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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폭락에 대출 빗장까지…
2030 “빨리 산 사람이 승자”

‘2030 영끌 매수자’ 덮친 이중 공포…마이너스 통장, 한 달 새 1조 넘게 늘어

[비즈한국] 지난 6월 서울 동작구의 한 아파트를 11억 원에 매매 계약한 30대 초반 A 씨 부부는 주식앱을 볼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 현재 전세보증금과 주식 투자액 5억 원 정도를 활용해 이른바 ‘풀 대출’로 집을 사기로 했는데, 잔금 두 달여를 앞두고 주식에서 1억 원 가까이 손해가 발생했기 때문. 

가까스로 중도금은 치렀지만 취득세와 복비, 수리 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도 활용하기로 했다. 1억 원가량 마이너스 통장으로 돈을 확보해 집 계약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출 금액이 5억 원이 넘는데 빡빡해진 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할지, 그 사이 주식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지 걱정에 잠을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다는 게 A 씨의 하소연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주식은 하락하는데 집은 사야 하고… 

주식 시장이 급락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주요 고객층’인 2030세대에 비상이 걸렸다. A 씨 부부처럼 주식으로 자산을 늘린 뒤 부동산을 매수하려던 계획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

실제 한 언론사가 미래에셋증권 100만 원 이상 보유 고객 계좌의 올해 상반기 연령대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10대 투자자와 10대 미만 투자자의 수익률이 30~40%로 가장 높았다. 50대와 60대는 29%, 40대는 27%를 기록한 가운데 2030세대의 수익률은 20%대 초반으로 가장 낮았다.

문제는 2030세대가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었다는 점이다. 올해 5월 경기도에서 집을 사들인 사람 3명 중 1명 이상이 2030세대였으며, 특히 매수자 평균 나이가 37세인 동탄에서는 이들의 매수 건수가 1년 새 3.7배로 늘어났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5월 2030세대의 경기도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소유권이전등기(매매) 건수는 1만 534건으로 집계됐다. 매수인 가운데 2030세대 비중은 38.0%에 달했다. 2021년 이후 최근 5년 새 두 번째로 높은 수치(1위, 2024년 12월 38.5%)다.

서울은 30대 매수 비중이 더 높다. 한국부동산원의 주택매입자 연령대별 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중 30대 매수 비중은 41.2%를 기록하며 전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10채 중 4채는 ‘30대’가 매수하고 있는 셈이다.

대출까지 조이자 전전긍긍 

주식은 하락하는데, 시중은행들은 전방위로 대출 빗장을 잠갔다. 2030세대가 불안에 떠는 이유다. KB국민은행은 1인당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대폭 줄이고, 우리은행은 지점당 월 주담대 한도를 10억 원으로 제한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10억 원으로 조였다가 올해 들어 30억 원으로 숨통을 터줬던 한도를 불과 반년 만에 다시 3분의 1 수준으로 줄인 것이다. 다른 은행들도 대출 모집인을 활용한 대출 신청 등을 제한하는 등 올 하반기 대출 오픈런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다 보니 마이너스 통장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5대 은행의 7월 말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44조 4669억 원으로 6월 말보다 1조 1857억 원 늘어났다. 2022년 8월(44조 7699억 원) 이후 최대치다.

A 씨 부부는 “잔금 한 달 전에야 대출 가능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워낙 대출 금액이 크다 보니 걱정이 많다”며 “은행에 문의를 해도 ‘잔금 앞두고 다시 연락을 줘야 가능 여부를 알 수 있다’는 답만 돌아온다”고 토로했다.

올해 초 경기도 용인에 아파트를 매수한 20대 후반 삼성전자 직원 B 씨는 “최근에 회사 동기들로부터 ‘집을 빨리 사서 부럽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주식 시장도 어렵고 대출도 받기 쉽지 않다 보니 미혼인 동기들 사이에서 투자에 대한 고민이 많다. 아파트를 풀 대출로 빨리 매수했던 사람이 ‘승자’인 상황이라고 얘기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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