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충청남도가 올해 박수현 도지사 관사로 사용하는 시세 2억 원대 아파트에 수선·유지비로 약 7000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매매시세의 30%를 웃도는 금액이다. 이 아파트는 양승조 전 지사가 사용한 뒤 2022년부터 비어 있다가 박 지사 취임 이후 다시 관사로 사용됐다. 충남도는 장기간 사용하지 않아 고장 난 시설 등을 수리하면서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비즈한국이 충청남도에 정보공개청구해 확보한 지방자치단체장 공관 자료에 따르면, 충남도는 올해 홍성군 내포신도시 롯데캐슬아파트 도지사 관사 수선·유지비로 6940만 원을 지출했다. 공공요금과 관리비 등을 포함한 지출 규모는 7110만 7000 원이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94㎡ 규모로 충청남도가 2011년 5월 2억 2100만 원에 취득했다. 현재 해당 면적 시세는 2억 원 남짓이다.
충남도지사 관사는 수년간 비어 있었다. 충남도에 따르면 내포신도시 롯데캐슬아파트는 양승조 전 지사가 관사로 사용하다 2022년부터 공실로 남았다. 후임인 김태흠 전 지사는 이 관사 대신 내포신도시 단독주택을 자비로 임차해 거주했다. 충남도는 장기간 비어 있던 아파트의 관사 용도 폐지를 검토했으나, 박수현 지사가 사용 의사를 밝히면서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에서는 관사 수선비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반응이 나온다. 내포신도시 롯데캐슬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000만~3000만 원을 들여 고쳐도 꽤 괜찮다”며 “5000만 원 정도면 완전히 새집이 된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요새 누가 6000만 원씩 인테리어하느냐. 다 1000만 원 내외로 도배·장판만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충청남도 관계자는 “거의 못 쓰는 것들이 많아서 고장 난 것들을 다 수리하는 비용을 합치다 보니 (수선·유지비가) 많이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현재 아파트 관사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충청남도 청사관리·운영 조례에 따르면 사용 대상 공무원이 관사를 직접 사용하는 경우 충남도는 관사 사용료 전액을 면제할 수 있다. 관사 운영비는 사용자가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도지사·부지사·시설관리사 관사 등의 경우 관리비와 제세 공과금, 기타 운영비까지 예산에서 지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직자에게 관사 사용료를 면제해주는 곳은 충남도만이 아니다. 비즈한국이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조례를 분석한 결과, 모든 광역지자체가 관사 사용 대상자의 사용료를 전액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관사 입주자의 공공요금과 아파트 관리비까지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곳은 서울·경기·강원·충남·제주 등 5곳뿐이다.
박수현 충남지사 자택은 충남도청사에서 약 60km 떨어져 있다.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내역에 따르면 박 지사 자택은 충남 공주시 금흥동 ‘공주월송 지평더웰’ 아파트 전용면적 84.97㎡로 박 지사 배우자가 지난해 4억 3000만 원에 매입했다. 통계청 2024년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충남에서 평일 출퇴근을 하는 사람의 하루 평균 출퇴근 시간은 왕복 1시간 1분이었다.
충청남도 재정 여건은 녹록지 않다. 민선 9기 충남도지사직 인수위원회 활동백서에 따르면 올해 본예산 기준 충청남도 지방채무는 2조 3594억 원으로,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18.93%에 달한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채무는 1859억 원, 채무비율은 2.46%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2022년 1조 1734억 원이던 지방채무는 4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박수현 지사도 충남도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강조하고 있다. 박 지사는 지난 12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충남의 재정 상황은 역대 최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라며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재 세부 사업 700건 가까이를 직접 하나하나 점검하고 있다”며 대규모 사업의 추진 시기와 시·군 조정교부금 지급 시기 조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