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증시가 하루에도 몇 %씩 출렁이는 장이 이어지면서 주가 등락 속에서도 현금을 안겨 주는 배당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마침 올해부터 배당에 매기는 세금을 낮추는 특례가 시행됐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다. 그런데 이름만 보고 ‘배당 세금이 다 낮아졌다’고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혜택은 모든 배당이 아니라 일부 고배당기업에서 받은 배당에만 적용되고, 실질적인 절세 효과도 주로 이자와 배당을 합한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는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배당주가 지금 눈길을 끄는 이유는 뭘까. 주가가 흔들리는 동안에도 배당이 유지된다면 그 현금흐름은 심리적 완충 역할을 한다. 기준금리가 연 2.75%로 오르며 예금 금리도 높아졌지만, 배당수익률이 그보다 높은 우량주라면 배당수익과 시세차익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배당은 예금이자처럼 보장되는 소득이 아니다. 기업 실적과 이사회·주주총회 결정에 따라 줄거나 끊길 수 있고, 배당락도 있다. 이 점을 전제하고 세금 이야기를 봐야 한다.

그동안 배당은 세금 앞에서 불리한 소득이었다. 이자와 배당을 합한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과세됐고, 다른 소득까지 많아 최고 과세표준 구간에 들어간 투자자는 배당의 일부에 지방세를 포함해 최고 49.5%의 한계세율을 물 수 있었다. 이런 높은 종합과세 부담이 대주주의 배당 확대 유인을 떨어뜨리고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키운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다.
바뀐 제도의 핵심은 배당소득을 다른 소득과 떼어 따로, 그리고 낮은 세율로 과세한다는 데 있다. 세율은 구간별 누진 구조다. 국세 기준으로 2000만 원까지는 14%, 2000만 원 초과분부터 3억 원까지는 20%, 3억 원 초과분부터 50억 원까지는 25%, 50억 원 초과분에는 30%가 적용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각 구간의 한계세율은 15.4%, 22%, 27.5%, 33%다. 2000만 원을 넘는 순간 전액에 20%가 붙는 것이 아니라, 넘어선 부분에만 높은 세율이 매겨진다는 뜻이다.
예컨대 특례 대상 배당이 8000만 원이면 국세는 2000만 원의 14%(280만 원)에 나머지 6000만 원의 20%(1200만 원)를 더한 1480만 원, 지방세까지 약 1628만 원으로 실효세율은 20%가량이다. 이 특례는 2026년에 받은 배당부터 2028 사업연도 귀속 배당까지 적용되며, 12월 결산법인 기준으로는 2029년에 받는 결산배당까지 포함될 수 있다. 첫 신고는 2027년 5월이다.
절세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다. 다른 종합소득이 많아 기존 한계세율이 20%를 크게 웃돌던 투자자일수록 크게 나타난다. 반대로 다른 소득이 적거나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라면 분리과세보다 종합과세가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 결국 실제 수혜자는 배당을 많이 받으면서 근로·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도 큰 투자자에 가깝고, 월급 외에 배당을 몇십만 원 받는 대다수 개인에게는 체감할 만한 변화가 크지 않다. ‘남들이 유리하다니 나도’가 아니라 내 소득 구조를 펴 놓고 두 방식을 나란히 비교해 보는 계산이 먼저다.
무엇보다 아무 배당에나 혜택이 붙는 것은 아니다. 대상은 원칙적으로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현금배당액을 전년보다 10% 이상 늘린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이다. 다만 2024 사업연도보다 배당액이 줄지 않아야 하고, 이 요건을 충족했다는 사실을 기업가치 제고계획으로 공시해야 한다. 투자회사 등은 대상에서 빠진다.
여기에 더해 이 특례는 그 상장기업 주식에서 직접 받은 현금배당에만 적용된다. 같은 종목을 담은 ETF나 펀드의 분배금, 리츠(REITs) 배당, 미국 주식 같은 해외 주식 배당은 대상이 아니다. 배당 투자를 ETF로 하는 개인이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내가 받은 배당이 정확히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확인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대상 여부는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KIND의 ‘고배당기업 현황’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이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을 결의한 다음 날까지 고배당기업에 해당하는지를 공시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앱의 배당성향 수치만 보고 개인이 어림잡아 추정할 필요는 없어졌다.
‘신청해야 받는 혜택’이라는 점도 놓치기 쉽다. 분리과세는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이듬해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 분리과세를 선택해 신청해야 하고, 이때 분리과세를 선택한 특례배당에 대해서는 기존의 배당세액공제를 중복해 받을 수 없다.
참고로 이자와 배당을 합한 금융소득이 2000만 원 이하라면 원래도 14%의 국세가 원천징수되고 과세가 끝나므로 새 제도의 실익은 사실상 없다. 다만 분리과세를 신청한 특례배당은 종합과세 기준인 2000만 원을 계산할 때 제외되고, 일반기업 배당과 이자는 따로 합산해 초과 여부를 따진다는 점은 알아둘 만하다.
세법상 분리과세와 건강보험료 산정은 별개의 문제다. 현행 건강보험 법령상 분리과세되는 배당소득도 보험료와 피부양자 소득요건을 판단할 때 반영될 수 있다. 따라서 종합소득 과세표준에서 빠진다는 이유만으로 건강보험료가 줄거나 피부양자 자격이 유지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종목을 고를 때도 세금이 먼저는 아니다. 이 제도가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배당을 많이 주거나 전년보다 늘린 기업이다. 세금 혜택만 보고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뛰어들기보다 그 배당이 앞으로도 유지될 만큼 이익과 현금흐름이 탄탄한지를 먼저 봐야 한다. 요건을 맞추려 일회성으로 배당을 늘린 기업과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배당을 키워 온 기업은 다르다. 세제는 2028 사업연도 귀속 배당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되지만, 좋은 배당주를 고르는 안목은 그보다 오래 필요하다.
물론 이 제도를 두고 ‘결국 자산가와 고소득자에게 유리한 감세’라는 비판도 있다. 배당을 수억 원씩 받는 대주주가 가장 큰 폭으로 세금을 덜 낸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은 남는다. 반대편에는 기업이 벌어들인 돈을 주주에게 더 돌려주도록 유도해 증시의 저평가를 풀자는 ‘밸류업’의 취지가 있다. 제도의 평가는 앞으로 기업 배당이 실제로 얼마나 늘고, 그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두고 갈릴 것이다.
결론적으로 배당세가 일률적으로 낮아진 것이 아니라, 특정 고배당기업에서 받은 배당만 선택적으로 낮아졌다. 배당주를 고르기 전에 KIND에서 대상 여부를 확인하고, 내년 5월에는 종합과세와 분리과세의 세액을 비교해야 한다. 이번 제도의 수혜 여부는 ‘배당주’라는 이름이 아니라, 배당의 출처와 투자자의 소득 구조가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