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기업들은 때론 돈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정을 한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법이나 제도를 알면 그 내막을 더욱 자세히 이해할 수 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비즈니스 법률(알쓸비법)’은 비즈니스 흐름의 이해를 돕는 실마리를 소개한다.

프랜차이즈 사업에 국가는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업의 내용에는 거의 개입하지 못한다. 그러나 사업에 관해 회사가 ‘한 말’에는 얼마든지 개입한다. 우리 헌법은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것을 경제 질서의 기본으로 삼는다(헌법 제119조 제1항).
가맹본부가 어떤 메뉴를 팔고, 어떤 방식으로 점포를 늘리고, 어떤 부가 사업을 붙일지는 원칙적으로 회사가 정할 일이다.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한 국가가 “그 사업모델은 틀렸다”라고 말할 근거는 없다. 더 근본적으로, 국가는 무엇이 시장 상황에 맞고 경제적으로 합리적인지 판단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그 판단은 시장의 몫이다.
그런데 규제당국의 입장에서는 ‘이건 손을 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있다. 그때 규제당국이 가장 먼저 꺼내 드는 칼이 허위·과장 및 기만적 정보제공 규제다. 사업의 타당성은 따지기 어렵지만, 회사가 한 말이 사실과 다른지, 중요한 사실을 숨겼는지는 비교적 선명하게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는 본래 장점은 부각하고 단점은 축소하는 일이다. 어느 정도의 과장과 생략은 광고의 속성이다. 문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 여러 분야가 결합된 사업, 이미 논란이 된 사업에서 발생한다. 이런 사업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정보제공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진다.
프랜차이즈 사업에 부동산 개발 사업을 결합한다고 하자. 가맹본부가 임대인과 시공업자를 알선하고, 시장과 상권 분석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아이디어 자체는 나쁠 것이 없다. 문제는 언어다. 부동산 개발 광고에는 ‘기대 수익률’ ‘안정적 임대수익’ ‘프리미엄’ 같은 표현이 일상적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같은 표현이 가맹희망자에게 전달되는 순간 가맹사업법의 잣대가 적용된다. 가맹사업법은 객관적 근거 없이 예상 수익 상황을 과장하는 정보제공을 금지하고, 예상 매출액은 법령이 정한 방식과 근거에 따라 산정하도록 요구한다. 부동산 개발업자의 언어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 가맹사업법 준수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특유의 사정이 더해진다. 프랜차이즈는 대중의 관심이 높고 여론의 주목을 받는 분야다. 논란이 생기면 어김없이 언론에 보도되고, 보도가 이어지면 공정위는 개입할 명분을 얻는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지난 9월 공정위가 제재한 M 사 사건이다. 무한 리필 갈비 브랜드를 운영하는 가맹본부 M 사는 프랜차이즈에 금융을 결합했다. 부동산 개발 대신 대출을 결합했을 뿐, 구조는 앞의 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M사는 2018년부터 가맹점주에게 무이자로 창업 자금을 지원하다가 2021년 말부터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대부업체 14곳을 차례로 세우고, M사는 이들 업체에 연 2.3~4.6%의 저리로 자금을 대여했다. 대부업체들은 이 돈을 가맹희망자와 가맹점주에게 연 12~18%로 빌려줬다. 대출 상담과 계약 실무는 M사 직원이 맡았고, 원리금은 가맹점이 필수 품목인 원육을 구매할 때 박스당 일정 금액을 추가로 납부하는 이른바 ‘물대 상환’ 방식으로 회수됐다. 점주가 갚지 못하면 M사가 대신 갚는 대위변제 약정, M사를 채권자로 한 근저당권 설정도 맞물려 있었다.
2025년 하반기 국회 자료와 언론 보도로 ‘가맹점 상대 이자 장사’ 논란이 커졌고, 공정위는 2026년 9월 두 갈래의 제재를 내렸다. 하나는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로, 시정명령과 약 104억 7000만 원의 과징금 부과, 법인과 회장에 대한 고발이다. 다른 하나가 이 글의 주제인 가맹사업법 위반이다.
공정위의 논거는 간명하다. 첫째, 허위 정보제공이다. M사는 정보공개서의 ‘신용 제공 및 알선 내역’에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적었다. 특수관계 대부업체를 통해 창업 자금을 제공·알선하고 있었는데도 그랬다. 가맹사업법 시행령은 가맹본부가 직접 신용을 제공하거나 주선하는 경우 그 구체적 조건과 금액을 정보공개서에 적도록 하고 있다.
둘째, 기만적 정보제공이다. M사는 대부업체가 자신의 특수관계 회사라는 점, 대출금리 등 구체적 조건, 가맹계약과 대부계약이 연계돼 있다는 점, 원리금을 원육 대금에 얹어 갚는 구조를 가맹희망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 같은 사실을 알았다면 계약 체결 여부나 자금조달 방법에 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었다고 보고, 계약의 체결·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판단했다. 결과는 행위 금지명령과 통지 명령, 과징금 처분이었다. M사 측은 불복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최종 결론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공정위가 ‘가맹본부가 창업 자금 대출을 알선하는 사업 모델’ 자체를 금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리가 몇 %여야 한다고 정하지도 않았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것은 그 구조를 정확히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국가는 사업의 내용에 손대지 못해도 ‘말’에는 칼을 댈 수 있다는 점을 이 사건만큼 잘 보여주는 사례도 드물다.
가맹사업법 영역에서 허위·과장 정보제공의 대표 유형은 단연 예상 매출액이다. 사례도 많다. 2024년 6월 한 디저트 브랜드 가맹본부는 예상 매출액 산정서에 법령이 정한 방식으로 산정했다고 기재했지만, 실제로는 점포 예정지가 속하지 않은 다른 광역자치단체의 가맹점을 비교 대상에 넣는 등 자의적으로 산정해 제재를 받았다.
2025년 7월 한 차돌박이 브랜드 가맹본부는 서울 강남 점포와 강원 춘천 점포에 똑같은 예상 매출액 범위를 제시했다. 전국 가맹점의 평균 매출을 그대로 예상 매출액으로 쓴 것이다. 공정위는 두 사건 모두 허위·과장 정보제공으로 보았다. 숫자만의 문제도 아니다. 올해 6월 초 발표된 한 족발 브랜드 사건에서는 해당 기간 실제로 1곳만 문을 연 매장을 ‘5~6월 오픈 매장 16개’로 광고하면서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제제받았고,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이익을 정보공개서에 축소 기재한 행위에 대해서는 기만적 정보제공으로 각각 제재받았다.
더 무거운 것은 민사책임이다.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1다300791 판결 사안에서 가맹본부는 점포 예정지에서 가장 인접한 5개 가맹점 중 매출이 낮은 일부를 임의로 빼고 다른 가맹점을 넣어 예상매출액 범위의 최저액을 부풀렸다. 원심은 가맹점 개설 비용만 손해로 인정하고, 영업손실은 점주의 운영 능력이나 시장 상황에 좌우되는 특별손해라며 배척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가맹본부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근거에 따라 예상 수익 상황을 산정할 주의의무를 지고, 과장된 예상매출액을 믿고 계약한 점주의 영업손실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통상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다른 요인이 섞여 액수 입증이 곤란하더라도 법원이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고도 했다. 숫자 하나를 잘못 적은 대가가 점포 운영 기간 내내 쌓인 적자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현행 가맹사업법은 허위·과장 및 기만적 정보제공으로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하게 하는 규정도 두고 있다.
가맹사업법상 허위·과장 및 기만적 정보제공 규제가 무서운 이유는 적용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정보공개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실무적으로 다음 네 가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첫째, 공식·비공식을 가리지 않는다. 정보공개서와 예상 매출액 산정서는 물론 창업 설명회 자료, 홈페이지·블로그 광고, 개발 담당 직원의 상담 발언과 메시지까지 모두 ‘정보제공’이 될 수 있다.
둘째, 계약 체결 전후를 가리지 않는다. 법은 가맹희망자뿐 아니라 이미 계약한 가맹점사업자에 대한 정보제공도 규율하고, 계약의 체결뿐 아니라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의 은폐도 금지한다. 리뉴얼 권유, 신메뉴 도입, 갱신 협상 때의 설명도 예외가 아니다.
셋째, 결합 사업은 ‘언어 번역’부터 해야 한다. 금융, 부동산, 플랫폼 등 다른 업계의 언어를 그대로 쓰지 말고 가맹사업법의 기준으로 한 번 걸러야 한다. 특수관계 회사가 관여하는 거래라면 그 관계부터 드러내는 것이 원칙이다.
넷째, ‘해당 사항 없음’을 의심해야 한다. 정보공개서의 빈칸이나 ‘해당 사항 없음’은 허위 기재로 이어지기 쉬운 부분이다. 사업 구조가 바뀔 때마다 기재 항목을 다시 대조해야 한다.
국가는 어떤 사업이 옳은지 말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회사가 한 말이 사실인지는 끝까지 묻는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가맹본부라면 사업 모델을 다듬는 것보다 그 사업을 어떻게 설명할지를 먼저 설계해야 한다. 규제의 칼날은 늘 사업이 아니라 말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