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둘러싼 최근의 경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8월 3일 정부는 기본공제를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8월 26일 이를 철회하고 12억 원 유지로 되돌렸다. 9월 2일에는 여당이 14억 원으로 일괄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달 사이 세 번 바뀐 제도
한 달 사이 세 차례 방향이 바뀐 셈이다.
이 기간에 시장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강남권 집주인들은 세 부담을 우려해 호가를 3억 원까지 낮춰 매물을 내놓았다가, 수정안이 발표되자 중개업소에 매도 취소가 가능한지를 문의하기 시작했다. 판단이 한 발 늦은 이는 3억 원을 잃었고, 한 발 빨랐던 이는 지켰다. 두 사람의 차이는 자산의 규모가 아니라 제도를 읽고 판단하는 속도에 있었다.
이러한 시장 구조가 바람직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제도는 단순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하여 현실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개인은 각자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렇다면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세금을 모르면 집을 고를 수 없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동일 단지 내에서 전용면적 84㎡가 114㎡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가격 역전 사례다.
성동구 청계벽산은 84㎡가 17억 1000만 원, 114㎡가 15억 6000만 원에 거래됐다. 마포구 상암월드컵파크5단지, 강북구 SK북한산시티, 관악구 관악우성, 서대문구 홍은벽산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확인된다. 이러한 가격 역전 거래는 1년 사이 147건에서 386건으로 2.6배 증가했으며, 해당 단지 수도 84곳에서 162곳으로 늘었다.
원인은 명확하다. 신생아 특례를 비롯한 정책대출이 전용 85㎡ 이하에 집중되어 있고,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15억 원을 기준으로 갈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15억 원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르며, 동북권에서는 신고가 세 건 중 한 건이 국민평형에서 나온다.
이제 주택 가격은 주거의 질이나 입지의 가치보다 제도가 설정한 기준선의 위치에 더 크게 좌우된다. 15억 원, 20억 원, 46억 원, 85㎡, 25억 원. 새로운 선이 그어질 때마다 그 아래로 수요가 집중되고, 집중된 구간의 가격이 상승한다.
세제와 대출 규정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느 구간이 움직일지 판단할 수 없다. 이는 투자자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동일한 예산으로 선택 가능한 주택이 달라지고, 수개월 후의 가격이 달라지며, 매도 시점의 세 부담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실수요자에게 더욱 절실한 문제다.
오래 거주하면 불리해지는 구조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되면서 공제 한도가 신설된다. 2028년 20억 원, 2029년 이후 10억 원이다.
구체적인 사례로 살펴보자. 2003년 6억 원에 취득해 20년 이상 거주한 주택을 2026년 60억 원에 양도하는 경우, 현행 제도에서는 공제액이 34억 5600만 원에 이르러 양도소득세가 3억 5800만 원이다. 그러나 2029년 이후에는 공제가 10억 원으로 제한되어 양도세가 15억 7000만 원으로 늘어난다.
이 구조에서는 “2~3년 거주하다 가격이 오르면 매도하고 이전하는 편이 절세에 유리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정부가 단기 매매를 권장하는 셈”이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강남구 청담동에 40년간 거주한 한 주민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집에 살았을 뿐인데 집값이 올랐다”고 토로했다.
제도의 타당성에 대한 논의는 별개로 하더라도, 개인에게 중요한 것은 대응이다. 이 구조에서는 매도 시점이 자산의 규모를 결정한다. 2027년에 매도하는 것과 2029년에 매도하는 것의 차이가 수억에서 십수억 원에 이르며, 그 차이는 ‘공제 한도 신설 시점’이라는 정보 하나에서 발생한다.
동일한 주택을 보유하고도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출은 한도가 아니라 자격의 문제다
많은 이들이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가’의 문제로 인식한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내가 받을 수 있는가’이다.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는 1.5%에서 3%로 넉 달 만에 상향됐다. 다만 확대된 여력은 집단대출과 청년·중저신용자 지원에 우선 배정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집단대출과 중저신용자 대출을 집행하고 여력이 남더라도 일반 주택담보대출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내년 1월부터는 성과급이 상시소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성과급을 포함한 소득 상승률이 20%를 넘으면 최근 2개년 평균, 30%를 넘으면 3개년 평균 소득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산정한다. 대기업의 고액 성과급을 겨냥한 조치지만, 실질적으로는 기본급이 낮고 성과급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 근로자가 더 큰 영향을 받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 의무로 인해 전세를 활용할 수 없어 사실상 전액 현금이 필요하다. 강남 3구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77% 급감한 배경이다. 현장에서는 “현금 30억 원을 보유한 매수자가 얼마나 되겠는가”라는 반응이 나온다.
반면 삼성전자 임직원은 9월부터 연 1.5% 금리로 최대 5억 원을 사내대출로 조달할 수 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선 시장에서다. 그 결과 수원 영통구가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일한 시장에서 누군가는 대출을 받지 못하고, 누군가는 1.5%에 조달한다. 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자금 계획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실제로 8월 한 달간 서울에서 168건의 아파트 매매 계약이 해지됐다. 노원·강서·동대문·강동구 순으로, 대출이 예상만큼 실행되지 않아 자금 계획이 어그러진 사례가 다수였다.
계약금을 지급한 뒤 대출 조건을 확인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된 것이다.
정비사업은 세금과 금융의 종합시험이다
재개발·재건축 투자를 고려한다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첫째, 원조합원과 승계조합원의 세금이 다르다. 원조합원은 기존 보유 토지에 대해 취득세를 부담하지 않고 완공된 건물에 대해서만 납부한다. 반면 승계조합원은 입주권 취득 시와 준공 후 등기 시에 취득세를 두 차례 부담한다. 관리처분계획 인가일, 멸실일, 준공일 등의 날짜가 양도소득세 계산을 좌우한다. 정비사업에서는 ‘얼마에 매수하는가’ 못지않게 ‘언제 매수하는가’가 세 부담을 결정한다.
둘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본격 적용된다. 서울 46개 단지, 조합원 1만 8000명이 대상이며 평균 부담금은 1억 2000만 원, 단지에 따라 3억 원에서 7억 원에 이른다. 최근에는 이 부담금을 매수자에게 이전하는 특약 거래가 등장했으며, 정부는 이를 사적 계약의 영역으로 보고 있다. 확인하지 않고 매수할 경우 수억 원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
셋째, 사업성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경기 시흥의 한 사례를 보면, 6년 전 2억 6500만 원에 재건축 추진 아파트를 매입해 분담금을 포함해 총 5억 6500만 원을 투입하고 입주했으나 현재 매도 호가는 6억 원에 그친다. 6년간의 차익이 3500만 원이다.
가격이 낮은 매물이 반드시 유리한 것도 아니다. 대지지분이 작으면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몫이 적어 분담금이 커진다. 노원구 상계동의 전용 31㎡ 단일 평형 단지가 대표적이다. 매매가는 6억 원대로 접근성이 높으나, 가구당 대지지분이 작다는 점을 간과하면 분담금 부담이 예상을 크게 웃돌 수 있다. 오히려 대지지분이 큰 매물이 저평가되어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임대사업에서 가장 큰 위험은 제도 변경이다
2017년 정부는 임대주택 등록을 적극 권장했다. 이에 응한 한 임대사업자는 8년간 임대료 인상률 5% 상한을 준수했다. 세입자의 자녀가 초등학교 6학년에서 대학생이 될 때까지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거주했다.
의무임대기간이 종료되자 세제 혜택 축소가 예고됐다. 해당 사업자의 양도소득세는 3억 6000만 원에서 7억 8000만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더 큰 문제는 매각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다.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2028년까지 매도가 불가능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임차인이 있는 주택을 매도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연내 매각 시 혜택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다른 제도가 매각을 제약하고 있는 구조다. 다행히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등록임대 세제 혜택 축소를 재검토하고 거주주택 비과세 특례를 5년간 유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사례가 남기는 교훈은 분명하다. 임대사업에서 가장 큰 위험은 공실이나 금리가 아니라 제도 변경이다. 따라서 현재 논의가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소급 적용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경과규정은 어떻게 설계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세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날짜를 정리하라. 부동산 세제는 대부분 시행 시점과 경과규정에 따라 부담이 결정된다. 2027년, 2028년, 2029년에 각각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표로 정리해 두어야 한다. 매도 시점에 대한 판단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둘째, 본인의 자격을 확인하라. 소득 기준 DSR 한도, 매수 희망 지역의 규제 여부, 정책대출 대상 여부, 성과급의 소득 반영 방식 등을 계약 전에 금융기관을 통해 직접 확인해야 한다.
셋째, 개별 조항이 아니라 구조를 이해하라. 모든 세법 조문을 암기할 필요는 없다. 규제선을 설정하면 그 아래 구간이 상승한다는 점, 보유세를 인상하면 임차료로 전가된다는 점, 양도세를 강화하면 매물 대신 증여가 증가한다는 점. 이러한 작동 원리를 이해하면 새로운 대책이 발표되어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국민이 생업을 제쳐두고 세법을 학습해야 하는 상황 자체는 결코 정상이라 할 수 없다. 제도는 단순하고 예측 가능해야 하며, 이를 설계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다. 이 점을 분명히 해둔다.
다만 그러한 여건이 갖추어지기까지, 개인은 각자의 삶을 영위해야 한다.
세금 5억 원을 절감하는 것과 5억 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것의 차이는 자산의 규모가 아니라 정보와 판단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도, 우량한 정비사업 매물과 분담금 부담이 과중한 매물의 차이도 마찬가지다.
정책은 앞으로도 변화할 것이다. 국회 심의가 남아 있고, 시행령 개정이 남아 있으며, 정권 교체에 따른 변화도 예정되어 있다.
그러므로 정답을 암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읽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몰라서 납부한 세금은 누구도 돌려주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