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카카오가 자사 핵심 서비스를 한데 묶은 첫 통합 유료 구독 상품 ‘카카오멤버십’을 시범 출시했다. 내년 초 기업 분할을 앞두고 카카오톡 생태계 내에 이용자를 붙들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구독 경제의 선두 주자로 자리 잡은 네이버가 탄탄한 멤버십 생태계를 구축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카카오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일 카카오는 첫 통합 유료 서비스인 ‘카카오멤버십’을 시범 출시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비스 안정화를 위해 소규모 이용자를 대상으로 선착순 가입을 받기 시작했다.
초기 가입자를 위한 혜택도 마련했다. 신규 가입자에게 총 6000원 상당의 멜론 캐시와 4900원 상당의 국내 주식을 최초 한 차례 지급한다. 주식은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종목 가운데 무작위로 지급하며, 만 19세 미만 회원은 주식 대신 올리브영 5000원 할인 쿠폰을 받는다.
월 이용료는 4900원으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같다. 카카오는 기존에 톡클라우드를 저장 용량별로 판매하고, 이모티콘 플러스도 월 3900원에 별도 구독 서비스로 운영해왔다. 카카오멤버십에서는 두 서비스를 선택형 혜택으로 묶어 매달 이모티콘 플러스와 톡클라우드 130GB 가운데 하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기존 이용자에게는 제약이 있다. 이미 이모티콘 플러스를 구독 중이라면 멤버십에서 이모티콘 플러스를 선택할 수 없다. 톡클라우드를 130GB 이상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쇼핑 혜택으로는 결제 금액에 따라 0.5~5%를 쇼핑포인트로 적립한다. 이 밖에도 카카오페이지 2000캐시, 멜론 할인 구독, 카카오페이증권 주식 매도 수수료 캐시백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휴대전화 액정 파손 보상 등 금융·보험 혜택도 포함했다.

카카오가 여러 계열 서비스를 하나의 유료 상품으로 묶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커머스와 콘텐츠, 금융 등으로 사업을 넓혔지만 각 서비스의 구독과 혜택은 따로 운영했다. 멤버십은 이들을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카카오 서비스 이용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카카오는 내년 1월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인적분할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와 광고·커머스를 결합하는 사업회사로 출범한다. 카카오AI의 2030년 매출 목표는 6조 원 이상으로 제시됐지만, 사업의 수익화 가능성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둘러싼 시장의 의구심은 커진 상태다.
선두주자 네이버, 지난해 멤버십 매출 2357억 원
경쟁사인 네이버는 이미 유료 멤버십을 주요 커머스 전략 가운데 하나로 키웠다. 2020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한 뒤 쇼핑 적립에서 콘텐츠와 배송, 오프라인 제휴로 혜택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매출은 2357억 원으로 전년보다 20.7% 증가했다.
네이버는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베이직 △PC 게임패스 △웹툰·시리즈 쿠키 49개 가운데 하나를 매달 선택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MYBOX 80GB와 쿠키 10개도 제공한다. 최대 3명을 패밀리 회원으로 무료 초대할 수 있고 대학생에게는 최대 3개월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한다.

네이버는 최근 멤버십을 배송 경쟁력과 연결하는 데도 힘을 싣고 있다. 이달부터 멤버십 이용자를 대상으로 반품센터를 운영하고 새벽배송 혜택도 확대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존 배송 혜택 강화가 멤버십 고객의 구매 빈도와 거래 비중 상승으로 직결됐다”며 멤버십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강조한 바 있다.
혜택은 넓지만…가입 이유 만들 수 있을까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약 26조 원에서 2020년 약 40조 원으로 54.8%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100조 원 규모로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가 주요 서비스를 하나의 멤버십으로 묶어 혜택 범위를 넓혔지만, 이미 다양한 구독 서비스가 자리 잡은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가입자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네이버가 쇼핑 적립을 중심으로 외부 콘텐츠와 배송까지 혜택 범위를 넓혀온 것과 달리 카카오는 자사 서비스 이용 혜택을 묶는 데 무게를 뒀다. 기존 카카오 서비스를 하나의 상품으로 결합하는 데 그친 만큼, 가입자를 끌어들이기에는 현재 공개된 혜택의 매력도가 다소 아쉽다는 분석이다.
이에 카카오 측은 “카카오멤버십은 단순히 여러 혜택을 묶는 것을 넘어 이용자가 하나의 멤버십 안에서 유기적인 혜택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카카오멤버십을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