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김상열 호반그룹 전 회장의 동생이 호반건설을 상대로 낸 유류분 반환 소송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김 전 회장 모친이 사망 직전 호반건설에 증여한 219억 원대 주식 가운데 1만 5166주를 동생에게 넘기라고 판단했다. 김 전 회장이 동생에게 청구한 5억 5000만 원의 대여금도 인정하지 않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1민사부(재판장 정용신)는 지난달 16일 김 전 회장의 남동생 C 씨가 호반건설을 상대로 낸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에게 유류분 반환으로 피고의 보통주 1만 5166주를 양도하고, 위 1만 5166주에 관해 주주명부상 주주명의를 원고로 변경하는 명의개서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김상열 전 회장은 6남매 중 둘째다. 위로 맏형이 있고, 아래로 남동생 둘과 여동생 둘이 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상대는 셋째인 남동생 C 씨다. 이들 6남매는 2024년 2월 모친이 사망하면서 각각 법정상속분 6분의 1을 가진 공동상속인이 됐다. 김 전 회장과 형제들이 모친 재산에 대해 가지는 유류분은 각각 법정상속분의 절반인 12분의 1이었다.
유류분 분쟁 대상은 김상열 전 회장 모친이 생전에 보유하던 호반건설 주식 18만 2000주다. 판결문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2024년 1월 19일 이사회를 열어 이 주식을 증여받기로 했다. 모친은 이사회 결의 사흘 뒤 주식 전량을 회사에 넘겼다. 2023년 말 기준 주당 평가금액 12만 752원을 적용한 주식 가치는 219억 7700만 원이었다. 모친은 증여 38일 뒤인 같은 해 2월 29일 사망했다.
김상열 전 회장 남동생 C 씨는 2024년 5월 호반건설과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냈다. 모친이 생전에 재산을 넘겨 자신의 유류분이 부족해졌다는 취지였다. 다만 C 씨는 올해 3월 김 전 회장 개인에 대한 유류분 청구는 취하했다. 이에 따라 유류분 본소에서는 호반건설이 증여받은 주식에 대한 반환 책임만 판단했다.
재판부는 호반건설이 받은 주식 219억 7700만 원 전부를 유류분 산정에 반영했다. 상속 개시 당시 모친에게는 별도의 상속재산이나 상속채무가 없었고, C 씨가 미리 증여받거나 실제 상속받은 재산도 인정되지 않았다. 법원은 219억 7700만 원의 12분의 1인 18억 3142만 원 전액을 C 씨에게 부족한 유류분으로 계산했다.
이번 재판에서 호반건설은 설립자인 김상열 전 회장이 모친 상속재산을 유지하거나 늘리는 데 기여한 사정을 유류분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호반건설이 김 전 회장과 구별되는 별개의 법인격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 전 회장의 기여를 회사의 기여로 볼 수 없을뿐더러, 호반건설 자체가 모친 재산의 유지나 증가에 특별히 기여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봤다.
호반건설은 C 씨가 모친 생전에 경제적 지원을 받은 만큼 이를 특별수익으로 보고 유류분에서 빼야 한다고도 맞섰다. 실제 김 전 회장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모친 계좌에 매달 500만 원을 보냈고, 모친이 상당액을 현금으로 인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인출한 돈이 C 씨에게 전달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같은 재판에서 김상열 전 회장이 남동생 C 씨를 상대로 낸 5억 5000만 원의 대여금 청구는 기각됐다. 김 전 회장은 2020년 C 씨가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을 당시 피해자에게 대신 지급한 합의금을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합의금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를 C 씨에게 빌려준 돈이라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호반건설은 이번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4일 항소했다. 현재 호반건설은 김상열 전 회장의 다른 형제들이 제기한 유류분 반환 소송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