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집값 급락 가능성을 경고하며 대출 규제 강화를 주장한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세종시에 보유한 아파트를 신고가에 매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재직 당시 다주택 논란이 불거진 뒤 이뤄진 거래다. 신고가 거래가 향후 매매가격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장의 매매계약과 이후 정책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비즈한국 취재를 종합하면 이성훈 LH 사장은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5월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하던 세종시 나릿재마을1단지 아파트 한 채를 14억 5000만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112.59㎡ 규모로, 2021년 7월 이 사장 부부 명의로 이전 등기됐다. 이 사장은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아파트를 약 8억 원에 대출 없이 분양받았다고 밝혔다.
이성훈 LH 사장의 매매로 나릿재마을1단지 최고가는 다시 쓰였다. 이 단지 직전 매매 최고가는 2023년 4월 112.59㎡ 29층이 기록한 13억 원으로, 이번 거래보다 1억 5000만 원 낮다. 이 면적형은 이후 2024년 1월 12억 7000만 원(28층), 6월 12억 원(19층), 올해 2월 11억 2000만 원(8층)에 거래됐다. 전체 343가구인 이 단지에서 해당 면적은 35가구에 불과해 거래 사례가 많지 않다.
다만 이 사장의 매매가격에 대한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인근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거래됐다”며 “층이 좋아서 16억 원도 받을 수 있는 매물이었다”고 평가했다. B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고층 조망을 고려하면 적정한 거래가격”이라고 말했다. 반면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당시 시세가 13억 원대 초반이었다”며 “비교적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고 봤다.
거래가격에 대한 평가가 다른 것은 층수와 조망에 따른 가격 차이 때문이다. 단지 앞 상업용지에 건물이 들어서면 저층은 조망이 가려질 수 있지만, 이 사장 소유 아파트는 고층으로 호수 조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층이 낮은 세대와 높은 세대는 천지 차이”라며 “주상복합 특성상 층수에 따라 가격이 수억 원씩 차이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훈 사장의 세종 아파트 매각은 다주택 논란과도 관련이 있다. 이 사장은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 재직 당시 배우자와 함께 주택 3채를 보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후 이 사장 내외는 지난 5월 세종시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이 사장 배우자는 지난 6월 서울 강남구 역삼럭키아파트 상속 지분 10%를 지분 공유자에게 2억 5000만 원에 매각했다. 세종시 아파트는 현재 소유권 이전 등기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성훈 사장은 최근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지난달 3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수도권·규제지역의 15억 원 이하 주택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 원을 추가로 줄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주택 공급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대출 규제를 통한 수요 관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적용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집값 급락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사장은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출 규제 강화로 청년과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에 “앞으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점을 고려해서 드린 말씀”이라고 답했다. 그는 집값 하락 요인으로 LH 주택 공급 확대와 금리 상승 등을 꼽았다. 집값이 안정되면 지금 당장 집을 사지 않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비즈한국은 LH에 이성훈 사장의 세종시 아파트 매각 가격 적정성에 대해 질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