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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2분기 또 최대 실적…
영업이익 60조 넘었다

“100원 팔아 76원 남겨” 지난해 영업익, 한 분기 만에 달성…시장 전망치보다 소폭 낮아

[비즈한국]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60조 원을 넘기며 또 한 번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47조 2063억 원)을 한 분기 만에 13조 원 넘게 웃도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60조 원을 넘기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사진=생성형AI

SK하이닉스는 29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79조 3187억 원, 영업이익 60조 5426억 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순이익은 93조 9226억 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6.8%, 영업이익은 557.2% 늘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 50.9%, 영업이익 61.0% 증가하며 1분기에 세운 최대치를 석 달 만에 다시 썼다.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71.5%)보다도 4.8%포인트 더 올랐다. 매출 100원 중 76원을 이익으로 남겼다는 뜻인데, 일반 제조업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수치다. HBM에 더해 D램·낸드 범용 제품 가격까지 전 분기에 이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AI 서버용 D램·eSSD 같은 고부가 제품 비중이 늘면서 제품 구성 자체가 개선된 영향이다. 이미 지어놓은 설비에서 가격과 판매량이 동시에 오르다 보니 늘어난 매출의 상당 부분이 그대로 이익으로 잡히는, 전형적인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풀이된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1조 8950억 원으로 반기 기준 처음 100조 원을 넘어섰고, 누적 영업이익도 98조 1529억 원으로 100조 원에 근접했다.

다만 이번 실적은 시장 기대에는 다소 못 미쳤다.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63조 5000억 원)와 비교하면 4.7% 낮은 수준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HBM 공급 부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여서, 사상 최대 실적조차 눈높이를 넘지 못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순이익의 경우 93조 9226억 원으로 영업이익보다 33조 원가량 많고 매출 규모마저 넘어섰다. 재무구조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 대비 33조 6000억 원 늘어난 88조 원, 차입금은 7000억 원 줄어든 18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순현금은 69조 4000억 원으로 늘었는데, 1분기(약 35조 원)와 비교하면 두 배 가까운 증가폭이다. 곽노정 대표가 올 초 주총에서 밝힌 ‘순현금 100조 원’ 목표도 예상보다 빨리 채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해 하반기 생산을 본격 확대한다. 사진=SK하이닉스

시장에서는 이런 재무 여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4분기 중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추가 주주환원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유진투자증권은 LTA 세부 내용 발표와 이런 조치가 맞물리면 장기 실적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밸류에이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요 기반도 넓어지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핵심 고객을 포함해 10여 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 협상을 마무리했고, 다른 주요 고객사와도 추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서비스 수익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수요 성장세가 계속될 거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HBM4의 양산 출하를 시작해 하반기 생산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상반기 샘플 공급을 마친 HBM4E도 최적화된 공정을 적용했고, AI 서버용 저전력 메모리 모듈 규격인 소캠(SOCAMM2)은 지난 4월 엔비디아 ‘베라 루빈(Vera Rubin)’에 최적화해 양산을 시작했다. 소캠 판매는 2분기 들어 크게 늘었다. 낸드는 321단 제품 비중을 연말까지 국내 생산능력의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투자 규모도 확대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30조 1730억 원)보다 15조 원 이상 늘어난 40조 원대 후반으로 예상했다. 청주 M15X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2027년 초 용인 1기 팹 클린룸 개장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는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첨단 패키징 공장 P&T7과 낸드 생산기지 M17,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중장기 투자 계획도 고객 수요와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실적은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시장에서 확보한 가격 결정력과 함께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다만 삼성전자·마이크론 등 경쟁사들도 HBM과 AI 서버용 메모리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지금의 이례적인 수익성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 주목된다.

강은경 기자

기술과 산업을 취재하고 씁니다.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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