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 발표를 앞둔 가운데 1차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앞서 100개가 넘는 공기업 및 공공기관 본사를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그럼에도 혁신도시의 인구나 기업 증가율은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공공기관 임직원이 휴일, 주말에 여전히 수도권에서 시간을 보내고, 공공기관 임직원이 아닌 사람들은 혁신도시에 거주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혁신도시의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2차 공공기관 이전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거주 인프라 개선이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차 이전 성적표, 인구·기업 증가율은 기대 못 미쳐
2003년부터 2019년까지 총 153개 공기업 및 공공기관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전했다. 이 중 112개 기관은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계기로 조성된 도시로 전국 10개 광역자치단체에 분포한다. 정부는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혁신도시를 미래형 도시로 만들 계획이었다.
광주전남혁신도시, 충북혁신도시, 강원혁신도시 등은 비교적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광주전남혁신도시가 위치한 나주시는 2014년 한국전력공사(한전)와 그 관계사들의 본사 이전을 계기로 인구가 크게 늘었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10년 7만 명대이던 것이 2025년 12만 명을 돌파했다. 공기업 중에서도 규모가 큰 편에 속하는 한전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충북혁신도시는 진천군 덕산면과 음성군 맹동면에 있다. 충북혁신도시에는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고용정보원, 한국소비자원, 국가기술표준원 등이 본사를 두고 있다. 음성군 인구는 2000년대 8만 명대였으나 현재 10만 명을 돌파했다. 과거 6만 명대였던 진천군 역시 1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강원혁신도시가 위치한 원주시에는 한국광해광업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관광공사, 대한적십자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본사를 두고 있다. 원주시 인구는 2000년 26만 8352명에서 2025년 36만 7326명으로 늘어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 밖에 전북혁신도시가 있는 완주군도 인구가 늘었다. 최근 지방 소멸 위기를 감안하면 이들 혁신도시는 나름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2000년 | 2005년 | 2010년 | 2015년 | 2020년 | 2025년 | ||
|---|---|---|---|---|---|---|---|
| 부산 | 영도구 | 177,899 | 158,117 | 139,723 | 129,515 | 113,224 | 104,268 |
| 남구 | 289,747 | 294,034 | 293,900 | 283,741 | 269,111 | 256,859 | |
| 해운대구 | 396,505 | 393,718 | 410,084 | 409,037 | 389,535 | 362,368 | |
| 대구 | 동구 | 334,752 | 334,298 | 319,754 | 339,608 | 333,294 | 332,631 |
| 광주전남 | 나주시 | 99,533 | 87,212 | 78,679 | 92,582 | 113,293 | 120,095 |
| 울산 | 중구 | 227,455 | 226,115 | 222,493 | 236,988 | 214,147 | 200,473 |
| 강원 | 원주시 | 268,352 | 284,360 | 311,449 | 330,854 | 352,429 | 367,326 |
| 충북 | 진천군 | 57,559 | 58,681 | 61,915 | 71,152 | 89,514 | 96,305 |
| 음성군 | 84,433 | 82,970 | 84,088 | 102,023 | 103,725 | 109,922 | |
| 전북 | 전주시 | 616,468 | 623,298 | 649,728 | 658,172 | 666,517 | 641,632 |
| 완주군 | 79,137 | 79,541 | 83,408 | 95,357 | 95,834 | 104,592 | |
| 경북 | 김천시 | 147,855 | 135,923 | 127,889 | 137,540 | 139,145 | 135,795 |
| 경남 | 진주시 | 339,791 | 337,242 | 337,896 | 349,788 | 352,403 | 344,145 |
| 제주 | 서귀포시 | 80,860 | 78,369 | 130,713 | 153,861 | 178,552 | 178,168 |
| 혁신도시 총계 | 3,200,346 | 3,173,878 | 3,251,719 | 3,390,218 | 3,410,723 | 3,354,579 | |
| 전국 | 46,136,101 | 47,278,951 | 48,580,293 | 51,069,375 | 51,829,136 | 51,817,499 |
하지만 나머지 혁신도시는 과거와 인구가 비슷하거나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인구 증가 효과가 크지 않거나 그 이상으로 인구가 유출됐기 때문이다. 전국 인구는 2000년 4613만 6101명에서 2025년 5181만 7499명으로 10.96%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혁신도시 인구는 320만 346명에서 335만 4579명으로 4.60%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0년대 들어서는 전국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혁신도시도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혁신도시의 중소기업 증가율 역시 전국 증가율에 못 미친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본사가 대부분 수도권에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중소기업은 지역 경제를 이끄는 동력이라고 볼 수 있다. 중소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적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0-2023 증가율 | ||
|---|---|---|---|---|---|---|
| 부산 | 영도구 | 12,399 | 12,855 | 13,342 | 13,406 | 7.51% |
| 남구 | 29,652 | 30,562 | 자료없음 | 31,700 | 6.46% | |
| 해운대구 | 50,289 | 53,205 | 54,653 | 55,190 | 8.88% | |
| 대구 | 동구 | 41,469 | 43,604 | 45,172 | 46,085 | 10.02% |
| 광주전남 | 나주시 | 18,776 | 20,331 | 21,753 | 23,197 | 19.06% |
| 울산 | 중구 | 24,036 | 24,634 | 25,050 | 25,342 | 5.15% |
| 강원 | 원주시 | 47,699 | 51,035 | 53,376 | 55,034 | 13.33% |
| 충북 | 진천군 | 12,301 | 13,164 | 13,849 | 14,239 | 13.61% |
| 음성군 | 16,995 | 18,416 | 19,613 | 20,451 | 16.90% | |
| 전북 | 전주시 | 85,817 | 89,739 | 92,434 | 94,808 | 9.48% |
| 완주군 | 13,746 | 14,812 | 15,662 | 16,659 | 17.49% | |
| 경북 | 김천시 | 17,068 | 18,124 | 19,032 | 19,735 | 13.51% |
| 경남 | 진주시 | 46,009 | 48,023 | 49,566 | 50,040 | 8.06% |
| 제주 | 서귀포시 | 32,741 | 34,956 | 36,856 | 37,481 | 12.65% |
| 혁신도시 총계 | 448,997 | 473,460 | 460,358(남구 제외) | 503,367 | 10.80% | |
| 전국 | 7,286,082 | 7,713,895 | 8,042,726 | 8,298,915 | 12.20% |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중소기업 총수는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완료 후인 2020년 728만 6082개에서 2023년 829만 8915개로 12.2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혁신도시 소재 중소기업 총수는 44만 8997개에서 2023년 50만 3367개로 10.80% 늘었다.
중소기업 증가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곳은 광주전남혁신도시, 강원혁신도시, 충북혁신도시, 경북혁신도시, 제주혁신도시다. 그나마도 제주혁신도시가 위치한 서귀포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후 레저 관련 업체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전북혁신도시의 경우 완주군의 중소기업이 크게 늘어나기는 했지만 전주시 중소기업 증가율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2020-2023년 증가율 | ||
|---|---|---|---|---|---|---|
| 부산 | 영도구 | 31,412 | 32,342 | 32,347 | 32,844 | 4.36% |
| 남구 | 62,701 | 64,326 | 자료없음 | 66,044 | 5.06% | |
| 해운대구 | 113,520 | 119,778 | 124,064 | 123,698 | 8.23% | |
| 대구 | 동구 | 93,280 | 98,309 | 97,654 | 97,875 | 4.69% |
| 광주전남 | 나주시 | 42,971 | 45,845 | 47,778 | 49,259 | 12.77% |
| 울산 | 중구 | 44,054 | 43,886 | 45,077 | 45,000 | 2.10% |
| 강원 | 원주시 | 105,669 | 111,284 | 114,260 | 116,231 | 9.09% |
| 충북 | 진천군 | 41,888 | 43,333 | 45,507 | 44,907 | 6.72% |
| 음성군 | 63,890 | 66,340 | 68,721 | 71,570 | 10.73% | |
| 전북 | 전주시 | 189,410 | 196,103 | 196,876 | 196,600 | 3.66% |
| 완주군 | 35,071 | 36,298 | 37,016 | 38,461 | 8.81% | |
| 경북 | 김천시 | 38,702 | 40,431 | 40,986 | 42,004 | 7.86% |
| 경남 | 진주시 | 100,449 | 103,099 | 104,294 | 105,984 | 5.22% |
| 제주 | 서귀포시 | 59,737 | 63,771 | 66,538 | 66,327 | 9.94% |
| 혁신도시 총계 | 1,022,754 | 1,065,145 | 1,021,118(남구제외) | 1,096,804 | 6.75% | |
| 전국 | 17,791,969 | 18,492,614 | 18,956,294 | 19,117,649 | 6.93% |
혁신도시 중소기업 종사자 수 증가율도 전국 평균보다 낮다. 전국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2020년 1779만 1969명에서 2023년 1911만 7649명으로 6.93% 늘었지만, 같은 기간 혁신도시 중소기업 종사자 수는 102만 2754명에서 109만 6804명으로 6.75% 증가했다. 해운대구, 중구, 진천군, 전주시, 서귀포시 등은 2023년 들어 오히려 감소했다.
2차 이전 성공 조건은 ‘정주 인프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제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 성과와 시사점’에 따르면 미혼 독신자를 포함한 가족 동반 이주율은 2025년 기준 71%였다. 목표였던 75%에 미달하는 수치다. 비수도권 주민등록 전입 인원 26만 7869명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전입 인원은 23만 4684명이었다.
정부는 당초 공공기관 이전이 혁신도시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혁신도시법) 목적에도 “혁신도시를 지역발전 거점으로 육성·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촉진하고 지역 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 임직원이 아니라면 굳이 혁신도시로 주거지를 옮길 이유가 많지 않다. 복지가 좋은 대기업은 수도권에 있고, 지방에는 중소기업도 많지 않다. 대기업 계열 공장도 포항시, 거제시, 여수시, 창원시 등 특정 도시에 몰려 있는데, 대부분 혁신도시와는 거리가 먼 지역이다.

여기에 공공기관 임직원 다수가 혁신도시에 거주만 할 뿐, 상당한 시간을 수도권에서 보낸다. 한 공기업 직원은 “본사가 이전하면서 지방으로 내려왔지만 가족이나 친구는 여전히 수도권에 있어서 주말마다 수도권을 찾는다”며 “지방에서는 퇴근 후나 주말에 놀러갈 곳도 많지 않고, 하다못해 동호회를 가도 같은 회사 사람만 많아서 그냥 수도권을 가는 게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혁신도시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다.
공기업이나 공공기관 대표이사들조차 수도권에 주소지를 둔 사례가 적지 않다. 비즈한국은 앞서 국내 주요 공기업과 공공기관 대표이사의 주소지를 전수조사해 보도한 바 있다. 다수의 대표이사가 수도권에 주소지를 뒀고, 공공기관 소재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이미 이전부터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던 정치인인 경우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관련기사 [기관은 지방에 기관장은 수도권에] ① 시장형 공기업 10곳 중 7곳 주소지 따로).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전한 공기업 임직원이) 주말 되면 서울로 다 온다”며 “서울 전세버스로 차를 대주고 있는데 이러면 공공기관 이전의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이후 공기업 및 공공기관이 제공하던 수도권 셔틀버스 운행은 중단됐다.
그러나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혁신도시에 문화, 교육 시설과 민간기업이 늘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또다른 공기업 직원은 “동네에 회사 하나만 있고, 즐길 거리는커녕 아이가 다니는 학교도 상당히 떨어져 있다”며 “나중에 아이가 성장하면 학원 문제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고, 서울 소재 대학교에 진학하면 그 뒷감당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 싶다”고 토로했다.
현실적으로 모든 혁신도시를 수도권 수준으로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고, 비용이나 시간도 많이 들어간다. 일각에서는 특정 혁신도시에 시설을 몰아주는 방안을 제안한다. 정부도 전국 분산형 지원 방식이 아닌 특정 지방 거점에 재정과 인프라를 집중 투입하는 ‘거점형 이전’ 방식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전국 지자체가 여야 할 것 없이 공공기관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거점형 이전 방식을 시행하면 거점이 아닌 지자체의 반발로 만만치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조만간 ‘제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을 이전하더라도 그에 따른 인프라가 조성되지 않으면 지역 균형발전 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1차 공공기관 이전이 아직은 큰 성공을 거뒀다고 보기 어려운 가운데 2차 공공기관 이전 작업은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