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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위니아그룹 옛 지주사 동강홀딩스, 100억 연대보증책임 벗었다

계열사 회계감사 대응해 269억 동의서 작성해줬다가…항소심 “실제 보증계약 인정 어려워”

[비즈한국] 옛 대유위니아그룹 최상위 지주사였던 동강홀딩스가 100억 원에 가까운 계열사 연대보증 책임을 벗었다. 중간지주사 대유홀딩스가 파산하고 주요 계열사들이 잇따라 회생·청산 절차를 밟는 가운데 나온 판결이다. 1심은 동강홀딩스에 99억 5517만 원의 연대보증 책임을 인정했지만, 2심은 이를 전부 뒤집었다. 항소심은 회계감사 대응 과정에서 작성된 연대보증 동의서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옛 대유위니아그룹 최상위 지주사였던 동강홀딩스가 100억 원에 가까운 계열사 연대보증 책임을 벗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옛 대유위니아그룹 강남사옥 전경. 사진=박정훈 기자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18-3민사부(재판장 진현민)는 지난달 28일 DH오토넥스(옛 대유플러스)가 동강홀딩스를 상대로 낸 대여금 소송에서 1심의 동강홀딩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4월 동강홀딩스가 대유홀딩스와 연대해 99억 5517만 원과 이자 등을 대유플러스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동강홀딩스는 대유위니아그룹 최상위 지주사였다. 그룹은 동강홀딩스에서 중간지주사 대유홀딩스를 거쳐 대유플러스·대유에이텍·위니아 등 주요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대유홀딩스는 2023년 말경 대유플러스의 최대주주였고, 동강홀딩스는 대유홀딩스 지분 73%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이런 지배구조 정점에는 동강홀딩스 지분 17%를 보유한 박영우 전 회장이 있었다.

대유위니아그룹은 계열사 회생·파산으로 지배구조가 사실상 해체됐다. 주력 계열사 대유플러스는 2023년 11월 회생절차에 들어갔다가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을 통해 DH그룹에 편입됐다. 지난해 1월에는 DH오토넥스로 사명을 바꿨다. 중간지주사 대유홀딩스는 지난해 5월 파산했다. 최상위 지주사 동강홀딩스는 지난해 말 자본총계가 -199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이번 소송은 옛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 간 금전 거래에서 시작됐다. 대유플러스는 2021년 3월부터 2023년 7월까지 대유홀딩스와 아홉 차례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고 자금을 빌려줬다. 일부 대여금은 중간에 상환되거나 만기가 연장됐다. 2022년 말 대여금 채권은 268억 9009만 원, 소송 당시 남은 대여원금은 240억 6717만 원이었다.

동강홀딩스가 대여금 소송에 얽힌 것은 연대보증 때문이다. 대유플러스 외부감사인은 2022년 회계연도 감사 과정에서 대유홀딩스 대여금의 회수 가능성을 입증할 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대유홀딩스는 상환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외부감사인은 추가 소명을 요구했다. 대유플러스 측은 2023년 3월 2일 대손 문제를 해소할 방안으로 동강홀딩스의 지급보증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동강홀딩스는 지급보증 검토 요청 나흘 뒤 대유플러스에 연대보증 동의서를 보냈다. 이 문서에는 대유홀딩스의 대여금 잔액 268억 9009만 원과 함께 동강홀딩스가 “연대보증을 제공할 것을 동의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 문서 작성 시점은 2023년 3월 6일경이었지만 작성일은 대유플러스 측 요청에 따라 2022년 12월 31일로 소급 기재됐다.

1심은 이 동의서를 실제 연대보증 약정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연대보증을 제공할 것을 동의한다’는 문구에 실제로 보증하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봤다. 또 대유플러스가 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받지 못하면 그룹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어 동강홀딩스에도 보증할 이해관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보증 범위를 2022년 말까지 발생한 채무로 한정해 99억 5517만 원만 인정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거액의 책임이 걸린 계약인 만큼 계약 문구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연대보증을 제공할 것을 동의한다’는 표현만으로 실제 보증책임을 지겠다는 뜻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어떤 대여금을 보증하는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짚었다. 실제 연대보증계약이 성립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동의서 작성 경위도 항소심 판단을 가른 근거가 됐다. 약 269억 원의 채무를 보증하는 내용인데도 동강홀딩스가 받은 대가는 없었고,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았다. 채무자인 대유홀딩스의 변제 능력이나 상환계획에 대한 검토도 없었다. 앞선 문서 작성일 소급 기재도 판단에 고려됐다. 재판부는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 동강홀딩스가 실제 연대보증의 법적 효력을 발생시킬 의사가 없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한발 더 나아가 대유플러스가 동강홀딩스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설령 형식상 보증계약이 성립했더라도 동강홀딩스의 보증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유플러스가 회계감사 대응을 위해 지급보증을 요청했고, 동의서를 받은 뒤 2023년 12월 지급명령을 신청하기 전까지 동강홀딩스에 보증 이행을 요구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번 판결로 대유홀딩스 원채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1심은 대유홀딩스가 대유플러스에 원금 240억 6717만 원과 이자·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부분은 양측이 항소하지 않으면서 확정됐다. 다만 대유홀딩스가 이미 파산한 만큼 동강홀딩스에 대한 1심 판결이 유지됐다면 DH오토넥스는 동강홀딩스에도 약 100억 원을 청구할 수 있었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DH오토넥스가 상고하면 동강홀딩스 연대보증 책임은 대법원에서 다시 가려진다.

차형조 기자

건설·부동산 시장과 재계 이슈를 취재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듣고 정확하게 쓰겠습니다.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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