 일반 렌트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고덕동의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도 카 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동산, 그리고 아파트라는 공간은 상품가치만으로 정확한 가치평가를 할 수 없다. 조성 원가에 큰 의미가 없는 시대다. 토지 구입비에 건축비를 합한 개념으로 아파트 가격을 이해하면 적정 가격을 산출할 수 없다. 

 

입지가치만으로도 원가를 넘을 뿐 아니라 조식, 카 셰어링 등 서비스를 포함한 프리미엄 가치를 더해야 진짜 시장가치를 추정해 낼 수 있다. 단순 상품가치만 따지면 아파트 가격은 거품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서비스 가치는 아파트 시장에서 다양하게 평가될 것이다.

 

질적인 아파트 상품 시대, 소비자의 요구사항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부동산 관련 기관 및 건설사는 이런 질적 부동산 시장의 니즈를 어떻게 반영할지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할 아파트는 있다’(2019)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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