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정비사업 수주 선두를 달리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올해 수주고가 서울 강남권 대형 사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가 현재까지 확보한 17조 4550억 원 가운데 65%가 강남3구에서 나왔다. 전체 수주액에서 압구정 재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건설 65%, 삼성물산 29%에 달했다. 사업당 평균 수주액도 1조 원을 넘어 대형 핵심 사업장 중심의 선별수주 흐름이 뚜렷해졌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광장아파트 38-1 재건축과 울산 남구 B-01구역 재개발, 대구 명륜지구 재개발 사업을 동시에 수주하면서 올해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10조 1180억 원을 기록했다. 이날 수주한 사업 규모는 여의도 광장아파트 5463억 원, 울산 남구 B-01구역 7110억 원, 대구 명륜지구 5001억 원 등 총 1조 7574억 원이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2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액 1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1개 정비사업장에서 10조 5105억 원을 따내며 건설업계 최초로 연간 수주액 1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9월에 10조 원 고지를 밟았다. 현대건설은 올해 압구정 재건축을 비롯해 여의도와 수도권, 지방 핵심지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자평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현대건설의 브랜드와 기술력, 금융 경쟁력은 물론 사업을 끝까지 책임지고 수행하는 역량에 보내주신 조합원들의 신뢰가 만든 결과”라며 “앞으로도 사업성과 미래가치를 면밀히 검토하고 수주한 사업을 안정적으로 완수해, 고객이 기대하는 최고의 주거가치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도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 7조 원을 넘기며 업계 2위로 올라섰다. 같은 날 성수전략정비구역 3지구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누적 수주액은 7조 3370억 원으로 늘었다. 성수3구역은 공사비 1조 8275억 원 규모다. 지난해 14개 정비사업장에서 9조 2388억 원을 수주한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종료 전 지난해 연간 실적의 약 80%를 확보하며 GS건설(5조 5477억 원)을 제쳤다.
눈에 띄는 점은 양대 건설사가 수주한 정비사업의 대형화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해 25개 정비사업에서 총 19조 7493억 원을 수주해 사업당 평균 수주액이 7900억 원 수준이었다. 올해는 9월까지 16개 사업에서 17조 4550억 원을 확보하면서 평균 수주액이 약 1조 909억 원으로 늘었다. 사업 한 곳당 수주 규모가 1년 사이 약 3000억 원(38%) 커진 셈이다.
양대 건설사가 수주한 정비사업은 서울에 쏠렸다. 삼성물산은 올해 수주한 8개 정비사업을 모두 서울에서 따냈다. 수주액 7조 3370억 원 전액이 서울에서 나온 셈이다. 현대건설은 수주한 8곳 중 서울 사업장이 4곳이었지만, 사업 수주 규모는 7조 8152억 원으로 전체의 77%를 차지했다. 두 회사의 서울 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15조 1522억 원으로 전체의 87%에 달한다.

서울에서도 강남3구, 그 중 압구정 비중이 컸다. 양 사의 강남3구 수주 비중은 지난해 연간 35%에서 올해 9월까지 65%로 높아졌다. 삼성물산은 대치쌍용1차, 압구정4구역, 신반포19·25차, 방배신삼호, 개포우성4차 등 5곳에서 4조 7163억 원을 수주해 전체 64%를 강남3구에서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3구역과 5구역 두 곳에서만 6조 6082억 원을 따내 전체 65%를 채웠다. 특히 압구정 수주액 비중은 삼성물산이 29%, 현대건설이 65%에 달했다.
수주 규모는 커졌지만 건설사끼리 맞붙은 사업장은 많지 않았다. 올해 양 사가 확보한 16곳 가운데 경쟁입찰이 성립한 사업장은 삼성물산의 신반포19·25차와 현대건설·한화의 압구정5구역 2곳뿐이다. 나머지는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아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수주했다. 건설사들이 무리한 경쟁을 피하고 사업성이 높은 핵심 사업장을 선별 수주하는 기조가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양 사의 정비사업 수주 1위 경쟁은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4분기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목동13단지 수주를 예고하고 있다. 두 사업 모두 공사비가 2조 원을 넘는 대형 사업으로, 모두 수주하면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이 1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대건설도 목동10단지와 용산 한강로구역 수주를 추진하며 연간 수주액을 더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비사업 수주는 대형 건설사에 집중되는 흐름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30조 8700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3사 수주액이 총 17조 9600억 원(58%)을 차지했다. 김도엽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서울 핵심 사업지를 중심으로 브랜드와 자금력을 갖춘 대형사 수주 비중이 높은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