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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당신의 외출까지 연결하고 싶다…‘넾페스타’
에 담긴 속내

얼굴로 입장하고 지갑 앱으로 체험…공연장의 첫 사용 경험을 일상의 결제 습관으로 확장 시도

[비즈한국] 지난달 30일 서울 성수동 ‘넾페스타’ 행사장 입구. 게이트 앞에 선 관객이 얼굴을 비추자 입장 절차가 금세 끝난다. 스마트폰에서 예매 내역을 찾거나 티켓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 안으로 들어서면 디지털 지갑으로 스탬프를 모으고, 얼굴 인증으로 결제하는 경험이 이어진다. 관객에게는 공연을 즐기는 하루지만, 네이버에는 이용자에게 새로운 결제 습관을 만드는 출발점이 된다. 중요한 것은 행사장을 나선 뒤에도 이용자가 이 서비스를 다시 찾게 하는 것. 네이버가 공연과 체험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성수동에서 행사를 연 이유다.

서울 성수동 앤더슨씨 성수에서 열린 ‘넾페스타’에서 관람객들이 페이스사인으로 결제하고 있다. 사진=윤채현 기자

입장권 없이 입장? 공연장에 최신 기술 집약

네이버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서울 성수동 앤더슨씨 성수에서 ‘넾페스타’를 개최했다. 온라인 중심으로 운영해온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혜택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한 행사다. 공연과 함께 패션, 푸드, 뷰티, 리빙 등 50여 개 브랜드의 상품과 체험을 선보였다. 현장에서는 얼굴 인증 출입과 결제, NFT(대체불가능토큰) 스탬프 투어 등을 연결했다.

행사장 입구에 적용된 ‘페이스사인’은 얼굴 인식으로 본인 확인과 결제를 지원하는 기술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사진이나 영상 등을 이용한 얼굴 위조 시도를 판별하는 안티스푸핑 기술과 양자내성암호 등을 적용했다. 관람객은 사전 등록한 얼굴 정보로 입장하고, 관련 단말기가 설치된 매장에서는 얼굴 인증으로 결제할 수 있다.

디지털 자산 지갑 ‘Npay 월렛’도 체험 동선에 포함됐다. 네이버 아이디 기반의 지갑으로, 지난 9월 기준 발급 약 120만 건, NFT 누적 발급 약 320만 장을 기록했다. 넾페스타에서는 관람객이 각 부스의 NFT 스탬프를 모으면 Npay 포인트 등 경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재후 네이버 엔터테인먼트 부문장은 “공연장에서 많은 관객들이 참여하면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싶다”며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인증 절차를 확실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공연장으로도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인스파이어와 아레나 명명권 및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페이스사인과 Npay 월렛 기반 NFT를 활용한 현장 입장, 네이버랩스의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증강현실(AR) 길 안내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네이버 아레나’라는 이름은 오는 12월부터 3년간 유지된다.

네이버는 ‘넾페스타’ 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페이스사인을 통해 관람객들이 얼굴 인증으로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 3일간 총 3000명이 페이스사인을 이용해 입장했다. 사진=윤채현 기자

편의성 넘어 이용자 ‘사용 습관’ 만드는 게 관건

최근 네이버의 행보를 이해하려면 기술 개발과 이용 확산 사이의 간격을 볼 필요가 있다. 얼굴 인증이나 디지털 지갑을 개발해도 기존 결제·인증 방식에 익숙한 이용자가 곧바로 서비스를 바꾸지는 않는다. 등록과 설정에 시간을 들여야 하고, 얼굴 정보 제공에 대한 부담도 감수해야 한다. 기술의 편리함을 설명하는 데 더해 이용자가 직접 써볼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넾페스타는 이 간격을 공연과 혜택으로 좁히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공연을 보러 온 관객은 입장 과정에서 얼굴 인증을 경험하고, 부스를 돌며 경품을 받기 위해 디지털 지갑을 사용한다.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하나씩 찾아 가입하도록 권하는 대신, 즐길 거리를 따라 움직이는 과정에서 처음 사용해볼 수 있게 배치한 셈이다.

행사 전부터 결제와 공연 혜택을 연결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네이버는 일정 기간 Npay로 20만 원 이상 결제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에게 선예매 기회를 제공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선예매 물량 3000장은 40분 만에 매진됐다. 공연에 대한 관심을 결제와 멤버십 이용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이런 설계에서 행사비는 고객 유치와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투자의 성격을 갖는다. 공연이 사람을 모으고 입장·체험·구매 과정이 여러 서비스의 사용 경험을 만든다. 한 번의 행사로 멤버십과 결제, 인증, 디지털 지갑을 함께 알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여러 서비스를 체험했다는 사실만으로 비용 대비 효과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이후 일상에서 같은 서비스를 다시 선택해야 반복 거래로 이어진다.

멤버십을 유지할 이유를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적립률과 할인액은 경쟁사가 비슷한 조건을 제시하면 차별성이 약해진다. 공연 선예매나 회원 전용 체험은 금액만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혜택이다. 멤버십의 가치를 쇼핑할 때 받는 할인에서 문화생활 경험으로 넓히면 이용자가 구독을 유지할 유인도 늘어날 수 있다.

온라인 넘어 오프라인 결제로…130조 규모로 확대 목표

이처럼 네이버가 오프라인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기존 온라인 플랫폼의 수익 구조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그동안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와 오프라인 사업자를 연결해왔지만 결제는 매장에서 별도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프라인 결제까지 네이버 서비스와 연결하면 이용자의 상품 탐색부터 구매까지 소비 과정 전반을 아우를 수 있게 된다.

네이버는 통합 결제 단말기 ‘Npay 커넥트’를 통해 결제와 포인트 적립, 리뷰, 쿠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거래 정보를 연계하면 사업자에게 매출 동향과 고객 수요 등을 분석해 제공할 수 있다.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광고·마케팅과 AI 서비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서 향후 5년 내 네이버 아이디 기반 연간 오프라인 결제 규모를 130조 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온라인에서 구축한 검색·광고·쇼핑·결제 사업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사업자 대상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기술의 상용화가 실제 이용 확산과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과제다. 얼굴 인증이나 디지털 지갑이 기존 결제·인증 수단을 대체하려면 이용자가 이를 선택할 만한 편의성과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공연장 같은 특정 공간에서의 기술 적용이 실제 일상적인 이용으로 이어질지도 관건이다. 

이는 기존 광고·커머스 사업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신규 수익원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네이버의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은 3조 38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5203억 원으로 0.2% 감소했다. AI 인프라 투자 등이 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는 오는 12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광고와 커머스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AI 투자에 따른 비용 부담을 얼마나 관리했는지가 주요 관심사다. 오프라인 결제 사업의 확대 속도와 AI 인프라 사업의 수익화 시점도 향후 실적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윤채현 기자

통신과 플랫폼, 콘텐츠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쉽고 재미있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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