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장이 최근 1년 새 20% 가까이 증가한 가운데, 늘어난 사업장 5곳 중 1곳이 양천구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이 속도를 내면서 양천구 정비사업장은 11곳에서 23곳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던 9개 단지가 새로 합류한 영향이 컸다.

서울 정비사업 1년 새 19% 증가…양천 증가폭 ‘최대’
비즈한국이 서울시 정비사업 추진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서울시 정비사업장은 358곳으로 1년 전인 지난해 6월보다 58곳(19%) 늘었다. 최근 1년간 늘어난 정비사업장 수는 지난 3년간 전체 정비사업장 증가분 82곳의 71%에 해당한다. 최근 들어 증가세가 한층 가팔라진 셈이다. 이번 정비사업장 집계에서 도심·상업지역 정비 비중이 큰 도시정비형 재개발은 제외했다.
자치구별로는 양천구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6월 11곳이던 양천구 정비사업장은 올해 6월 23곳으로 12곳(109%) 늘었다. 서울 전체 증가분의 21%로, 1년 새 늘어난 서울 정비사업장 5곳 가운데 1곳이 양천구에서 나온 셈이다. 이 밖에 강동구가 9곳에서 17곳으로 8곳, 은평구가 8곳에서 13곳으로 5곳, 영등포구가 26곳에서 30곳으로 4곳 늘어 뒤를 이었다.
양천구 증가세는 사실상 목동신시가지 아파트가 이끌었다. 지난해 6월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은 6·8·12·13·14단지 등 5곳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9곳이 추가돼 1~14단지 모두가 이름을 올렸다. 새로 합류한 1·2·3·4·5·7·9·10·11단지 9곳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 사이 잇따라 정비구역 지정을 마쳤다. 지난 1년간 양천구 전체 증가분의 75%, 서울 전체 증가분의 16%를 차지한다.
목동신시가지 이외에 새로 이름을 올린 양천구 정비사업은 목2동 232번지 일대와 신월5동 77번지 일대 재개발, 신월시영 재건축 등 3곳이다. 목2동 232번지 일대는 추진위원회, 신월5동 77번지 일대와 신월시영은 조합설립 단계까지 진입했다. 목동신시가지 외 사업도 늘고 있지만 양천구 신규 사업 12곳 가운데 9곳이 목동신시가지인 만큼 최근 증가세의 무게중심은 목동에 쏠렸다.
사업 규모도 상당하다. 목동신시가지 1~14단지는 현재 2만 6629가구에서 4만 7438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사업이 완료되면 아파트 2만 809가구가 순증한다. 현재 목동신시가지 가구 수 78%에 해당하는 물량이 추가되는 셈이다. 올해 6월 기준 양천구 23개 정비사업의 계획 가구 수를 모두 합친 6만 500가구 가운데 목동 14개 단지가 78%를 차지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서울 정비사업장 증가는 서울시가 신속통합기획 등을 통해 정비사업 활성화를 유도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사업장마다 면적 차이가 커 단순한 사업장 수만으로 규모 증감을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목동은 기존 용적률이 낮고 대지지분이 큰 데다 조합원과 지자체의 추진 의지도 강해 사업 여건이 좋고 추진 속도도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30조 원 시장에 건설사 촉각…시공사 선정 6단지 ‘유일’
목동 재건축이 일제히 궤도에 오르면서 건설업계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14개 단지 전체 재건축 공사비를 약 30조 원으로 추산한다. 일찍이 DL이앤씨와 GS건설은 각각 목동6단지와 옛 KT부지 ‘목동윤슬자이’ 사업 과정에서 목동에 홍보공간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향후 수주를 염두에 두고 홍보공간을 열었고, 롯데건설도 오는 10월 홍보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시공사를 선정한 곳은 6단지가 유일하다. DL이앤씨는 두 차례 단독 응찰로 입찰이 유찰된 뒤 지난 6월 공사비 1조 2868억 원 규모인 6단지 사업을 따냈다.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제안한 DL이앤씨는 6단지를 교두보 삼아 추가 수주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목동6단지는 재건축 후 최고 49층 14개 동, 2173가구로 거듭날 계획이다.
후속 단지들도 시공사 선정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10단지는 지난달 26일 시공자 선정 입찰에 두 차례 단독 응찰한 현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수의계약 절차를 밟고 있다. 12단지는 GS건설 단독 응찰로 1차 입찰이 유찰된 뒤 재입찰에 들어가 오는 10월 26일 2차 입찰을 마감한다. 13단지도 삼성물산 단독 응찰로 첫 입찰이 유찰돼 재입찰 공고를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본입찰을 마친 목동신시가지 정비사업장 가운데 수주전이 성사된 사례는 없다. 여러 대형사가 목동 일대에서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실제 입찰에서는 무리한 수주 경쟁을 피하는 모습이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입찰보증금 등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사업성과 수주 가능성을 따지는 선별 수주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첫 입찰 마감을 앞둔 8단지는 수주전 가능성이 남아 있다. 지난달 시공사 선정 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는 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DL이앤씨·GS건설 등 4개사가 참석했다. 8단지 예정 공사비는 약 1조 1119억 원으로 오는 22일 시공자 선정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복수 업체가 실제 입찰에 참여할 경우 목동신시가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처음으로 경쟁입찰이 성립하게 된다.
나머지 목동신시가지 대부분 단지는 시공사 선정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7단지는 지난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데 이어 8월 서울시 통합심의를 신청하는 등 후속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고, 14단지 등도 시공사 선정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정비사업 증가세를 주도한 목동에서 향후 건설사들의 관심이 실제 경쟁입찰로 이어질지가 하반기 서울 정비사업 수주시장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목동은 기존 용적률이 낮아 일반분양 물량이 많고 사업성도 좋다”며 “건설사는 정비사업을 평가할 때 수익성·랜드마크 가능성·추가 수주 가능성 등을 보는데 보통 하나만 갖춰도 된다. 목동은 14개 단지가 거의 세 가지를 다 갖췄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목동은 사업성이 좋고 규모가 큰 데다 주거 선호도와 교육환경도 뛰어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