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시장의 질문은 ‘금리가 언제 더 내려갈까’였다. 그런데 올해 들어 질문이 뒤집혔다. 유가와 물가가 다시 오르면서 ‘내린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해 하반기 세 차례 금리를 내린 뒤 올해 들어 연 3.50~3.75%에서 멈춰 섰고, 한국은행은 지난달 오히려 기준금리를 2.75%로 올렸다.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 시장의 눈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체제에서 처음 열리는 잭슨홀에서 연준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얼마나 열어 둘지, 아니면 현재 금리로 물가 둔화를 더 지켜보겠다는 신호를 보낼지가 관건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열린다.

내렸던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어디서 오는지는 물가를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로 6월(3.5%)보다 둔화됐지만, 연준이 목표 지표로 삼는 6월 PCE 물가 상승률은 3.7%, 근원 PCE는 3.3%로 여전히 2% 목표를 크게 웃돈다. 여기에 최근 다시 오르는 국제유가가 물가를 자극할 불씨로 남아 있다. CME 페드워치 기준 8월 12일 물가 발표 직후 40%대 초반이던 9월 추가 인상 확률은 14일 30%대 초반으로 낮아졌지만, 시장이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지운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사정이 비슷하다. 7월 소비자물가는 2.8%로 낮아졌지만, 이달 퇴임을 앞둬 오는 27일 금통위에는 참여하지 않는 유상대 한은 부총재도 최근 “특별한 충격이 없다면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선제적 물가 대응을 언급했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금리의 방향을 맞히려 하지 말고, 내 돈의 시간을 맞추면 된다. 금리가 더 오를지 언제 내릴지는 중앙은행도 확언하지 못한다. 맞히기 어려운 것을 붙들기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자금의 시간표’에 계좌를 맞추는 편이 훨씬 낫다.
예금부터 살펴보자. 지금의 예금 금리가 이번 사이클의 최고점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이 막차’라며 목돈을 한 상품에 몰아넣기보다 돈을 쓸 시점에 맞춰 만기를 나누는 편이 낫다. 1년 안에 쓸 돈, 2~3년 뒤에 쓸 돈을 구분해 각각의 만기로 예치하면 금리가 더 오르든 내리든 크게 후회할 일이 줄어든다.
채권은 유혹과 함정이 함께 있다. 정책금리의 추가 상승 폭이 제한된다면 채권의 가격 부담도 이전보다 줄어드는 것은 맞다. 다만, 장기금리는 정책금리뿐 아니라 물가 기대와 국채 수급에도 좌우되기 때문에 정책금리의 정점이 곧 모든 채권 가격의 바닥을 뜻하지는 않는다. 인하 시점을 맞히려 장기채에 베팅하기보다 개별 채권이라면 끝까지 보유할 수 있는 만기를 고르고, 채권형 ETF라면 금리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확인하는 것이 이 국면의 원칙이다.
대출이 있다면 봐야 할 것은 ‘금리가 언제 내리나’가 아니라 ‘내 이자가 언제 다시 산정되나’다. 변동금리 대출은 정해진 주기마다 그 시점의 금리로 이자가 다시 매겨진다. 재인상 가능성이 남은 지금, 다음 이자 재산정 시점에 부담이 얼마나 늘 수 있는지를 미리 계산해 둬야 한다.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빚을 늘리는 것은 되돌림 국면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이다.
달러도 마찬가지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에서 140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미국 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은 상황은 원화 약세 압력 중 하나이지만, 환율은 금리차뿐 아니라 유가와 위험회피 심리, 외국인 자금 흐름에도 함께 좌우된다. 그러니 환율의 방향을 예측해 베팅하기보다 유학비나 여행비처럼 실제로 달러가 필요한 시점에 맞춰 나눠 사 모으는 편이 안전하다.
지금 개인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금리가 더 오를지 내릴지를 정확히 맞히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의 인하 뒤 되돌림 가능성까지 열린 이 국면에서 예금은 쓸 시점에, 채권은 감당할 만기에, 대출은 이자 재산정 시점에, 달러는 필요한 때에 맞춰 계좌를 다시 짜는 일이다. 금리의 방향을 맞히려 하지 말고, 내 돈의 시간을 맞춰야 한다. 전환점에서 중요한 것은 방향을 맞히는 일이 아니라, 어느 쪽으로 움직여도 버틸 수 있는 계좌를 만드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