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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치킨·국수·떡볶이까지…⁠” 저가 커피점의 ‘한 끼 전쟁’ 속사정

사모펀드 인수 후 매출 늘리기 경쟁 치열…메뉴 늘수록 가맹점 조리·재료 관리 부담도 커져

[비즈한국] 서울 강남구의 메가MGC커피 매장. 커피와 빵이 놓이던 메뉴판 한쪽에 ‘양념 컵치킨’이 자리 잡았다. 몇 걸음 떨어진 더벤티 매장에서는 로제떡볶이와 마라떡볶이, 소보로밥을 주문할 수 있다. 컴포즈커피에서는 분모자 떡볶이를 판다. 이제 저가 커피 매장에서 커피 한 잔뿐 아니라 한 끼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저가 커피업계의 경쟁이 음료 가격을 넘어 ‘무엇을 더 팔 것인가’로 번지고 있다. 주요 브랜드의 점포가 빠르게 늘면서 신규 출점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워지자, 기존 매장의 객단가를 높일 식사 메뉴가 새로운 성장 수단으로 떠올랐다. 특히 사모펀드(PEF) 등 외부 자본이 유입된 브랜드를 중심으로 메뉴 다변화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다만 떡볶이와 볶음밥, 치킨까지 취급 품목이 늘면서 조리시간과 재료 관리, 설거지 등 가맹점의 운영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메가MGC커피 매장에서 판매 중인 양념 컵치킨(왼쪽)과 인근 더벤티 매장에 붙은 초계국수 신메뉴 포스터. 사진=윤채현 기자

저가 커피 매장 1만 개 이상…커피만 팔아선 경쟁 못 해

국내 저가 커피 시장은 최근 5년간 급격하게 성장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더벤티 등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의 매장 수는 2020년 3150개에서 지난해 1만 782개로 3배 이상 늘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크게 늘었지만 가맹점 입장에서는 같은 상권을 두고 경쟁해야 할 점포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저가 커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점포에서 추가 매출을 만들어내는 전략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주요 브랜드가 수천 개의 점포를 확보한 데다 같은 상권에서 저가 커피 브랜드끼리 경쟁하는 경우가 늘면서 신규 출점뿐 아니라 기존 고객에게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새로운 성장 수단으로 떠오른 셈이다.

푸드 메뉴 확대는 객단가를 높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커피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음료와 음식을 함께 판매해 고객 1인당 구매금액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 소비가 집중되는 시간대 외에 점심과 저녁 수요를 확보할 수도 있다. 이에 디저트에 머물던 카페 음식도 최근 간편 식사류로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로 19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강남구 메가MGC커피 매장에서는 음료와 베이커리뿐 아니라 양념 컵치킨, 핫 치즈스틱 등 간편식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약 3분 거리에 위치한 더벤티에서도 떡볶이를 비롯해 다양한 식사류를 팔았다. 여름철 메뉴로 화제를 모은 초계국수는 이날 품절돼 주문할 수 없었다.

컴포즈커피가 지난 2월 내놓은 쫄깃 분모자 떡볶이. 사진=컴포즈커피 제공

저가 커피에 몰리는 투자자본…기존 점포 매출 확대 전략 중요

변화에 적극적인 곳 가운데 하나가 외부 투자자본이 들어온 저가 커피 브랜드다. 저가 커피는 외식 프랜차이즈 가운데서도 투자 매력이 높은 업종으로 꼽힌다. 고물가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소비 수요를 유지할 수 있고, 표준화된 운영 방식과 전국적인 점포망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주요 저가 커피 브랜드에는 최근 수년간 투자자금이 잇따라 유입됐다. 메가MGC커피는 2021년 프리미어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투자목적회사(SPC)에 인수됐고,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필리핀 외식기업 졸리비푸드와 국내 PEF 컨소시엄 품에 안겼다. 올해는 KFC코리아 투자로 성과를 냈던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가 매머드커피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국내 저가 커피 상위 5개 브랜드 가운데 빽다방과 더벤티를 제외한 3곳에 외부 투자자본이 유입된 셈이다.

PEF는 기업을 인수한 뒤 매출과 수익성을 높여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투자기간이 정해진 만큼 인수 이후 기업의 성장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저가 커피 브랜드는 그동안 신규 출점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지만 점포 수가 수천 개에 이르면서 출점과 함께 기존 가맹점의 매출을 높이는 전략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미 구축된 점포망에서 판매 품목을 늘리는 푸드 메뉴 확대가 새로운 성장 수단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컴포즈커피 매장에서 고객들이 음료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윤채현 기자

매출 늘릴 기회지만…복잡해지는 매장 운영

푸드 메뉴 확대는 가맹점에도 새로운 매출을 올릴 기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매장에서 처리해야 하는 업무 역시 늘어난다. 음료와 단순 디저트 중심이던 매장에 식사류가 추가되면 새로운 원재료와 포장재를 관리하고 조리법을 익혀야 하는 데다, 판매량이 적을 경우 사용하지 못한 식재료를 폐기해야 하는 부담도 발생한다.

실제로 메가MGC커피 매장에서 2년간 근무한 A 씨(23)는 “빙수처럼 들어가는 재료가 많은 메뉴는 스푼이나 스쿱 등 사용하는 도구가 많아 설거지가 늘어난다”며 “볶음밥이나 떡볶이 같은 식사류는 빵보다 전자레인지나 오븐을 오래 사용하는데 매장에 기기가 한 대씩밖에 없어 주문이 두 개 이상 겹치면 뒤의 주문은 밀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컴포즈커피에서 6개월간 근무한 B 씨(26)도 신메뉴가 출시될 때마다 새로운 업무를 익혀야 하는 점을 부담으로 꼽았다. B 씨는 “메뉴마다 레시피뿐 아니라 새로 들어오는 재료의 보관법과 정량을 익혀야 한다”며 “빙수의 경우 팥과 떡, 과일 등 재료별 보관법과 사용량이 다르고 냉동 과일은 별도로 해동하는 과정도 있어 처음 메뉴가 나오면 익혀야 할 것이 많다”고 전했다.

저가 커피는 낮은 판매가격을 많은 주문으로 보완하는 구조인 만큼, 메뉴 하나가 추가될 때 소요되는 작업시간이 매장 운영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전자레인지나 오븐을 일정 시간 점유하는 메뉴가 동시에 주문되면 한정된 조리기기로 주문을 순차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데다, 몰리는 시간대에는 푸드 주문이 음료 제조 속도에도 영향을 준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늘날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단순히 ‘싼 커피’를 제공하는 경쟁에서 벗어나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와 식사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가성비·가편성을 갖춘 외식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흐름을 보인다”며 “특히 외부 자본이 유입된 프랜차이즈는 투자금 회수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기존 커피 중심의 사업모델을 확대하고 매출원을 다변화하려는 전략도 작용한다. 다만 이러한 성장 전략이 지속되려면 메뉴 확대에 따른 가맹점의 운영 부담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채현 기자

중소·벤처기업과 플랫폼, 콘텐츠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쉽고 재미있게 쓰겠습니다.

cogusz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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