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SK에코플랜트가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개발사업 부지를 3200억 원에 인수했다. 이 사업 브릿지론 6500억 원을 대위변제한 SK에코플랜트는 부지 매각을 통해 채권을 회수하려 했지만 공매가 다섯 차례 유찰되자 직접 매수자로 나섰다. 공동주주이자 시공사로 참여했던 사업에서 채권자를 거쳐 부지 소유자가 된 셈이다.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12일 교보자산신탁이 진행한 옛 홈플러스 해운대점 부지 6차 공매에 단독 응찰해 3200억 원에 낙찰받았다. 낙찰가는 감정평가액 5057억 2340만 원의 63% 수준으로, 6차 공매 최저입찰가격과 같다. SK에코플랜트는 이튿날 매매계약을 맺고 같은 달 18일 부지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이 부지는 해운대마린원PFV가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하던 곳이다. 해운대마린원PFV는 2022년 9월 홈플러스로부터 1만 9451㎡ 규모 부지와 기존 건물을 4050억 원에 매입한 뒤 2024년 9월 지하 8층~지상 51층 규모 업무·판매시설 4개 동을 짓는 내용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SK에코플랜트는 이 PFV 지분 28.9%를 보유한 공동주주이자 시공사로 사업에 참여했다.
사업은 착공을 위한 본PF 조달 과정에서 막혔다. PFV는 사업 초기 자금으로 6500억 원의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브릿지론은 시행사가 토지 매입이나 인허가 등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단기로 빌린 뒤 본PF로 상환하는 대출이다. 하지만 본PF 전환은 실패했고 지난 5월 만기인 브릿지론은 상환되지 않았다. 브릿지론 일부에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한 SK에코플랜트는 6500억 원 전액을 대위변제했다.
SK에코플랜트는 대위변제 이후 사업부지를 매각해 채권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교보자산신탁은 감정가와 같은 5057억 원부터 공매에 나섰지만 다섯 차례 유찰됐다. 마지막 6차에서 최저입찰가격이 3200억 원까지 내려가자 SK에코플랜트가 직접 응찰해 부지를 인수했다. 개발 사업 부지를 싼 값에 매각하기보다 직접 사들여 자체 개발하거나 재매각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 측은 “공매 유찰이 계속돼 부득이하게 부지를 인수하게 됐다”며 “향후 부지 활용 계획은 현재 정해진 바 없다”고만 밝혔다.
건설사가 부실 PF 사업장을 직접 떠안는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GS건설은 2023년 광양 황금지구 개발사업에서 시행사 브릿지론 리파이낸싱이 막히자 관련 채무를 대위변제한 뒤 공매 부지를 310억 원에 인수했다. DL건설도 2024년 시행사 파산으로 이천 군량리 물류센터 PF 대출 1220억 원을 대신 갚았다. 이후 공매가 거듭 유찰되자 마지막 회차에 참여해 물류센터를 1280억 원에 사들였다.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의 건설·엔지니어링 계열사다. 최근 반도체와 AI 인프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 504억 원, 영업이익은 1조 465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82%, 584% 늘었다. 6월 말 연결 부채비율은 203%로 지난해 말보다 11%포인트가량 높아졌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 9397억 원에서 1조 7548억 원으로 줄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