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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빙자한 투자설명회?”
또 부활한다는 싸이월드, 진흙탕 싸움 ‘점입가경’

시그마체인, 10월 서비스 예고에 이전 대표 ‘맞불’…사업권 양수도 과정 및 구체적 사업계획 ‘불투명’

[비즈한국] 싸이월드가 또 한 번 ‘부활’을 선언했다. 이번 주자는 블록체인 기술기업 시그마체인이다. 하지만 사업권과 도메인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날 시그마체인의 기자회견 직후 베타랩스가 사업권 양수도의 효력을 정면으로 문제 삼으면서 싸이월드의 재출발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졌다.

피터 한 시그마체인 글로벌마케팅 이사가 10일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싸이월드 관련 청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윤채현 기자

시그마체인은 10일 오후 2시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명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싸이월드 인수 완료 사실과 함께 향후 서비스 추진 방향을 공개했다. 이들은 오는 10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뒤 데이터 복원과 안정화 작업을 거쳐 내년 상반기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피터 한 시그마체인 글로벌마케팅 이사는 “싸이월드는 대한민국의 디지털 타임캡슐”이라며 “추억을 자산으로, 콘텐츠를 가치로, 활동을 새로운 가치와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존 미니홈피의 감성을 유지하면서 이용자가 원할 경우 콘텐츠를 NFT로 자산화할 수 있도록 하고, 금융권 등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사이버머니인 ‘도토리’ 구매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모델로는 광고와 아이템 판매 외에 이용자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라이선스 사업과 크리에이터 보상 체계 등을 제시했다. 해외 서비스는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향후 북미와 유럽까지 확대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러면서 현재 보유한 약 170억 건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검증 작업 중이며, 과거 이용자들이 사진과 미니홈피, 방명록 등 자신의 기록을 다시 확인할 수 있도록 복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부는 거창한데 구체적 설명은 부실…개인 투자자도 일부 참석

다만 이날 시그마체인이 내놓은 청사진에 비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그마체인은 자체 개발 인력과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서비스 출시와 운영에 필요한 초기 자금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해외 주요 투자자 및 전략적 파트너들과 추가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이고 일부 투자는 최종 단계에 있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확보 자금 규모나 향후 필요한 운영비, 투자 규모 등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10일 곽진영 시그마체인 대표가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윤채현 기자

NFT와 블록체인, 콘텐츠 보상 구조를 새로운 싸이월드의 주요 특징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서비스에서 이 기술들이 어떻게 구현될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박형근 시그마체인 이사는 “싸이월드를 가장 많이 아는 원년 멤버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기존 시그마체인의 기술력을 접목해 나갈 예정”이라며 “베타서비스를 오픈할 때 모든 계획을 발표하겠다”라고 답했다.

서비스 재개의 전제가 되는 사업권과 도메인을 둘러싼 법적 분쟁도 풀리지 않은 상태다. 특히 싸이월드의 대표 도메인인 ‘cyworld.com’은 법원이 처분금지 결정을 내린 상태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4월 베타랩스가 싸이커뮤니케이션즈를 상대로 제기한 도메인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싸이커뮤니케이션즈는 도메인을 매매·양도하는 등 처분할 수 없다.

시그마체인은 도메인 분쟁을 인지하고 있지만, ‘co.kr’ 도메인을 활용하기 때문에 향후 서비스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기존 사업자 사이에서 벌어진 분쟁은 당사와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그마체인이 싸이월드의 이름과 기존 이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 재개를 추진하는 만큼 앞선 사업권 양수도를 둘러싼 분쟁과 완전히 무관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김호광 전 싸이월드 대표는 싸이월드제트에서 싸이커뮤니케이션즈로 사업권이 넘어가는 과정 자체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이후 시그마체인으로 이어진 사업권 양수도 역시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취재진 외에도 투자 목적으로 참석한 외부 인사들이 눈에 띄었다. 현장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투자 목적으로 이곳에 왔다”며 “지인의 소개를 받아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시그마체인 측은 회사와 관계된 인사들도 자리에 참석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참석자 구성이나 초청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10일 김호광 전 싸이월드제트 대표가 시그마체인 기자회견 직전 복도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윤채현 기자

김호광 전 싸이월드제트 대표 “양수도 효력 문제 있다”

싸이월드 사업권은 그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2021년 전제완 전 대표로부터 운영권을 넘겨받은 싸이월드제트는 재작년 싸이커뮤니케이션즈에 사업권과 자산, 이용자 데이터를 양도했다. 이후 싸이커뮤니케이션즈의 주요 주주인 소니드(현 제이케이시냅스)가 관련 사업권 매각에 나섰고, 시그마체인은 이를 넘겨받아 지난달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는 입장이다.

김호광 전 싸이월드제트 대표는 이날 시그마체인 기자회견장을 직접 찾은 데 이어 기자회견 직후 같은 장소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권 양수도의 효력을 문제 삼았다. 김 대표는 당시 주요 주주에게 동의를 받거나 통지하지 않았으며 양수도대금 50억 원이 정상적으로 지급됐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싸이월드제트가 사업자 계좌로 사용하던 하나은행 계좌에서 거래 대금의 입금 내역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김 전 대표 측 설명이다.

김호광 전 대표는 시그마체인이 블록체인을 활용해 싸이월드 데이터를 복원·관리하겠다는 구상도 막대한 데이터 처리 비용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만능이 아니다”며 “데이터 복원 과정과 정보보안 계획부터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싸이커뮤니케이션즈가 싸이월드 도메인과 사업권을 넘겨받을 권한이 없다면 시그마체인으로 이어진 양수도 역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전하게 고객의 정보를 돌려준다면 저희가 왜 힘을 보태지 않겠느냐”며 “문제는 지금의 과정과 계약이다. 자금을 증명하고 이용자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채현 기자

중소·벤처기업과 플랫폼, 콘텐츠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쉽고 재미있게 쓰겠습니다.

cogusz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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