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아마존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3% 늘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245% 증가했다. 여기에는 투자해 둔 AI 기업 앤트로픽의 가치 상승이 크게 작용했다. 고객에게 물건과 서비스를 팔아 남긴 이익에 보유 지분의 가치가 올라 생긴 이익이 더해진 것이다.
이번 주 발표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실적에서도 이 차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지 시간 28일 미국 증시 마감 뒤 실적을 공개하고, 아마존은 29일 실적 설명회를 연다. 매출과 순이익이 예상을 넘었는지는 물론, AI에 넣은 돈을 얼마나 회수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아마존의 2분기 순이익에는 주로 앤트로픽 투자에서 나온 534억 달러의 영업외 세전이익이 포함됐다. 투자자산의 가치가 오르는 것은 주주에게도 좋은 일이다. 다만 보유 지분의 가치가 올랐다고 회사에 그만큼 현금이 들어온 것은 아니다. 이번에도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면 무엇으로 번 이익인지 살펴봐야 한다. 투자한 회사의 가치가 오른 영향인지, 온라인 쇼핑과 클라우드 사업에서 이익을 더 남긴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회사가 서버를 사면 대금은 지급할 때 나가지만, 장비값은 사용하는 기간에 나눠 비용으로 반영한다. 가령 100억 원짜리 장비를 5년간 같은 금액씩 처리한다면 해마다 비용은 20억 원이다. 현금은 먼저 쓰고 이익에는 나눠 반영하니, 이익이 늘어도 회사가 쓸 돈은 줄어들 수 있다. 이를 보려면 잉여현금흐름을 확인해야 한다. 영업하면서 실제로 들어온 돈과 지급한 돈을 계산한 영업현금흐름에서 건물과 장비를 사는 데 쓴 현금 등을 뺀 수치다. 데이터센터를 늘리는 동안 회사가 자체적으로 투자비를 감당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아마존은 지난 6월 말까지 최근 1년간 영업현금흐름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다. 그런데 설비 지출을 반영한 잉여현금흐름은 76억 달러 적자였다. 회사는 설비 지출 증가가 주로 AI 투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에서 현금을 더 벌었지만, 시설에 그보다 많은 돈을 넣었다. 투자한 AI 회사의 가치가 올라 순이익이 뛰는 동안, 현금은 AI 시설을 짓는 데 계속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4~6월 영업현금흐름은 전년보다 30% 늘었다. 하지만 설비 구입에 현금 358억 달러를 쓰고 남은 잉여현금흐름은 196억 달러로 약 23% 줄었다. 들어오는 현금보다 설비 지출이 더 빠르게 늘었다. 이런 변화는 주가가 싼지 판단할 때도 영향을 준다. 순이익이 늘면 주가를 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은 낮아진다. 주가가 그대로여도 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익에 당장 현금으로 바꿀 수 없는 투자자산 평가이익이 많이 들어 있다면 주식이 그만큼 싸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업을 키우는 데 예전보다 훨씬 많은 설비가 필요해졌다면 과거와 같은 PER을 적용해도 되는지부터 따져야 한다.
물론 투자비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야 할 기업은 아니다. 아마존의 2분기 클라우드 사업인 AWS 매출은 전년보다 37% 늘었다. 고객이 늘어 서버가 부족하다면 투자를 해야 주문을 받을 수 있다. 지금 현금이 덜 남더라도 새 시설에서 매출과 이익이 늘어날 근거가 있다면 투자할 이유는 생긴다. 반면 시설을 늘려도 고객이 예상만큼 늘지 않거나 요금을 크게 깎아줘야 한다면 투자비를 회수하는 데 더 오래 걸린다.
이번 발표에서는 회사가 앞서 제시한 약속부터 대조해 봐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7~9월 애저 매출이 환율 영향을 빼고 전년보다 약 45% 늘고, 설비투자는 5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률은 같은 환율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 투자비를 더 쓰면서 성장 전망까지 낮춘다면 회사가 언제부터 늘어난 시설에서 돈을 벌 수 있다고 보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설비투자 금액이 줄었다고 바로 안심해서도 안 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회계 처리 방식이 바뀌면서 일부 데이터센터 임대계약을 설비투자 금액에 넣지 않게 된다. 그래도 계약에 따른 임대료는 내야 한다. 회사가 제시한 500억 달러 이상이라는 전망에도 이 변화가 반영돼 있다. 이에 따라 전 분기 설비투자 금액과 단순 비교하면 실제 투자 부담이 줄었는지 잘못 판단할 수 있다.
아마존은 3분기 영업이익을 225억~265억 달러로 예상했다. 실제 영업이익이 이 범위의 어디에 있는지, 9월 말까지 최근 1년 기준 잉여현금흐름 적자는 76억 달러보다 커졌는지 확인하면 된다. 적자가 줄었더라도 영업에서 현금을 더 벌어서인지, 설비 대금 지급 시점이 달라져서인지 살펴야 한다.
회사 전망을 웃돌았다는 이유만으로 주가 상승까지 기대할 수 없다. 시장이 이미 더 높은 실적을 예상했을 수 있다. 매출 전망은 낮아지고 투자 부담은 커졌는데 순이익만 급증했다면 추가 매수를 서두를 이유는 줄어든다. 순이익 증가율과 함께 클라우드 매출과 설비 지출을 살펴보면 회사가 늘어난 투자비를 감당할 만큼 성장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