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세종메디칼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6월 세종메디칼의 상장폐지를 의결했고, 세종메디칼은 이에 반발해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세종메디칼이 상장폐지를 면한다고 해도 과거 수준으로의 주가 회복은 쉽지 않다. 세종메디칼은 2021년 한때 주가가 8000원이 넘었지만 주식 매매거래 정지 직전 거래일의 주가는 412원에 불과했다.

세종메디칼은 복강경 수술기구 등 의료기기를 제조하는 업체로 2018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하나증권은 세종메디칼 상장 당시 “세종메디칼은 투관침만 100여 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제품이 일회용으로 개발된 만큼 꾸준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로봇수술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일회용·로봇용 트로카 공급을 통한 지속적인 매출 발생도 전망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세종메디칼의 매출은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세종메디칼의 최근 3년간 매출을 살펴보면 △2023년 180억 원 △2024년 190억 원 △2025년 185억 원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왔다. 수익성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좋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세종메디칼은 2023년과 2025년 각각 22억 원, 2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2024년에는 영업손실 5억 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영업 외 금융비용 지출이다. 세종메디칼의 금융원가(금융부채를 운용하면서 생긴 비용)는 △2023년 226억 원 △2024년 580억 원 △2025년 20억 원이었다. 이 영향으로 영업이익을 거뒀음에도 순손실을 기록해야 했다. 세종메디칼의 순손실은 △2023년 192억 원 △2024년 651억 원 △2025년 2545만 원이었다. 2025년 들어 순손실 규모가 크게 줄어들기는 했다.
이런 가운데 세종메디칼은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 있다. 세종메디칼의 2023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거절됐기 때문이다. 이 밖에 회사 내부에서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한 것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포함됐다. 당시 세종메디칼의 감사를 맡은 정진세림회계법인은 “세종메디칼이 제시한 재무제표 기준으로 누적결손금이 935억 원에 달하며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774억 원 초과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의 존속능력에 대하여 유의적인 의문을 초래할 수 있는 중요한 불확실성의 존재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결국 올해 6월 세종메디칼의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이에 세종메디칼은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세종메디칼은 “재무 건전성과 사업 지속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며 “가처분 소송 대응, 재상장, 대체상장 등 주주의 권익을 위해 새로운 이사 후보를 선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세종메디칼이 자구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부채가 크게 줄었다. 세종메디칼의 부채총액은 2023년 말 기준 986억 원에 달했지만 올해 6월 말에는 337억 원으로 감소했다. 그 결과 세종메디칼은 올해 상반기 매출 98억 원, 영업이익 23억 원을 기록했고, 금융원가도 크게 줄어 순이익 28억 원을 거뒀다. 이 추세대로면 올해는 순이익 기준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 세종메디칼의 부채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129.65%로 안정적이지는 않더라도 크게 위험한 수준도 아니다.
여기에 세종메디칼은 강세찬 제넨셀 창업주를 상대로 87억 8980만 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소송에서 승소해 돈을 받게 되면 세종메디칼 재무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기 때문에 세종메디칼이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관련기사 세종메디칼, 강세찬 제넨셀 창업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
세종메디칼이 상장폐지를 면한다면 주가 회복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세종메디칼이 투자한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소식이 들리자 세종메디칼의 주가는 2021년 10월 한때 876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세종메디칼의 주식 매매가 정지되기 직전 거래일인 2024년 3월 29일 종가는 412원에 불과했다.
세종메디칼 소액주주들은 주가 하락의 원인이 제넨셀에 있다고 보고 있다. 세종메디칼 주주연대는 최근 재판부에 강세찬 창업주와 브로커 양 아무개 씨에 대한 엄벌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제넨셀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자료를 거짓으로 제출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강세찬 창업주가 처벌을 받고, 세종메디칼의 주식 매매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주가가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세종메디칼의 규모가 다른 상장사에 비해 크다고 보기 어렵고, 특별한 호재가 있는 것도 아니다. 세종메디칼의 주가가 4000원까지만 오른다고 쳐도 시가총액은 3031억 원이 된다. 시가총액 3031억 원은 한국정보통신, 한국알콜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한국정보통신과 한국알콜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8289억 원, 4239억 원이었던 반면 세종메디칼의 지난해 매출은 185억 원에 불과했다.
세종메디칼은 오는 10월 16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안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관 변경안을 다루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회사인 만큼 주주총회에서 상장폐지 관련한 논의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