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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파모 2라운드, 성능 1위 ‘모티프’ 탈락한 결정적 이유

업스테이지·SKT·LG 3파전으로…정부 '프런티어급 경쟁체계' 재검토 시사

[비즈한국] 업스테이지·SK텔레콤·LG AI연구원 3개 팀이 정부의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2차 단계 평가를 통과했다. 글로벌 성능 지표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사용성·활용성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 탈락했다. 3차 최종 관문만 남겨둔 가운데 정부는 경쟁 방식과 지원 규모는 물론 최종 선정 목표 자체까지 전면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프런티어 AI 모델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국가 자원을 일부 팀에 집중하는 방식 등이 검토될 전망이다.

글로벌 성능 지표인 AAII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사용성·활용성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 탈락하면서, AI 모델의 성능뿐 아니라 산업·서비스 현장에서의 실제 활용 가능성이 중요 평가 요소로 부상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독파모 2차 단계평가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 접목·사용성이 갈랐다

2차전에서는 AI 모델의 성능만큼이나 ‘쓸모’가 중요한 평가요소였다. 지난 1월 치른 1차 단계평가가 모델 자체의 성능과 기술력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평가에서는 산업 현장 적용과 서비스 확산, 사용자 체감 등 실제 활용 가능성이 당락을 가르는 주요 요소로 부상했다.

3차전에 진출한 팀들은 각자의 모델을 실제 서비스와 산업에 연결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스테이지는 포털 ‘다음’ 및 AI 에이전트 플랫폼 ‘Timely’와 연계해 서비스를 실증하고 퓨리오사AI의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활용한 점을 인정받았다. SK텔레콤은 수리 추론과 한국어 영역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고, 국방·제조 등 산업 현장에 특화 모델을 적용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LG AI연구원은 글로벌 국제기구와의 협업과 에이전틱 AI, 신뢰할 수 있는 AI 개발 전략을 제시했다.

반면 모티프테크놀로지스는 벤치마크 지표인 AAII(Artificial Analysis Intelligence Index)에서 47점을 받아 4개 팀 중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탈락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모티프의) 기술력은 뛰어났지만, 이번 평가에서 상당히 무게중심이 있었던 사용성·활용성 부분에서 다른 기업에 비해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2차 단계평가에서 업스테이지·SK텔레콤·LG AI연구원이 다음 단계에 진출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는 벤치마크·전문가·사용자 등 3개 평가 영역별 1위 팀이 모두 다르고, 일관되게 1위를 차지한 팀은 없었다고 밝혔다. 항목별 점수 격차도 근소했다. 배점 40점인 벤치마크 평가에서 1위와 4위의 격차는 4.0점, 배점 35점인 전문가 평가에서는 2.4점, 배점 25점인 사용자 평가에서는 5.0점이었다. 

정예팀에 GPU 1000장씩 추가 지원…3차전 대대적 재편 시사

3차 평가의 일정과 배점은 물론 최종 선정 방식 자체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1차전이 모델 자체의 성능을 겨루는 성능전, 2차전이 산업 현장 적용과 사용자 체감을 검증하는 실용전이었다면, 3차전은 경쟁의 틀 자체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2차 평가 결과 발표와 함께 독파모의 경쟁 방식과 지원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특히 3개 팀 중 2개 팀을 최종 선정한다는 기존 목표가 유지될지조차 미지수라고 밝혀, 3차전에서는 사실상 새로운 경쟁 체계로 전환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배경에는 글로벌 프런티어 AI 모델의 빠른 성능 향상이 있다. 독파모가 추진되는 동안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고성능 AI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국내 모델이 글로벌 최상위권과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개발 자원도 커졌다. 한정된 예산과 GPU를 여러 팀에 나눠 지원하는 현행 방식으로는 글로벌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독파모 3차 평가의 구체적인 일정과 배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글로벌 프런티어 AI 모델과의 성능 격차를 좁히기 위해 현재와 같은 경쟁 방식과 지원체계를 전면 재편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류 차관은 ‘최종 2개 모델 선발’이라는 독파모 목표가 바뀔 수 있냐는 질문에 “이것도 미지수다. 완전히 전면적으로, 현재 하는 방식을 재편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까지 투자해온 자원을 분산할지, 집중할지,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게 바람직한지 등을 실제 당사자인 기업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 지원 방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파격 지원 체계도 관계 부처와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류 차관은 “실질적으로 프론티어 기업의 모델에 견줄 수 있는 경쟁을 하기 위해 우리가 가능한 방식으로 재편하자는 공감대가 있다”며 “새로운 경쟁 체계 관련해서는 정부 예산이 확정되면 빠른 시일 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3차전의 경쟁축도 달라질 전망이다. 추가적인 국가 자원을 투입했을 때 글로벌 프런티어 모델과 경쟁할 성능을 확보할 수 있는지, 개발 역량을 얼마나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3파전에 나서는 업스테이지, SK텔레콤, LG AI연구원에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지원이 확대된다. 정예팀에는 내년 1월까지 엔비디아 차세대 GPU B200 1000장씩이 추가로 제공될 예정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팀당 약 400억 원, 3개 팀 합계 약 1200억 원 상당이다.

강은경 기자

기술과 산업을 취재하고 씁니다.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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