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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런 찹쌀떡’ 한정선이 중국 상하이에? 본사는 “우리와 무관한 곳”

간체 상호에 한지 포장·항아리 진열까지 빼닮아…중국 내 같은 이름 상표 5건 출원·등록, 식품·음료는 등록 완료

[비즈한국] 국내에서 ‘오픈런’ 디저트로 이름을 알린 과일 찹쌀떡 브랜드 한정선과 상호·매장 구성·포장 방식이 닮은 매장이 중국 상하이에서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매장은 한정선의 한자 상호 ‘韓貞仙’을 간체자로 바꾼 ‘韩贞仙’ 간판을 내걸었다. 현지에서는 같은 이름의 상표가 식품·음료·요식업 등 여러 분야에서 등록되거나 출원된 상태다. K-푸드 인기를 타고 한국 브랜드를 본뜬 매장이 해외에 등장하면서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브랜드의 상표 보호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 북와이탄 래플스시티 쇼핑몰에 들어선 ‘韩贞仙’ 매장. 색색의 종이로 감싼 찹쌀떡을 냉장 진열대에 맛별로 나눠 진열했고(왼쪽), 찹쌀떡 단면 일러스트를 넣은 메뉴판을 세워 뒀다(오른쪽). 사진=독자 제공

매장 구성 유사, 영문 표기도 ‘HANJUNGSUN’

상하이 매장은 최근 북와이탄(北外滩) 지역 래플스시티(来福士) 쇼핑몰에 문을 열었다. 중국 현지 지도 앱과 배달 앱에서도 ‘韩贞仙’이라는 이름으로 영업 중이다.

매장 내부를 보면 정면 벽면을 목재 격자형 선반으로 채우고 각 칸에 도자기 용기를 배치한 구성이 국내 매장과 닮았다. 간판의 영문 표기 역시 국내 매장과 같은 ‘HANJUNGSUN’이다. 한국어 발음을 띄어쓰기 없이 옮긴 표기로, 한자 상호를 중국어로 읽는 발음 ‘Han Zhen Xian’과는 차이가 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한정선 매장. 종이로 하나씩 감싼 찹쌀떡을 진열대에 쌓아 판매하고(왼쪽), 찹쌀떡 단면 일러스트와 제품명·가격을 함께 적은 메뉴판을 쓴다(오른쪽). 사진=강은경 기자

제품 포장과 진열 방식에서도 유사점이 발견된다. 두 매장 모두 찹쌀떡을 색상이 다른 종이로 하나씩 감싼 뒤 윗부분을 모아 묶는 주머니 형태로 판매한다. 포장 색상을 제품별로 달리하고 냉장 진열대에 맛별로 나눠 배열한 점도 같다. 메뉴판의 경우에도 찹쌀떡 단면을 그린 일러스트 옆에 제품명과 가격을 표시하는 형식이다. 다만 상하이 매장은 제품명에 일본식 명칭인 ‘다이후쿠(大福)’를 사용하고 두리안·타로 등 현지 취향을 반영한 메뉴를 추가하는 등 차이도 있다.

국내 매장 메뉴판과 가격표에는 한국어·영어 외에도 중국어·일본어 제품명이 병기돼 있다. 매장 관계자는 “외국인 고객 가운데 중국·일본 등 동북아시아 고객이 서구권 고객보다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정선 측은 “중국 상하이 소재 매장은 한정선의 공식 지점이 아니며, 당사에서 매장 개설 및 브랜드 사용을 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과일 찹쌀떡 브랜드 한정선은 서울 성수동 본점을 시작으로 백화점과 복합쇼핑몰로 매장을 넓히며 ‘오픈런’ 디저트로 이름을 알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매장. 사진=강은경 기자

한정선은 서울 성수동에서 시작한 과일 찹쌀떡 전문 브랜드다. 찹쌀떡 안에 딸기·귤·샤인머스캣 등 생과일을 통째로 넣은 제품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으로 판매 접점을 넓혔다.

현지선 ‘韩贞仙’ 상표 등록·출원 잇따라

중국 상표 등록 정보에 따르면 동일한 한자 표기인 ‘韩贞仙’ 상표 5건이 출원·등록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식품·음료·요식업 등 서로 다른 상품·서비스 분야에 걸쳐 유사 상표 확보가 이루어진 것. 상표는 상품과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나눠 등록하는데, 이 가운데 식품(30류)과 음료(32류) 분야는 등록이 완료된 상태다.

32류 상표는 상하이 소재 업체가 2025년 2월 출원해 같은 해 8월 등록했다. 상표에는 한자와 함께 한국어 발음을 옮긴 영문 ‘HAN JUNG SUN’도 포함됐다. 30류는 한 개인이 2025년 11월 출원해 올해 6월 등록받았다. 같은 개인 명의로 광고·판매업(35류)과 요식업·숙박업(43류) 분야의 출원도 이어졌다. 35류는 지난 7월 출원돼 9월 20일 초심 공고됐으며, 제43류는 지난 8월 출원돼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43류에서는 2023년 10월 31일 출원돼 2024년 4월 14일 등록된 상표도 확인됐다. 이는 다른 업체 명의로 등록된 건이다. 확인된 다섯 건의 출원인과 상하이 매장 운영 주체 사이의 관계는 파악되지 않았다.

중국 지도 앱 ‘가오더(高德)지도’에 올라온 상하이 ‘韩贞仙’ 매장 방문 후기 사진. 사진=가오더지도 캡처

중국은 상표권을 원칙적으로 먼저 출원한 쪽에 부여하는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상표권을 미리 확보하지 않은 국내 기업은 해외 진출 과정에서 상표 사용이나 사업 확장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빙수 프랜차이즈 설빙은 2015년 중국에 진출했지만 현지 업체가 먼저 등록한 ‘설빙원소’ 등 유사 상표에 막혀 2017년 무렵 사업을 접었다. 현지 협력업체에는 계약금 등 9억 6000여만 원을 돌려줘야 했다. 설빙은 2021년에야 중국 상표평심위원회에서 ‘설빙원소’ 상표의 무효 결정을 받아냈다. 올해 1월에는 후난성 창사시에 올리브영과 상호·로고·간판 색상·상품 진열 방식 등이 유사한 ‘온리영(ONLY YOUNG)’ 매장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제도 변화도 예정돼 있다. 중국은 2027년 1월 1일부터 전면 개정한 상표법을 시행한다. 타인의 상표인 줄 알면서 모방하거나 선점하려는 출원 등에 경고와 함께 최대 10만 위안(약 2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할 의사 없이 정상적인 경영 수요를 현저히 초과해 대량으로 출원하는 행위도 등록 거절 사유로 명시했다.

지식재산처는 개정법이 상표의 실제 사용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뀐 만큼 중국 내 매출·광고·유통 자료 등 상표 사용 증거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지난 7월 30일 해외 위조상품과 상표 무단선점, 매장 분위기 모방 사례를 사진으로 제보할 수 있는 ‘가짜 K-브랜드 신고센터’도 개설했다.

지식재산처와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해외 K브랜드 무단선점 의심 상표는 2023년 5015건에서 2024년 9520건, 2025년 1만 1485건으로 늘었다. 2년 새 2.3배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업종별로는 프랜차이즈가 1973건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1~7월 10개국에서 확인된 5038건 가운데 중국이 1964건으로 약 39%를 차지했다.

강은경 기자

기술과 산업을 취재하고 씁니다.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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