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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 출원으로 본 ‘SK호라이즌’의 AI 인프라 사업 범위는?

SKB서 데이터센터·해저케이블 분리, 건설부터 자금조달까지 전 영역 출원…SKT-호라이즌-하이퍼 3단 구조

[비즈한국]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의 데이터센터(DC)와 해저케이블 사업을 떼어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문회사 ‘SK호라이즌’을 만든다. 현재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와 신규 구축 사업을 맡기는 동시에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3조 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해 확장 기반도 마련했다.

여기에 회사 설립을 공식화한 당일 ‘SK호라이즌’ 명칭을 데이터센터 운영뿐 아니라 GPU·서버, 전력공급장치, 통신,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금융 등 AI 인프라 전반에 걸쳐 상표를 출원했다. 실제 사업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설회사가 담당할 사업의 밑그림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이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존속회사 SK브로드밴드와 신설회사 SK호라이즌으로 인적분할한다. SK호라이즌은 기존에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8곳과 울산·구로 등 신규 구축 사업, 해저케이블 사업을 넘겨받아 2030년까지 318MW 규모의 인프라 운영·확장을 맡는다. 사진=특허청 키프리스

SKT 총괄 아래 호라이즌·하이퍼로 AI DC 투트랙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100% 모회사인 SK텔레콤 산하에서 존속회사 SK브로드밴드와 신설회사 SK호라이즌으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SK텔레콤 이사회도 자기주식 처분,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 등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 SK호라이즌은 현재 운영 중인 8개 데이터센터와 울산·구로 등 신규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2030년까지 318MW 규모의 인프라 확장을 맡는다. 해저케이블 사업도 SK호라이즌으로 넘어간다.

SK텔레콤은 이번 재편과 함께 KKR과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으로부터 총 3조 8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단계적 투자가 완료되면 SK텔레콤이 51%, KKR이 29%, IMM컨소시엄이 20%를 보유한다. 확보한 자금은 SK호라이즌의 추가 증설과 인프라 조성에 쓰일 예정이다.

이로써 SK텔레콤의 AI DC 사업은 SKT(총괄)-SK호라이즌(인프라 운영)-SK하이퍼(신규 대규모 사업 개발)의 3단 구조로 구체화됐다. SK텔레콤이 그룹 차원의 AI DC 전략과 글로벌 빅테크 협력을 총괄한다. SK호라이즌은 기존 MW급 데이터센터의 운영과 확장을, SK하이퍼는 대규모 부지와 전력 확보가 필요한 신규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 개발을 맡는다. SK하이퍼는 2029년 5GW, 2035년 15GW 규모의 GW급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한다.

SK텔레콤은 AI DC 사업의 전체 전략과 글로벌 협력을 총괄하고, SK하이퍼를 통해 GW급 초대형 데이터센터 신규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진=SK텔레콤

운영 넘어 건설·장비·클라우드·금융까지 상표 출원

같은 날 SK는 ‘SK호라이즌’ 관련 상표를 상품분류 6개류에 걸쳐한·영문 등 총 24건 연속 출원했다. 현재 SK호라이즌은 가칭으로, 내년 1분기 신설법인 출범을 목표로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현재 사용 중인 사명이 정식 법인명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정상품을 보면 데이터센터를 짓는 건설·설비 단계부터 운영에 필요한 장비, 통신, 소프트웨어, 자금조달까지 두루 걸쳐 있다. 37류에는 데이터센터 건설업과 냉각기기 관리업이, 09류에는 그래픽 처리 프로세서(GPU)와 전력공급장치, 서버 등 AI DC 핵심 장비가 이름을 올렸다. 데이터를 주고받는 영역인 38류에서는 데이터 전송업과 원격통신업을, 이를 관리하는 42류에서는 클라우드 저장서비스업과 서버 관리업을 지정했다. 여기에 36류의 자금조달업·자본투자업, 35류의 데이터센터 사업관리업까지 더해지면서 사업 전 단계를 아우르는 모양새를 갖췄다.

현재 공개된 SK호라이즌의 역할은 기존 데이터센터의 운영·확장과 해저케이블 사업에 맞춰져 있다. 반면 상표 지정상품에는 데이터센터 건설·설비와 GPU·서버 등 장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사업관리, 자금조달까지 포함돼 실제 공개된 사업 범위보다 넓은 영역이 담겼다. 다만 상표 출원만으로 사업의 실제 추진이나 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SK텔레콤은 SK호라이즌 설립과 함께 글로벌 투자사 KKR과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으로부터 총 3조 8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확보한 자금은 SK호라이즌의 AI 데이터센터 추가 증설과 인프라 조성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사진=박정훈 기자

증권가에서도 SK호라이즌의 사업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유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통신 서비스 사업 부문에서의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증가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에서의 이익 성장 폭 확대도 기대되는 시점”이라며 “국내 유일 AI 풀스택 보유, 그룹 차원의 지원,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 가능한 업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는 이번 분리 배경을 이해하는 데도 참고할 만하다. SK텔레콤이 발표한 올해 2분기 AI 데이터센터 매출은 13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5% 증가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SK브로드밴드 전체 매출에서 분할 대상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7% 수준이다. 반면 분할계획상 신설법인에 배정되는 자산은 전체의 29.3%에 달한다.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8곳이 신설법인으로 넘어가는 데 따른 것이다.

매출 비중에 비해 자산 규모와 성장성이 큰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이번 사업 재편의 핵심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정부 인허가와 임시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1분기 SK호라이즌의 최종 분할과 회사 설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상표 출원은 향후 사업 확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포괄적으로 진행하는 측면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기존에 운영 중이거나 구축 중인 AI DC 10곳의 운영 역량을 강화하고 확장하는 데 우선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 SK브로드밴드 CEO는 “이번 거버넌스 재편은 AI DC 사업의 전문성, 빠른 사업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AI DC 인프라 컴퍼니로서 SK호라이즌을 지속적으로 스케일업 해 국내 최고 DC 사업자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강은경 기자

기술과 산업을 취재하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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