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폭염 속에 일하는 배달 라이더에게 주는 ‘기상할증’이 일부 플랫폼에서 제대로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배달의민족은 기상정보를 받아오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일부 라이더에게 할증이 지급되지 않았다며 미지급분을 지급하기로 했다. 배달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도입한 제도인 만큼 지급 여부를 라이더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일부터 5일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며 일부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8도 안팎까지 올랐지만 배달의민족에서 기상할증이 정상적으로 적용되지 않았다. 배민 측은 기상청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기상정보를 받아오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일부 데이터가 정상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 10일 미지급 대상 라이더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급 예정 금액과 함께 금주 중 이를 지급한다는 계획을 안내했다.
기상할증은 폭염이나 한파, 비·눈 등 기상 여건이 악화됐을 때 라이더에게 추가 배달료를 지급하는 제도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이 운영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기온이 영상 33도 이상이거나 영하 5도 미만일 때 기상할증을 적용한다. 할증 금액은 배달 건당 500원이다. 관련 비용은 음식점주나 소비자에게 별도로 부과하지 않고 플랫폼이 전액 부담한다. 쿠팡이츠는 기상할증이 적용되는 구체적인 온도와 지급액 등의 기준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배달플랫폼노조에 따르면 이번 미지급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발생했다.
현재 배민은 기상 정보가 실제 상황과 다를 경우 라이더가 이를 알릴 수 있도록 별도의 기상 제보 절차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플랫폼이 먼저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번 미지급 역시 배민이 자체적으로 장애를 파악한 것이 아니라 라이더와 노조의 제보를 통해 알려졌다.
쿠팡이츠는 기상할증의 적용 기준과 정산 내역을 둘러싼 불투명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의민족은 영상 33도 이상일 때 건당 500원을 지급한다는 기준을 두지만, 쿠팡이츠는 몇 도부터 기상할증을 적용하는지, 건당 얼마를 지급하는지 구체적인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라이더가 배달을 마친 뒤 기상할증이 적용됐는지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배달의민족은 정산 내역에서 기상할증을 별도 항목으로 표시하지만 쿠팡이츠는 이를 기본 배달료에 포함해 지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이더가 특정 배달 건에 기상할증으로 얼마가 지급됐는지를 확인하려면 별도로 고객센터 등에 문의해야 한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지부 지부장은 “라이더들이 자신의 정산 내역과 당시 기상 데이터를 일일이 대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이전 미지급 건을 추가 보상한다고 해도 자신이 못 받은 만큼 정확히 들어왔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11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폭염 현장순회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실효성 있는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노조는 여름철 아스팔트 표면 온도가 65도 이상까지 오르는 상황에서도 배달노동자들이 충분한 보상과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배달료와 할증 등을 결정하는 플랫폼 알고리즘에 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온열질환에 따른 산업재해는 2020년 13건에서 2025년 77건으로 5년새 6배 증가했다. 지난해 작업장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790명이며 5명이 산재 사망 승인을 받았다.
다만 플랫폼업체들은 기상할증이 법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수당이 아니라 악천후 속 배달에 대해 추가 보상을 제공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라고 강조한다. 날씨나 기온에 따라 보수가 달라지는 일반적인 임금체계와는 성격이 다른 만큼 기상할증을 별도의 보상책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배달의민족 물류전담 자회사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폭염 할증을 지급하고 그 지급 기준을 공개하는 곳은 배달의민족이 업계에서 유일하다”며 “노동조합과 협약을 맺고 라이더와의 상생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팡이츠 측은 “배달파트너의 배달 수수료는 다양한 배달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되며 이에 따른 추가 수수료가 함께 반영될 수 있다”며 “배달파트너는 앱에서 배달 수락 전 해당 주문에 적용되는 배달 수수료를 사전에 확인하고 배달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 표시되는 배달 수수료에는 기상할증 금액이 포함되어 있으며 기상 상황 및 주문 건에 따라 수수료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