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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3 국민 대토론회 이후, 무엇이 오고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무주택자·1주택자·비거주 1주택자·다주택자는 세제와 금융 변화에 따라 각기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비즈한국] 7월 23일 여의도 KBS 별관. 예정된 100분은 193분이 됐다. 3시간 넘게 이어진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쏟아진 질문과 과제만 28개다. 이 숫자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다. 정부도 아직 답을 다 갖고 있지 않다는 뜻이고, 동시에 이 문제를 정면으로 끌고 가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토론회는 끝났다. 후기는 넘쳐난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7월 말, 늦어도 8월 초로 예고된 종합대책에 쏠려 있다. 무엇이 나올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이미 드러난 신호들을 순서대로 짚어보자.

7.23 부동산 대토론회 이후, 시장의 시선은 7월 말, 늦어도 8월 초로 예고된 종합대책에 쏠려 있다. 일러스트=생성형 AI

하나. 확정된 것—방향은 정해졌고, 강도만 남았다

대통령은 “국민이 보유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남은 것은 “어느 정도 강화할 것이냐, 어떤 차등을 둘 것이냐”라고 했다. 방향은 결정됐고 수위만 남았다는 이야기다.

더 주목해야 할 발언은 따로 있었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진단이다. 대통령은 이 현상을 두고 “가장 효율적으로 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측면이 있다”, “거주용이냐 투자용이냐를 구분하지 않다 보니 정말 작은 구멍에서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지난 몇 년간 시장을 지배해 온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시장 참여자의 탐욕이 아니라 정책이 만들어낸 구조라는 사실을, 정책 최고 결정권자가 공개석상에서 인정했기 때문이다. 다주택을 무겁게 때리면 자산은 한 채로 모인다. 한 채가 비쌀수록 유리하니 가장 비싼 곳으로 모인다. 강남이 오르고, 마포·성동이 따라 오르고, 노원·성북이 키를 맞춘다. 규제는 수요의 총량을 줄인 적이 없다. 줄 서는 순서를 바꿨을 뿐이다.

그렇다면 해법의 방향도 자명해진다. 주택 ‘수’가 아니라 ‘가액’이다. 실제로 세제 분야 부처 토론회에서는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보유 주택 수에서 합산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실거주 여부에 따라 보유세와 양도세를 차등하는 안도 함께 올라와 있다. 여기까지가 지금 확인된 사실이다.

둘. 예상되는 것—세제·금융·공급 3트랙

첫째, 세제다. 종부세 세율과 과세표준 구간 조정,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1세대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실거주 중심 재편, 비거주 주택에 대한 혜택 축소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가운데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시행령 사항이라 국회를 거치지 않는다. 나머지는 법 개정 사안이다.

둘째, 금융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 축소는 전방위 적용에서 ‘명백한 투기’로 한정하는 핀셋 방식으로 방향이 조정되는 기류다. 반대편에는 청년·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요구가 있다. 사전 의견수렴으로 접수된 4800여 건 중 가장 많았던 목소리가 바로 그것이었다.

셋째, 공급이다. 발제를 맡은 진미윤 명지대 교수는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일시적 공급 감소가 아니라 공급 연결고리 자체가 끊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수도권 착공 물량이 과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인허가에서 착공, 준공, 입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의 복원, 정비사업 병목 해소, 전세사기 이후 급감한 비아파트 공급 회복이 과제로 제시됐다.

셋. 놓치면 안 되는 시차

여기서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야겠다. 세제와 금융은 시계가 다르다.

세법 개정은 국회를 거쳐야 하고, 대부분 내년 이후 실제로 적용된다. 반면 금융 규제는 감독규정과 행정지도만으로 즉시 작동한다. 단기 시장을 흔드는 것은 세금이 아니라 대출이다. 발표 직후 나타나는 가격 반응을 세제 효과로 읽으면 오독하게 된다.

그리고 대책은 한 번에 끝나지 않는다. 정부는 세제 개편안을 먼저 내고 공급·금융 대책을 순차적으로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첫 발표에 없다고 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발표문을 읽을 때는 항목마다 세 가지를 구분해서 표시해 두시길 권한다. 첫째, 시행령·행정지도로 즉시 발효되는 것. 둘째, 법 개정을 거쳐야 하는 것. 셋째, 방향만 제시하고 세부는 추후로 미룬 것. 시장의 단기 충격은 첫 번째 항목에서만 나오고, 자산 구조를 실제로 바꾸는 것은 두 번째 항목이며, 세 번째는 다음 라운드의 예고편이다. 이 세 가지를 섞어 읽으면 과잉 반응하거나 과소 대응하게 된다.

넷. 시장은 이미 답을 말하고 있다

7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 올라 75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상승폭 자체는 전주 0.30%에서 소폭 둔화됐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다.

정작 봐야 할 것은 전세다. 같은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0.27% 올랐다. 올해 누적으로 보면 매매 5.74%, 전세 5.72%로 두 지표가 거의 붙어 있다. 전세는 투자 수요가 낄 자리가 없는, 순수한 사용가치의 시장이다. 그 전셋값이 매매와 같은 속도로 오른다는 것은 지금 서울의 상승이 투기적 거품이라기보다 실제로 살 공간이 부족하다는 신호에 가깝다는 뜻이다. 전셋값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분양시장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5·6월 100.0에서 7월 114.3으로 뛰었다. 지난 4월 서초동에서 공급된 단지의 1순위 일반공급 경쟁률은 1099대 1이었다. 규제가 겹겹이 쌓인 시장에서 청약 경쟁률만 올라간다는 것은, 신규 공급이 그만큼 희소해졌다는 신호다.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통로가 좁아진 것이다.

반면 지방 아파트값은 보합으로 돌아섰다. 대구·경북·충남·제주는 하락했다. 전국이 과열인 것이 아니다. 이 격차를 하나의 대책으로 다루면 서울은 못 잡고 지방만 얼어붙는다. 규제지역 지정 이후 화성 동탄의 상승률이 0.73%에서 0.25%로 꺾인 것은 규제의 효과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그 수요가 어디로 갔는지를 함께 봐야 완결된 해석이 된다.

물론 반론도 경청할 만하다. 우리 보유세 실효세율이 주요국에 비해 낮고 자산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지적, 불로소득 과세의 형평성 논리는 그 자체로 정당하다. 야당은 3주택까지 감세하는 방향의 대안을 준비 중이라 하니, 국회 논의 과정에서 최종안은 또 달라질 수 있다. 발표안이 곧 시행안은 아니다.

다섯.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무주택 실수요자. 대출 규제 완화는 기대해도 좋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이후 전세를 끼고 사는 방식이 막히면서 전세 물량이 줄었고, 월세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기다리는 비용이 예전보다 비싸진 국면이다. 청약과 매수를 양자택일로 놓지 말고 병행 전략으로 가는 편이 낫다.

1주택 실거주자. 이번 대책에서 가장 안전한 포지션이다. 다만 모든 논의가 ‘실거주’를 기준으로 재편되는 방향이므로, 거주 이력을 관리하는 것이 곧 절세다. 갈아타기는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의 최종 형태를 확인한 뒤에 움직여도 늦지 않다.

1주택 비거주자. 솔직히 말하면 이번 국면에서 가장 취약한 자리다. 세제(비거주 혜택 축소)와 금융(전세대출 보증 제한) 양쪽에서 동시에 겨냥되고 있다. 실거주로 전환할 것인지, 정리할 것인지를 발표 전에 미리 정해 두는 편이 좋다.

다주택자. 역설적인 지점이 있다. 과세 기준이 ‘수’에서 ‘가액’으로 이동하면 중저가 여러 채가 받던 상대적 불이익은 줄어들고, 초고가 한 채가 누리던 프리미엄은 축소된다. 채 수가 아니라 합산가액으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계산해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섯. 남는 질문

대통령은 재건축·재개발에 대해 “주거 환경은 개선되지만 기존 주민 상당수가 떠나야 하고, 총 가구 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하지만 서울 안에 새로 개발할 택지를 찾기 어렵다는 것 또한 대통령 스스로 인정한 사실이다. 정비사업이 답이 아니라면, 서울의 공급은 어디서 나오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이번 종합대책에 담기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세금은 지도를 바꾼다. 시장을 바꾸는 것은 결국 공급이다. 193분의 토론이 그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있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3040 부린이 처음 부동산 투자(2026)’ ‘다시쓰는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 설명서(2025)’ ‘경기도 부동산의 힘(2024)’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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