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정부가 수도권에 주택 23만 호 이상을 추가 공급한다. 신규 공공주택지구 10만 호 이상을 지정하고, 3기 신도시와 도심 사업 등 이미 계획된 주택은 착공 시기를 앞당긴다. 금융·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로 부진한 민간 주택 공급도 함께 끌어올릴 계획이다. 공급 물량을 늘리는 동시에 실제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공공택지부터 민간사업까지…‘착공 속도전’
정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9월 7일 제시한 수도권 135만 호 착공 목표의 실행력을 높이면서 공급 물량도 늘리는 내용이다. 정부가 밝힌 23만 호에는 신규 택지 공급뿐 아니라 기존 사업의 착공을 앞당기거나 민간 공급을 확대해 늘어나는 물량도 포함됐다.
새로운 공급 물량의 중심은 공공택지다. 정부는 수도권에 신규 공공주택지구 10만 호 이상을 지정한다. 우선 서울 강서구 염창동 1000호,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2만 1700호, 광주시 장지동 4500호 등 2만 7200호의 입지를 공개했다. 서울 강서는 2029년, 남양주와 광주는 2030년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한다. 나머지 7만 3000호 이상 후보지는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기존 공공택지는 착공 시기를 앞당긴다. 정부는 제도 개선을 전제로 후보지 발표부터 주택 착공까지 평균 68개월 걸리던 기간을 37개월로 줄이고, 3기 신도시 등 8만 9000호 착공을 1~2년 앞당기기로 했다. 이 가운데 당초 2031년 이후 착공할 예정이던 4만 1000호는 2030년 안으로 당긴다. 올해 1월 발표한 태릉CC와 과천 경마장·방첩사 등 도심 부지도 모두 2030년까지 착공할 계획이다.
민간 주택사업도 금융·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로 착공을 유도한다. 서울·경기에서 일정 요건을 갖춘 사업장이 2027년까지 착공하면 PF 대출이자를 1%포인트, 2028년 착공하면 0.5%포인트 지원한다.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은 75%에서 70%로 낮추고 이주비 금융도 보강한다. 다세대·다가구는 면적과 층수 기준을 완화하고, 신축 소형주택의 주택 수 제외 세제 특례도 2028년까지 연장한다.
정부는 그간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잇달아 내놨다. 지난해 9월 2026~2030년 수도권에서 135만 호를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올해 1월에는 태릉CC와 과천 경마장·방첩사 등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수도권 규제지역의 착공 지연 물량 약 10만 호를 대상으로 조기 착공 지원책도 내놨다.
하지만 수도권 주택 착공은 아직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주택 착공 물량은 6만 5204호로 전년 동기 대비 0.7% 줄었다. 이는 같은 기간 10년 평균치의 61.4% 수준이다. 정부는 2022~2024년 착공 감소의 영향으로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도 10만 5000호로 10년 평균 18만 3000호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향후 공급계획 이행 상황을 별도로 관리할 계획이다. 국무총리 주재 ‘범정부 주택 신속공급 점검회의’를 신설하고 사업별 추진상황을 사안·지구별로 주간 단위까지 점검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 1차관이 이끄는 ‘신속 공급 혁신단’도 운영해 지방정부와 함께 인허가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 애로사항을 해소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기반을 다시 튼튼하게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주택공급 정상화를 위해 공공이 할 일은 더욱 신속히 추진하고, 민간이 잘할 수 있는 분야는 과감히 지원한다는 원칙 하에 국민이 원하는 주택을 원하는 곳에 충분히 적기에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정비사업 규제 더 풀어야”…전문가 “기간 단축 지켜봐야”
서울시는 정비사업 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완화와 이주비 대출 개선 등 서울시 건의사항이 일부 반영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조정 등이 빠져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도심 정비사업을 우선하되 그린벨트 활용에는 신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 공급대책이 발표된 13일 “정부가 재개발·재건축의 원활한 추진 필요성을 인정하고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제안해온 제도개선 과제를 일부 수용한 것은 다행”이라며 “정부와 협력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력하되, 반영되지 않은 규제개선 과제는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분명하게 요구하고 녹지 훼손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공택지 착공 기간 단축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택지 착공 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겠다는 계획은 단축 폭이 상당한 만큼 현 단계에서는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과천 경마장처럼 기존 시설 이전이 얽힌 사업은 계획대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지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