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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병욱 장투교 전도사 “주식, 파도에 휩쓸리지 말고 오션뷰에 앉아라”

웃음으로 전하는 장기투자의 ‘복음’…급등주·빚투·존버 경계하라

[비즈한국] 7월은 주식 투자자들에게 악몽 같은 한 달이었다.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국내외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불과 며칠 전까지 낙관에 들떴던 투자자들은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주가가 오르면 뒤늦게 뛰어들고, 떨어지면 견디지 못해 팔아버리는 익숙한 장면도 되풀이됐다.

공포와 욕심이 시장을 오가는 가운데 ‘장기투자의 복음’을 전파하는 인물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서 화제다. 바로 ‘장투교’ 최병욱 전도사다. 그는 손실을 본 투자자의 종목을 위해 기도하고, 주식 찬송가를 부르며 길을 잃은 ‘주린이’들에게 장기투자의 원칙을 전하며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그가 종교적 형식과 언어를 빌려 전하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게 흘려듣기 어렵다. 종목 추천이나 단기 매매 비법보다 시장의 변동성에서 한발 물러나 좋은 기업을 오래 보유하라는 원칙을 철저히 강조한다. “파도에 휩쓸리지 말고 오션뷰 테라스에 앉아 파도를 바라보라”는 최병욱 전도사를 만나 장투교의 교리와 비전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장투교 전도사 최병욱. 최 전도사에게 장기투자 ‘복음’과 실천법을 직접 들었다. 사진=이종현 기자

최근 국내외 증시가 폭락과 폭등을 오가며 역대급 변동성을 보인다. 이렇게 주식 시장이 흔들릴 때 투자자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파도에서 벗어나 오션뷰 테라스에 앉아라. 다들 자꾸 파도를 맞으려고 한다. 그런데 한발 떨어져 파도를 바라봐야 한다. 파도가 너무 거세서 모두가 시장을 떠날 때는 매수를 고민해볼 만하다. 반대로 모두가 몰려 ‘돈 되는데 왜 주식 안 하냐’ ‘레버리지 투자했다’고 말하기 시작하면 그때는 고점을 의심해야 한다. 결국 파도라는 건 주식의 변동성이다. 그 변동성에 휘둘리지 말고 이용해야 한다.

요즘 같은 급등락 장세에 장기 투자가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단기 투자는 우리 영역이 아니다. 우리는 본업이 있고 장이 열리는 동안 계속 시장만 들여다볼 수도 없다. 무엇보다 단기로 번 돈은 한 번의 실수로 모두 잃을 수 있다. 문제는 한두 번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 자신감이 생긴다는 거다. 100만 원으로 시작해 1000만 원을 벌면 대부분 그 돈을 그대로 다시 투자한다. 더 벌겠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결국 단기로 번 돈은 단기의 실수로 잃는 경우가 많다.

지금 시장은 인공지능(AI)과 프로그램 매매로 움직인다. 퀀텀 트레이딩을 통해 초단위도 아닌 더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거래가 이뤄진다. 개인이 그 시장에서 단타로 경쟁하겠다는 건 AI와 싸우겠다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다.

반대로 개인투자자에게는 기관이나 AI가 갖지 못한 장점이 있다. 우리는 자금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고 매달 성과를 보고해야 한다는 압박도 없다. 시장이 과도하게 흔들릴 때 일시적으로 저평가된 좋은 기업을 찾아 오래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무기다.

그렇다면 장기 투자의 기준은 어떻게 잡아야 하나.

장기 투자의 기간을 정해두지 않는다. 중요한 건 ‘몇 년을 보유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함께하고 싶은 기업이냐’다. 계속 보유할 이유가 있으면 들고 가고 매도할 이유가 생기면 그때 팔아야 한다. 다만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시장이 과열돼 모두가 열광하는 시기가 오면 일부는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과 해외 투자 확대 현상은 어떻게 보고 있나.

국내냐 해외냐를 떠나서 가치 투자라는 건 결국 ‘저평가된 시장’을 사는 거다. 많은 분들이 한국 시장이 고평가됐을 때 들어왔다가 지금처럼 저평가되니까 실망해 ‘국장은 안 하겠다’며 해외로 가버리는 게 안타깝다. 물론 장기 투자하기에는 미국 주식이 좋은 건 누구도 반박하기 어렵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저평가된 시장에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장이 내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너무 고평가됐을 때 비중을 줄이는 게 맞다. 그런데 저평가된 상황에서 한국 시장을 떠나 해외로 갔다가, 해외 시장까지 조정을 받으면 어떻게 되겠냐. 결국 손실을 두 번 겪게 된다. 시장을 따라 옮겨 다니기보다 저평가된 시장에서 기다릴 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장기투자는 단순히 오랫동안 주식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보유할 이유가 유지되는 동안 함께하고 매도할 이유가 생겼을 때 정리하는 투자라는게 최병욱 전도사의 설명이다. 사진=이종현 기자

장기 투자자가 지켜야 할 교리가 있다면. 세 가지만 소개해달라.

이웃의 급등주를 탐하지 말라. 레버리지와 빚투는 과도한 본인 확신이다. 장기 투자와 존버를 명확히 구분하라.

모두가 ‘주식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시기보다, 오히려 모두가 시장을 떠나려 할 때 기회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결국 가치투자는 남들이 외면할 때 좋은 자산을 사는 거다. 또 단기로 수익을 내면 자신감이 생기면서 투자금이 점점 커진다. 하지만 레버리지는 그렇게 힘들게 모은 돈을 한 번의 실수로 모두 잃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손실을 보면 장기 투자자라고 말한다. 그런데 존버인 경우가 많다. 장기 투자는 처음부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공포로 저평가된 우량 자산을 매수하면서 달러 같은 안전자산도 함께 가져가는 등 오래 버틸 수 있는 준비를 해두는 투자다. 존버는 ‘좋다니까 샀는데 떨어졌네’ 하며 버티는 거다. 그러다 갑자기 워런 버핏을 들먹이며 ‘장기 투자’라고 합리화한다. 정작 워런 버핏은 그 종목을 사라고 한 적도 없다.

장투교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투자 습관 하나를 꼽는다면.

주가가 오를 때 뒤늦게 올라타고 폭락하면 무서워서 던지는 것. 물론 매도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면 파는 게 맞다. 하지만 단지 무섭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주식을 던지는 건 경계해야 한다.

요즘 주식시장에 들어온 분들은 계속 오르기만 하는 시장을 먼저 경험했다. 하루 조정을 받아도 다음 날 바로 반등했고, 반도체주도 사기만 하면 오르는 것처럼 보였을 거다. 그러다 처음 큰 하락을 겪으니 ‘원래 반도체는 넣으면 오르는 거 아니었나’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던지고 있다. 하지만 정말 큰 폭락이 왔다면 공포에 휩쓸려 팔기보다 시장이 진정된 뒤 반등 구간에서 비중을 줄이는 편이 낫다.

매일 주식창만 보며 영혼이 피폐해진 주린이들이 본업과 투자의 균형을 찾고 경건한 일상을 회복하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애초에 내 포트폴리오에 하락할 때 불안한 종목은 넣지 말고, 정말 확신하는 종목만 가져가야 한다. 그리고 서로 아픔을 공유하는 것도 좋다. 사람은 나만 힘들고 남들은 다 행복해 보인다고 느낄 때가 가장 괴롭다. 그런데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큰 위로가 된다. 유튜브 채널도 그런 취지에서 시작됐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나의 평단가를 공개합니다’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 주식을 하면서 누구나 수업료를 내듯 실수하는데, 그 경험을 먼저 공유하면 다른 사람들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고 앞으로도 그런 이야기를 계속 나누려고 한다.

DM으로 특정 종목 기도해달라는 요청이 수백 건씩 들어온다고 들었다. 요즘 투자자들이 가장 간절하게 기도를 요청하는 종목은?

시가총액 상위 1~5위까지 우량주가 가장 많다. 한때 워낙 많은 투자자가 몰렸던 종목들인 만큼 손실을 호소하는 분들이 상당한 것 같다. 해외 주식도 반도체주나 테슬라처럼 최근 조정을 받은 종목에 물렸다는 사연이 많이 온다. 결국 시가총액이 크고 좋은 기업이라고 해서 손실을 보지 않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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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화제가 된 SK하이닉스 종목기도회. 영상=장투교 최병욱 전도사 유튜브 채널

주식 대가들의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안다. 세 권만 추천한다면. 

필립 피셔의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 제러미 시겔의 ‘주식에 장기 투자하라’, 데이빗 드레이머의 ‘역발상 투자’를 추천한다.

세 권의 책 모두 주식에 장기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한다.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려면 조건을 알아야 되는데 책에 잘 적혀 있다. 물론 산업이 바뀌면서 너무나도 다양한 신사업들이 많지만 결국 기업의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역발상 투자’는 대중의 지배적인 의견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한 방향으로 몰려갈 때 한 발짝 물러서 시장을 바라보고 그 변동성을 기회로 활용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전도사로서 꿈꾸는 모든 투자자가 행복해지는 장투교의 비전은?

주식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사실 주식은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주식 위에 우리의 욕심을 올려놓는 것. 결국 주가를 만드는 것도 우리다.

가장 바라는 건 개별 종목을 분석할 시간이나 안목이 없다면 나스닥100이나 S&P500 ETF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 연평균 10~12% 정도의 복리 수익률만 꾸준히 쌓아도 본업에 집중하는 동안 기업이 나를 위해 일해주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그게 가장 평화로운 투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말 개별주를 하고 싶다면 그만큼 많이 공부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시점에 계좌를 보며 한숨 쉬고 있을 수많은 투자자분들에게 힘이 되는 한마디를 해준다면.

지금 잃은 손실이 너무 아프고 힘들겠지만 과거에 했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더 나은 장기 투자자가 된다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주식을 미워하지 말고 시장을 떠나지 마라. 올바른 원칙으로 투자하는 사람은 충분히 다시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코미디언 정승우는 박형민과 함께 몰래카메라·상황극 콘텐츠를 선보이는 유튜브 채널 ‘폭소바겐’의 멤버로 꾸준히 활동해왔다. 최근에는 부캐 ‘최병욱 전도사’를 내세운 채널 ‘장투교’에서 주식시장의 공포와 욕심을 풍자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장투교 최병욱 전도사는?

인터뷰를 마친 최병욱 전도사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의 정체는 코미디언 정승우 씨.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정 씨는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으로 겪는 불안과 상실감을 웃음으로 풀어내기 위해 ‘최병욱 전도사’라는 부캐를 만들고 유튜브 채널 ‘장투교’를 열었다.

기도와 찬송가, 종교적인 언어를 빌려 주식시장을 풍자하지만 웃음 뒤에 남기려는 이야기는 분명하다. 주식에는 죄가 없으며, 문제는 그 위에 올라탄 인간의 욕심이라는 것. 최 전도사가 꿈꾸는 장투교의 천국은 대박 종목이 넘쳐나는 시장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공포와 탐욕에서 벗어나 본업과 일상을 지키며 평화롭게 투자하는 세상이다.

윤채현 기자

중소·벤처기업과 플랫폼, 콘텐츠 산업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쉽고 재미있게 쓰겠습니다.

cogusz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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