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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에 200만 번 접근…
누가 왜?

국가과제 수행한 언어처리업체서 접속 추정…바른한글 “접근 업체 경위 파악 중”

[비즈한국]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해 20년 넘게 무료로 제공한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에 국내 언어처리 업체가 약 200만 번이나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시간에 접속이 몰리면서 서비스 장애까지 발생했다. 대량 접근한 업체는 여러 해 동안 국가 과제를 수행한 이력이 있는 곳으로 파악됐다.

부산대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로 알려진 바른한글이 대량 접근으로 지난 5일 시스템 장애를 겪었다. 사진=바른한글 홈페이지 캡처

12일 비즈한국 취재 결과, 지난 5일 오후 국내 한 업체가 ‘부산대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로 알려진 바른한글에 약 200만 차례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 하루 약 25만 건의 문서를 검사하는 서비스에 단시간에 대량의 요청이 몰렸고 이는 서비스 장애로 이어졌다.

당시 대량 접근을 통해 맞춤법 검사를 거친 문서는 80만~85만 건으로 파악됐다. 평소 하루 검사량의 3배가 넘는 규모다. 바른한글은 과도한 요청으로 AWS 이용 비용이 급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접근이 발생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정지되도록 설정했다. 지난 5일에도 이 장치가 작동하면서 서비스가 중단됐다.

바른한글은 일반적인 이용이 아니라 자동화된 방식의 ‘크롤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십만 건의 문서를 사람이 일일이 입력해 검사하기 어려운 데다 특정 서버에서 짧은 시간 동안 요청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특히 접근한 업체는 과거 이용자를 위해 남겨둔 이전 인터페이스를 이용했다. 시스템을 중단한 이튿날에도 같은 업체에서 또 다시 접속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바른한글 측은 단순한 실수나 일회성 접근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바른한글은 지난 10일 문제의 업체에 대량 접근의 경위와 목적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12일 현재까지 업체 측의 답변은 없는 상태다. 해당 업체는 맞춤법·언어처리와 관련된 사업을 하며, 영세 업체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맞춤법 및 인공지능 학습데이터와 관련된 국가 과제를 수행한 이력도 있다. 

바른한글 측은 이번 대량 접근이 성능이 높은 시스템의 출력 결과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작은 모델을 학습시키는 이른바 ‘지식 증류(Knowledge Distillation)’에 활용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다른 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해 모델의 성능을 높이는 방식이 쓰인다.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에 이처럼 비정상적인 대량 접근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에는 한 달 동안 경기 남부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IP를 통해 500만 건 이상 접속한 사례가 확인됐다. 당시에도 딥러닝 등에 활용할 목적으로 검사기를 반복 호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바른한글 측은 “현재 구체적인 목적 등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접근한 업체 측 해명을 들어보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하면 잘못된 정보가 전달될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윤채현 기자

중소·벤처기업과 플랫폼, 콘텐츠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쉽고 재미있게 쓰겠습니다.

cogusz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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