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당근이 무료 개인 간 거래를 기반으로 모은 이용자를 유료 결제서비스로 끌어들이며 거래 수수료 수익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다만 기프티콘 등 모바일 상품권 거래에서는 구매자에게 결제 이용료를 부과하면서 판매자와의 채팅까지 제한해 거래 방식에 대한 선택권이 줄었다는 불만도 나온다. 향후 무료 거래에 익숙한 이용자의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중개수수료 수익을 지속 확대할 수 있을지가 당근의 과제로 떠올랐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당근의 안심결제·농수산물커머스 등을 포함한 중개 부문 매출은 2024년 약 3억 1300만 원에서 지난해 약 21억 2700만 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무려 약 68억 4200만 원을 기록하며 급성장 중이다.
전체 실적도 성장했다. 당근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703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54% 증가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분기에도 매출 919억 원, 영업이익 1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127% 증가했다.
당근도 지난달 31일 실적을 발표하면서 바로구매의 전국 확대와 안심결제 기반 거래 서비스 이용 증가가 수익 기반 다변화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중고거래 안심결제 이용이 늘어난 데다 바로구매를 전국으로 확대한 효과가 더해지면서 중개수수료 매출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수익 확대가 이용자의 비용 부담과 선택권 제한을 함께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모바일 상품권 거래에서는 안심결제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고 판매자와 다른 거래 방식을 협의하기도 어렵다.
e쿠폰 사려면 안심결제 필수, 채팅도 불가
당근은 지난 1월부터 바코드나 PIN 번호가 포함된 기프티콘과 모바일 상품권은 바로구매 방식을 의무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바로구매에는 구매대금을 당근이 보관한 뒤 구매 확정 시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안심결제가 적용된다. 구매자는 거래금액의 3.3%를 이용료로 부담하며 현재는 한시적으로 2.2%가 적용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당근에서 ‘배달의민족 10만 원 상품권’을 검색해보면 e쿠폰으로 등록된 매물에는 바로구매 버튼이 붙어 있다. 구매 버튼을 누르면 상품 가격과 별도로 안심결제 이용료가 표시된다. 판매자에게 먼저 채팅을 보내 계좌이체 등 다른 결제 방식을 제안한 뒤 거래하기는 어렵다.

현재 적용되는 2.2% 요율을 기준으로 10만 원짜리 상품권을 구매하면 상품 가격 외에 최대 2200원의 이용료가 붙는다. 기존 요율인 3.3%가 다시 적용되면 이용료는 최대 3300원으로 늘어난다.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권을 구입하려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중고거래를 통해 얻는 할인 효과 일부가 결제 이용료로 상쇄될 수 있다. 다만 당근 측은 요율 인상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중고거래 플랫폼이 자체 결제서비스 이용을 확대하는 것은 당근만의 움직임은 아니다. 번개장터는 재작년부터 플랫폼 내 거래를 안전결제로 일원화했다. 다만 구매자에게 별도의 안전결제 수수료를 부과하지는 않는다. 중고나라는 안심결제 시 판매자에겐 2.5%를, 구매자에겐 3.5%를 각각 부과하지만 채팅이 가능하다. 채팅을 막아둔 상태에서 수수료까지 부과하는 중고거래 플랫폼은 당근이 유일하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중고거래는 구매자가 먼저 돈을 보내는 구조상 상품을 받지 못하거나 다른 상품을 받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안전결제를 통해 구매자의 리스크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품과 관련해 판매자와 구매자 간 소통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 만큼 채팅 기능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선택권 제한 소지” VS “거래 위험요소 줄이려”
안심결제 확대는 중고거래 플랫폼 입장에서 거래 과정의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다. 다만 기존에 가능했던 판매자와의 채팅이나 거래 방식 협의가 제한되고 수수료가 붙는 결제 방식만 이용하도록 바뀌면서 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의가 지나치게 줄어든 것 아니냐는 불만도 적잖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자체 결제 이용을 늘려 수익성을 높이려는 유인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e쿠폰 거래에서 채팅까지 제한하면 판매자와 구매자가 거래 조건을 조율할 여지가 줄어든다. 결제 과정의 안전성은 높일 수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거래 편의와 선택권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수수료가 발생하는 결제 방식만 사실상 강제하고 다른 거래 방식을 협의하는 것까지 제한한다면 소비자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소지가 있다”며 “거래 안전을 위한 결제수단 권고와 모든 이용자에게 이를 강제하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근 측은 “별도의 협의 없이도 거래가 가능한 만큼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채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이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줄이기 위해 채팅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