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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워너브라더스 1.4조 베팅’ 후 정기인사, 정용진의 선택은?

이르면 이번 주 단행…오너 책임경영 강화할까

[비즈한국] 신세계그룹의 ‘2027년도 정기 인사’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르면 이번 주로 예상되는 인사는 정용진 회장 취임 이후 단행되는 두 번째 정기인사이자 ‘책임 경영’을 천명한 ‘정용진 친정 체제’가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를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신세계는 미국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라더스 인수에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를 베팅하며 한국판 ‘해리포터 테마파크’ 유치라는 매머드급 승부수를 던졌다. 이 직후 단행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이번 정기인사가 향후 정 회장의 미래 비전을 실행에 옮길 이가 누구인지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만간 발표될 신세계그룹의 ‘2027년도 정기 임원인사’가 정용진 회장(사진)의 친정 체제가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를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임준선 기자

지난해는 대폭 물갈이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르면 이번 주 중 2027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위기 극복과 경쟁력 회복을 내세워 8개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대규모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이마트 부문 5개사, 백화점 부문 3개사 수장을 물갈이했고,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성과주의 인사 기조를 강화한 것.

정용진 회장의 경영 참여도 확대했다. 정 회장은 지난 6월 스타벅스 마케팅 논란 이후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의 대표이사를 맡았는데, 두 회사의 등기임원으로서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였다. 이번 정기인사 때 이마트는 정 회장을 각자대표로 내정하고 내년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이 기존 경영진과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나눌지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용진의 ‘믿을맨’은 누구?

이번 정기 인사에서 ‘아시아 대표 콘텐츠 허브’를 공언한 정용진 회장의 관심사를 추진할 이가 누가 될지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6일 신세계프라퍼티가 데이비드 엘리슨 스카이댄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미국 투자운용사 레드버드 등과 함께 워너브라더스 인수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해 할리우드 대표 콘텐츠 기업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에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 전 세계적으로 팬을 보유한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 ‘스타트렉’, ‘탑건’ 등과 워너브라더스의 ‘해리포터’, ‘왕좌의 게임’ 등 글로벌 콘텐츠 IP를 활용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화성은 이미 ‘화성국제테마파크 글로벌 IP(지적재산권)사 유치 선포식’에서 국내 최초로 파라마운트 브랜드를 활용한 테마파크 조성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화성 송산그린시티에 글로벌 IP를 활용한 테마파크를 비롯해 스타필드·워터파크·호텔·골프장 등을 집약하는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으로, 신세계그룹은 고객 데이터와 콘텐츠 IP와 결합해 쇼핑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문화·체험 공간으로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의 공동 제작이나 제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까지 열려 있기 때문에, 정 회장이 주도하는 신사업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인사가 이번 정기인사에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과거 투자 실패 책임도 ‘인사’로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신세계그룹의 투자 실패 과정도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 회장이 주도한 투자 결정의 성과가 좋지 못했을 때, 이를 맡아 주도했던 이들이 ‘경질’된 사례들이 있기 때문.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사진=최준필 기자

신세계그룹은 지난 2022년 스타필드 프라퍼티스를 통해 쉐이퍼 빈야드와 그 부동산을 약 3000억 원을 들여 사들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쉐이퍼 빈야드의 영업권 392억 원을 장부에서 전액 손상차손 처리해 0원으로 적시했다.

삐에로쑈핑, PK마켓 등도 사업 철수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3조 4000억 원을 쏟아부었던 G마켓 인수 등 굵직한 투자들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자 외부 출신으론 처음으로 이마트 수장에 올랐던 강희석 이마트 대표 겸 쓱닷컴 대표가 2019년 말, 4년 만에 물러나야 했다.

신세계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지난 2024년 4월에는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가 전격 경질됐다. 영업본부장과 영업담당도 함께 경질됐는데, 신세계그룹에서는 ‘성과주의 중심의 인사 평가제도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너가 주도한 결정에 대한 책임을 대표가 지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의 결단에 따라 수조 원의 자금을 집행하고 수습에 나선 전문경영인들이 ‘단기 실적 부진’의 책임을 뒤집어쓰고 물러나는 동안, 정작 투자판을 깔고 주도한 오너 일가의 전략적 책임은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거론되지 않는 ‘성과주의 시스템’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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