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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은 지방에 기관장은 수도권에
① 시장형 공기업 10곳 중 7곳 주소지 따로

현지 거주 대표이사는 2명뿐…직원은 71%가 이주

정부는 올해 안에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전 이유로는 지역 균형 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 등이 꼽힌다. 공공기관이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면 임직원도 비수도권에 정착해 생활하게 되고, 이에 따라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비수도권에 위치한 공공기관 기관장 가운데 다수는 수도권에 주소지를 두었다. 공공기관을 대표하는 수장부터가 수도권을 떠나지 않는 셈이다.

[비즈한국] 현재 국내에는 14개의 시장형 공기업이 있다. 이 중 강원랜드,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남동발전 등 4개 회사의 대표이사 자리는 공석이다. 나머지 10개 공기업 중 한국지역난방공사를 제외한 9곳은 비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본사 소재지는 경기도 성남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면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비수도권에 본사를 둔 9개 공기업 대표이사는 대부분 수도권 지역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본사 소재지에 대표이사 관사가 있기는 하지만 공식적인 거주지는 수도권인 셈이다. 이를 놓고 공기업 지방 이전을 위한 지역 균형 발전 정책에 맞지 않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전한 공기업 임직원이) 주말 되면 서울로 다 온다”며 “서울 전세버스로 차를 대주고 있는데 이러면 공공기관 이전의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에 위치한 시장형 공기업 대표이사 중 본사 소재지와 거주지가 같은 인물은 홍의락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 두 명뿐이다. 한국가스공사의 본사 소재지는 대구광역시 동구, 홍의락 사장의 주소지는 대구광역시 수성구다. 한국동서발전의 본사 소재지는 울산광역시 중구, 권명호 사장의 주소지는 울산광역시 동구다. 한국남동발전의 경우 직전 사장인 강기윤 전 한국남동발전 사장(현 창원시장)이 본사 소재지 경상남도 진주시와 비교적 가까운 경상남도 창원시에 거주했다.

나머지 7명의 대표이사는 수도권에 주소지가 있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 김회천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김준동 한국남부발전 사장은 서울에 거주하며, 손주석 한국석유공사 사장, 유정훈 한국도로공사 사장, 이정복 한국서부발전 사장, 이영조 한국중부발전 사장은 경기도에 거주한다.

그나마 홍의락 사장과 권명호 사장도 각각 대구와 울산을 기반으로 한 정치인 출신이기 때문에 지역에 거주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의락 사장은 20·21대 총선에서 대구 북구 을 지역에 출마한 바 있다. 올해도 6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가 중도 포기했다. 권명호 사장은 울산광역시 동구청장 출신으로 21·22대 총선에서 울산 동구에 출마했었다. 두 사람 모두 정치권 복귀 가능성이 없지는 않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형 공기업 대표이사 거주 현황
사명본사 소재지대표이사(기관장)대표이사 주소지대표이사 관사 여부
강원랜드강원 정선군공석O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 영종구공석X
한국가스공사대구 동구홍의락대구 수성구O
한국공항공사서울 강서구공석X
한국남동발전경남 진주시공석O
한국남부발전부산 남구김준동서울 동작구O
한국도로공사경북 김천시유정훈경기 하남시O
한국동서발전울산 중구권명호울산 동구X
한국서부발전충남 태안군이정복경기 성남시O
한국석유공사울산 중구손주석경기 부천시O
한국수력원자력경북 경주시김회천서울 송파구O
한국전력공사전남광주 나주시김동철서울 동작구O
한국중부발전충남 보령시이영조경기 성남시O
한국지역난방공사경기 성남시하동근경기 광주시X

국회예산정책처가 올해 4월 발간한 ‘제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사업 성과와 시사점’에 따르면 109개의 공기업 및 공공기관이 비수도권 혁신도시로 이전했는데, 소속 직원 중 가족을 동반한 이주율은 71%로 나타났다. 일반 직원은 절반 이상이 가족 모두 거주지를 옮긴 것이다.

비수도권 소재 공기업에 다니는 직원은 “회사가 비수도권으로 이전하면서 거주지를 옮기기는 했지만 가능하다면 수도권에 살고 싶다”며 “정작 회사를 대표하는 대표이사나 그의 가족이 수도권에 거주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사기가 크게 꺾이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공기업 대표이사들도 할 말이 없지는 않다. 정부 관계자나 정치권 인사를 만날 일이 많아 수도권에 자주 와야 하기 때문이다. 또 임기 2~3년을 위해 거주지를 옮겼다가 다시 원래 거주지로 돌아오기에는 부담이 클 수 있다. 관사가 있어 업무에 지장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대표이사가 이용하는 관사는 대부분 별도 임대료가 없이 기본적인 관리비 정도만 납부한다. 

그럼에도 공기업 지방 이전의 본래 취지를 생각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정부는 조만간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임직원들이 지역에서 생활하지 않으면 균형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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