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미국 소형주에 투자하려고 상장지수펀드(ETF)를 찾아보면 비슷해 보이는 상품 앞에서 고민하게 된다. 대표적인 상품이 IWM과 IJR이다. 둘 다 미국 소형주에 분산 투자하지만 기업을 고르는 기준은 다르다. IWM은 적자 기업까지 폭넓게 담고, IJR은 지수에 새로 편입할 기업의 수익성을 따진다. 같은 소형주 ETF라도 어떤 기업을 담느냐에 따라 성적과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
올해 시장 흐름은 소형주 투자의 기회와 부담을 함께 보여준다. 러셀2000을 추종하는 IWM의 상반기 수익률은 22.48%로, S&P500을 추종하는 IVV의 10.19%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9월 24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15.13%, 13.48%로 격차가 좁아졌다. 모두 달러 기준으로 분배금 재투자를 반영한 순자산가치 총수익률이다. 국내 투자자의 실제 수익률은 환율과 매매 시점 등에 따라 달라진다.

금리 상승은 소형주가 안고 있는 부담 중 하나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9월 14일 장중 5%를 넘어섰고, 연방준비제도는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7월 2일 보도한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러셀2000 기업 부채의 약 30%는 금리에 따라 이자가 달라지는 변동금리 부채다. S&P500 기업은 이 비중이 7%다. 소형주 쪽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을 더 빨리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런 환경에서 소형주 투자를 검토한다면 최근 수익률만 비교하기보다 ETF가 어떤 기준으로 기업을 담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IWM이 추종하는 러셀2000은 러셀3000 구성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작은 약 2000개 기업으로 구성된다. 흑자를 내야 한다는 별도 요건이 없어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도 포함된다. 다양한 소형주에 투자할 수 있지만, 성장 기대가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 기업의 위험도 함께 떠안는다.
IJR이 추종하는 S&P 스몰캡600은 기업 규모와 거래량뿐 아니라 이익도 살핀다. 외부에서 새로 편입되는 일반 기업은 원칙적으로 최근 분기와 최근 네 분기 합산 계속영업 순이익이 모두 흑자여야 한다. 본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실제로 이익을 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조건을 충족했다고 모두 들어가는 것은 아니며, 최종 편입은 지수위원회가 결정한다.
그렇다고 IJR이 흑자 기업만 보유하는 상품은 아니다. 편입 뒤 적자로 돌아서도 곧바로 제외되지는 않는다. 다른 S&P 지수에서 옮겨오는 기업 등에는 이익 요건의 예외도 있다. IJR은 수익성을 따지는 절차가 있는 상품이지, 부실 위험을 모두 걸러낸 상품은 아니다.
이 차이는 시장 분위기가 바뀔 때 드러날 수 있다. 경기가 크게 나빠지지 않으면서 금리가 내려가면,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에 적자 기업이나 차입이 많은 기업의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 IWM에 이런 기업이 이미 편입돼 있다면 반등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실적 회복이 늦어지거나 자금 조달이 막히면 손실 부담도 커진다. 모든 흑자 전환 후보를 IWM이 미리 보유하는 것은 아니며, 금리 인하만으로 IWM이 IJR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높은 금리가 이어질 때 IJR의 수익성 기준에 주목할 이유는 있다. 다만 흑자라는 사실만으로 빚을 갚을 능력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이익을 내는 회사라도 곧 갚아야 할 부채가 많고 보유 현금이 부족하면 더 높은 금리로 돈을 다시 빌려야 한다. IJR의 편입 기준을 금리 위험에 대한 안전장치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이유다.
비용은 IJR이 낮다. 운용사가 공시한 연간 비용 비율은 IWM이 0.19%, IJR이 0.06%다. 투자금 1억 원이 1년 내내 유지된다고 단순 가정하면 각각 19만 원과 6만 원으로, 차이는 13만 원이다. 매매수수료와 환전 비용 등은 별도다. 장기 보유에서는 비용 차이가 누적되지만, 두 상품은 담는 기업이 달라 비용만으로 최종 수익률을 비교할 수는 없다.
거래량은 IWM이 더 많다. 9월 25일 기준 최근 30일 평균 거래량은 IWM이 약 2240만 주, IJR이 약 307만 주다. 자주 매매하거나 큰 금액을 거래한다면 거래량과 함께 매수·매도 호가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품 화면에 표시된 주가수익비율(PER)도 주의해서 읽어야 한다. PER은 이익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런데 아이셰어즈는 두 ETF의 PER을 계산할 때 적자를 제외한다. 따라서 화면에 표시된 PER이 낮다고 해서 편입 기업 전체가 싸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적자 기업의 손실까지 반영한 수치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보유한 상품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미국 주식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VTI에는 대형주뿐 아니라 소형주도 들어 있다. VTI에 IWM이나 IJR을 더하면 이미 담고 있는 소형주의 비중을 높이는 셈이다. 대형 기술주에 대한 집중도를 낮출 수 있지만, 소형주 특유의 경기·금리 위험도 더 감수하게 된다.
ETF를 넘어 개별 소형주를 고른다면 확인할 것은 더 구체적이다. 장부상 이익뿐 아니라 영업활동으로 현금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향후 2년 동안 갚아야 할 빚이 얼마인지, 증자 등으로 주식 수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물건을 팔아도 외상대금을 받지 못하거나 재고에 돈이 묶이면 흑자를 내면서도 현금이 부족할 수 있다. 순이익이 늘더라도 주식 수가 같은 비율로 증가하면 주당순이익은 제자리다.
부채의 만기와 금리도 마찬가지다. 같은 금액의 빚을 연 3%에서 7%로 갈아타면 연간 이자 부담은 원금의 4%만큼 늘어난다. 성장 가능성이 커 보여도 그때까지 버틸 현금이 부족하면 주주에게 다시 손을 벌릴 수 있다.
소형주 ETF를 고르는 출발점은 ‘어느 상품이 더 오를까’에 앞서 ‘어떤 기업들에 투자할 것인가’를 정하는 데 있다. 폭넓은 소형주 투자에 무게를 둔다면 IWM의 구성을, 수익성 기준과 낮은 비용을 중시한다면 IJR의 구성을 살펴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금리 전망 하나에 기대기보다 보유 자산에서 소형주 비중을 얼마나 늘릴 것인지부터 정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