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올해 3분기 나란히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비용에 따른 기저효과가 실적 반등에 크게 작용했다. 기존 이동통신사업의 성장세가 제한적인 가운데 양사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고객 수요를 안정적인 매출로 연결하고 투자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실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른다.

영업이익 급증했지만…일회성 비용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 4973억 원, 영업이익 552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1%, 1040.3%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4118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이 11배 이상 늘어난 데에는 지난해 유심 정보유출 사고에 따른 비용 부담이 사라진 영향이 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분기 고객 감사 패키지 등 사고 수습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484억 원까지 감소했다. 올해는 이 같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반등했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 9천813억원, 영업이익 2천 976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0.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4.1% 증가했다.
지난해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 부담이 사라진 영향이다. 사업 구조 효율화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실제 별도 기준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31.0% 감소했다.
한편 KT는 다음 주 중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달 집계한 증권사 전망치에 따르면 통신 3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 36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AI 데이터센터 매출 나란히 증가…기업사업 성장동력으로 부상
통신사들은 이동통신사업의 성장 둔화를 보완하기 위해 AI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AI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5G 보급률이 80%를 넘어서면서 가입자 증가를 통한 매출 확대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기업 고객의 AI 인프라 수요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모두 3분기 AI 데이터센터(AIDC)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다만 SK텔레콤은 신규 계약 전환에 따른 일시적인 매출 공백으로 전 분기보다 AIDC 매출이 감소한 반면, LG유플러스는 코로케이션과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SK텔레콤의 3분기 AIDC 매출은 12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해저케이블 트래픽 증가가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다만 전 분기 1362억 원보다는 7.4% 감소했다. GPUaaS(서비스형 GPU) 사업의 신규 장기계약 전환 과정에서 일시적인 매출 공백이 발생한 영향이다.
AI B2B·B2C 사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해당 부문 매출은 7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전 분기 대비 14.2% 증가했다. 클라우드 사업의 신규 수주가 성장을 이끌었다. SK텔레콤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에이닷과 기업용 AI 서비스에 적용하고, 통신과 AI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IDC가 기업인프라 부문의 성장을 견인했다. 3분기 기업인프라 매출은 47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했다. 이 가운데 AIDC 매출은 1317억 원으로 27.7% 늘었다. 데이터센터 공간과 설비를 임대하는 코로케이션 사업과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매출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솔루션 매출은 AI컨택센터(AICC) 사업 성장에 힘입어 3.4% 증가한 1244억 원, 기업회선 매출은 5.7% 늘어난 216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서비스수익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기업인프라 사업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AIDC 증설 앞당기는 통신사들…장기 계약·투자 효율성에 주목
양사는 AI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규 대형 AIDC 구축이 본격화하면서 고객 수요를 얼마나 확보하고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를 위해 신규 고객 확보와 투자 재원 마련에 나섰다. 지난 7월 설립한 SK하이퍼는 울산에서 데이터센터 일부 용량에 대한 건축 허가를 획득했으며 글로벌 사업자 3~4곳과 구체적인 사업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울산 외 복수의 후보지에서도 부지 확보와 고객 유치를 추진 중이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외부 자본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 개발에 필요한 투자비 상당 부분을 재무적 투자자 등 외부 자금으로 조달해 직접 투자 부담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초기 가동 물량에 대한 고객 수요를 확보하고 인허가 및 구축 절차를 거쳐 2029년 하반기부터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오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여명희 LG유플러스 CFO 역시 컨퍼런스콜에서 “국내 산업 전반의 AI 도입이 가속화됨에 따라 당사의 AI 투자도 기존 계획보다 속도를 내고 있다”며 “특히 투자 비중이 높은 AIDC는 견조한 고객 수요를 바탕으로 증설을 앞당기고 있다”고 밝혔다.
설비투자액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 CFO는 올해의 경우 지난해에서 이연된 투자와 5G 단독모드(SA) 관련 네트워크 투자가 집행되면서 설비투자액이 전년 대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파주 AIDC 증설 속도와 투자 규모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올해보다 설비투자액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